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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 발표 후 주가 추락, SK케미칼 주주들 뿔났다

소액주주 “바이오·유틸리티 공급 사업 떼어내면, 기업가치 제고 뭐로 하나”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물적분할 발표 후 주가 추락, SK케미칼 주주들 뿔났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SK케미칼 본사.[사진 제공 · SK케미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SK케미칼 본사.[사진 제공 · SK케미칼]

SK케미칼이 유틸리티 공급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12월 1일 SK멀티유틸리티(가칭)가 공식 출범한다. SK케미칼은 10월 25일 경기 성남시 에코랩(ECOLab) 빌딩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울산공장의 산업전력·스팀 등 유틸리티 공급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새로 출범하는 SK멀티유틸리티는 기존 석탄발전 보일러로 생산·판매하던 스팀과 전기를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 발전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사업자 중 연료를 석탄에서 LNG로 전환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SK멀티유틸리티는 LNG 전환을 통해 대기환경을 개선하고, 온실가스를 저감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설되는 LNG 열병합 발전소는 300MW(메가와트)급 규모로, 내년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신설 회사는 정부의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 정책에 따라 노후화한 석탄발전설비의 연료를 LNG로 100% 전환하는 사업을 선도할 것”이라면서 “LNG 열병합 발전 사업은 탄소중립 달성과 지역경제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분할은 전체 발행 주식의 3분의 1 이상,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날 SK케미칼 주총엔 전체 주식의 59.3%를 보유한 주주가 참석하고 89.6% 찬성률로 안건이 통과됐다. 특히 의결에 참여한 외국인 주주는 100%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소액주주들은 반대하는 분위기다. SK케미칼 소액주주연대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SK멀티유틸리티 물적분할을 반대했다. 이들은 SK케미칼에서 앞서 분사한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일부를 매각해 주주에게 특별배당해줄 것과 SK멀티유틸리티 물적분할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SK바사 최대주주 효과 불분명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 
백신 센터 [사진 제공 ·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 백신 센터 [사진 제공 · SK바이오사이언스]

소액주주들의 집단행동은 SK케미칼 주가 하락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들은 SK케미칼이 알짜 사업 부문인 SK바이오사이언스를 떼어낸 이후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SK케미칼이 SK바이오사이언스 최대주주임에도 그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SK케미칼은 2018년 백신 등 바이오사업 부문을 따로 분리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세웠다. 현재 68.43%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11월 4일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 시가총액은 19조5075억 원, SK케미칼 시가총액은 2조1035억 원이다.

SK케미칼 주가는 2월 3일 46만7000원을 기록한 뒤 줄곧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11월 3일 종가 18만1500원을 기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지분가치를 기준으로 해도 할인율이 과도하게 확대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케미칼의 일부 지분을 보유한 싱가포르 헤지펀드 메트리카파트너스는 SK케미칼 측에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중 일부(18.3%)를 매각해 주주에게 배당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9월 13일 SK케미칼이 SK멀티유틸리티 사업 부문까지 떼어내 자회사로 만들겠다고 하자 소액주주들은 또 한 번 반발했다. SK멀티유틸리티 분할이 공시된 후 SK케미칼 주가는 하루에 10.2% 급락했다. 이에 SK케미칼은 10월 7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무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무상증자는 기존 주주에게 돈을 받지 않고 주식을 나눠주는 것으로, 보통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SK케미칼은 10월 22일까지 보통주 1주에 신주 0.5주를 배정했다. 신주 상장은 11월 9일로 예정돼 있다.

모호해진 정체성 회복 급선무

SK케미칼 물적분할 철회를 요구하며 소액주주연대가 운행하는 시위 버스.[사진 제공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SK케미칼 물적분할 철회를 요구하며 소액주주연대가 운행하는 시위 버스.[사진 제공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하지만 이러한 주주 친화 정책에도 기관투자자들과 개인투자자들은 SK케미칼 주식을 매도했고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무상증자 발표 이후인 10월 8일부터 20일까지 기관투자자는 SK케미칼 주식을 177억 원, 개인투자자는 4억5000만 원 순매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215억 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SK그룹이 계열사 주가 관리를 등한시한다는 인식 또한 퍼져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지배구조는 그룹 차원에서 충분히 고심해 결정해야 하는데, 최근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보면 재점검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 분할 이후 화학기업도 아니고, 바이오기업도 아니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SK케미칼 스스로 모호해진 정체성을 회복하는 일이 우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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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13호 (p18~19)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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