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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빨라진 美 긴축 시간표, 신흥시장 자금 유출 우려 커진다

올해 양적 긴축 돌입 가능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염두에 둬야

  •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이코노미스트

예상보다 빨라진 美 긴축 시간표, 신흥시장 자금 유출 우려 커진다

[GETTYIMAGES]

[GETTYIMAGES]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1월 5일(현지시간) 공개된 이후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사록에 인플레이션 대응 차원에서 정책금리 인상을 앞당기자는 의견과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즉 매입 자산을 줄이자는 주장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연준 위원들은 FOMC에서 공개된 점도표를 통해 정책금리 인상 전망을 2022년 3번, 2023년 3번, 2024년 2번으로 상향 조정하며 종전보다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겼다. 이에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의 첫 금리인상 시기를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 마무리되는 2022년 3월 이후인 5월 또는 6월로 예측하는 의견이 많았다.


과거와 양상 다른 통화정책 정상화 사이클

제롬 파월 미국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금리를 더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금리를 더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과거와 양상 다른 통화정책 정상화 사이클하지만 12월 FOMC 의사록 공개 이후 3월 FOMC에서 첫 금리인상을 단행할 확률이 약 76%까지 높아졌다. 연준 위원들이 고용 상황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함께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로 조기 금리인상 필요성을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무엇보다 금융시장은 연준이 과거보다 이른 시점에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설 가능성을 표현했다는 점에 놀랐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연준이 보유한 미 국채 등 자산을 줄이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보유 채권의 재투자 중단으로 시작해 매각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2017년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는 보유 채권 만기가 도래해도 이를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이를 통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했다. 이를 금융시장에서는 ‘양적 긴축’(Quantitative Tightening·QT) 방안이라고 부른다.

지난해 연준의 테이퍼링 결정 이후 통화정책과 관련해 금융시장의 관심은 향후 금리인상 시기와 횟수에 맞춰졌고, 양적 긴축은 2024년 쯤에 시행될 먼 이야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12월 FOMC 의사록 공개 이후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올해 금리인상과 더불어 양적 긴축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과거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사이클(2014∼2019)을 살펴보면 양적완화 종료→금리인상→양적 긴축 순서로 점진적으로 진행됐다. 2014년 1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 테이퍼링이 마무리되고 1년여가 지난 2015년 12월 첫 금리인상이 단행됐다. 이후 2016년 12월과 2017년 3월, 6월 세 차례 금리인상이 진행됐고, 9월 양적 긴축을 공식화해 10월부터 시행됐다. 2015년 12월 첫 금리인상 이후 2017년 10월 양적 긴축 개시까지 정상화 간격이 제법 길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과거 양적 긴축은 앞서 언급했듯이 자산 매각이 아닌, 연준이 그동안 매입한 채권에 대한 재투자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만기 재투자 중단 방식이었다. 연준은 2017년 10월부터 분기마다 100억 달러(약 11조8980억 원)씩 대차대조표를 축소했으며 그 과정은 2019년 7월까지 약 2년간 진행됐다. 그 결과 연준이 보유한 자산 규모는 2017년 4조5000억 달러(약 5353조2000억 원)에서 3조8000억 달러(약 4520조4800억 원)로 축소됐다(그래프 참조).

연준 보유 자산 2년 새 2배 늘어

[자료 | 블룸버그,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 블룸버그,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2021년 말 기준 연준 보유 자산은 8조8000억 달러(약 1경468조4800억 원)로 최근 2년 사이 2배로 늘어났다. 2015년 양적 긴축 시행 당시 4조5000억 달러(약 5353조2000억 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으로 보더라도 지난해 3분기 기준 36.4%로, 과거 양적 긴축 시행 시점인 2017년 3분기 24.5%보다 상당히 높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확산 이후 금융시장 안정화 등의 이유로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대거 매입했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와 비교할 때 현재 경기 전망이 더 양호하고 물가도 높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대차대조표 정상화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미국 연준은 2022년 안에 세 차례 정책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연준의 긴축 기조 강화 의지를 감안하면 첫 금리인상은 3월로 당겨질 수 있고, 대차대조표 정상화도 빠르면 7월 이후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

첫 금리인상 3월로 앞당겨질 가능성

현재 금리인상 기대는 금융시장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것으로 보이나, 조기 대차대조표 축소 가능성은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대차대조표 축소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부담이다. 연준이 보유한 국채 가운데 2022~2023년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는 약 1조6000억 달러(약 1903조 원)로, 전체 보유분 5조6000억 달러(약 6660조6400억 원)의 약 30%에 달해 대차대조표 정상화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시장에 충격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연준의 역환매조건부채권(일정 기간 이후 다시 매각하는 조건으로 은행으로부터 사들이는 채권) 규모나 초과지급준비금 수준이 이전에 비해 높다는 점은 단기적으로 급격하게 유동성이 위축되는 것을 완화할 수 있다. 2017년 10월 연준이 양적 긴축을 시작했음에도 양호한 시중 유동성과 성장 흐름 등을 바탕으로 미국 주가는 2018년 초까지 오름세를 보였고 미 달러 역시 약세를 보이며 금융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이어진 바 있다.

하지만 미국 내 높은 물가 수준과 이에 대응한 연준의 매파적(긴축적) 스탠스가 지속된다면 당분간 시장금리의 상방 위험이 이어지고 가격 변수의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연준의 통화정책 행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 수요와 달러 강세 압력을 키울 경우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내 자금 유출 우려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당분간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첫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은 3월 FOMC 전까지는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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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23호 (p40~42)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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