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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6월 소비자물가 9.1% 상승, 41년 만에 최고치 찍었다

에너지·중고차·집세 상승 주도… 그럼에도 인플레 둔화 가능성 증가

  • 홍춘욱 이코노미스트

美 6월 소비자물가 9.1% 상승, 41년 만에 최고치 찍었다

[GettyImages]

[GettyImages]

7월 13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1%, 그리고 전월에 비해 1.3% 급등해 “인플레 정점을 지났다”는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를 꺾어놓았다. 미국 물가가 상승하면 세계경제도 일파만파 영향을 받는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달러가 주요 통화에 강세를 보이면서 외환보유고가 충분하지 못한 나라들은 심각한 위기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연준은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가지 임무를 지니는데, 6월 미국 실업률이 3.6%까지 떨어져 사실상 완전 고용을 달성했기에 연준은 물가 안정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7월 물가 반영될 국제유가 급락

그렇다면 미국 소비자물가는 왜 이토록 강력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일까. 이 의문을 풀려면 소비자 지출에서 비중이 큰 품목들의 가격 동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요 품목별 물가 흐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에너지 가격 급등이다(그래프1 참조). 에너지는 전체 소비자물가에서 비중이 8.7%일 정도로 중요한 품목인데, 이번에는 특히 가솔린 가격이 전월에 비해 11.2%, 파이프로 공급되는 가스 가격은 8.2% 상승했다.

두 번째는 안정세로 돌아선 것처럼 보이던 중고차 가격 상승세가 재개됐다는 점이다. 전체 소비자물가에서 중고차 가격 비중은 4.0%에 불과하지만 워낙 가격 변동성이 커 그동안 전체 소비자물가 추세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고차 값의 변동성이 확대된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과정에서 렌터카 수요가 급감해 폐차가 늘어난 데다, 중국 및 동남아시아의 차량용 부품 공급이 차질을 겪으면서 신차가 제때 생산되지 못한 영향이 컸다.

마지막은 집세로, 미국은 최근 주택 가격 급등으로 집세 물가마저 상승하고 있다. 집세는 소비자물가의 32.3%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품목인데, 5월과 6월 연속 0.6% 상승해 전체 소비자물가 급등을 유발했다. 미국은 집세 계산에 주택 가격 변화를 반영하기에 집값이 상승하면 시차를 두고 집세 물가도 상승하는 특성을 지닌다. 반면 한국은 월세와 전세 가격 변화만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집값 상승과 집세 물가가 따로 움직이곤 한다.

그럼에도 소비자물가 핵심 품목의 흐름은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가 서서히 안정될 것임을 시사한다. 1981년 이후 41년 만에 소비자물가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음에도 ‘인플레 정점’ 이야기를 하는 것은 에너지와 중고차 가격의 하락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먼저 ‘그래프2’가 보여주듯 국제유가 급등세가 진정되고 있다. 7월 13일 기준으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96달러까지 떨어졌는데, 6월 9일 120달러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대단히 큰 폭의 하락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유가와 미국 가솔린 가격의 관계를 살펴보면 1개월가량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6월 중순부터 시작된 국제유가 급락은 7월 물가에 집중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인플레 압력은 서서히 둔화될 것

인플레 정점 가능성을 높이는 또 다른 요인은 중고차 가격의 하락이다. 미국의 중고차 가격 변동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만하임 지수(Manheim Used Vehicle Value Index)는 연초부터 서서히 하락세로 돌아섰고 그 추세를 유지 중이다. 소비자물가에 반영된 중고차 가격과 만하임 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점을 감안할 때 하반기로 가면서 중고차 가격 급등세는 점차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신종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크게 확산돼 아시아지역 자동차 부품 공장 가동률이 떨어진다면 중고차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가 무산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에너지 및 중고차 가격과 달리 집세 물가 안정은 하반기에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주택금융감독청(FHFA)이 발표하는 전미 주택가격지수(4월 기준)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8%, 그리고 전월에 비해 1.6% 상승하는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7월 초 미국 주택담보대출금리(30년 기준)가 5.30%까지 상승해 미국 주택 가격 조정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집세 물가가 주택 가격 변화를 뒤늦게 반영한다는 점에서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미국 소비자물가는 하반기부터 서서히 탄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집세 물가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코로나19 확산 우려도 여전하기에 인플레이션 압력 또한 서서히 둔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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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48호 (p08~09)

홍춘욱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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