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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듯 색다른 발효 콩의 맛 ‘템페’

[All about Food]

  • 글 · 요리 남희철 푸드스타일리스트

익숙한 듯 색다른 발효 콩의 맛 ‘템페’

[최준렬 작가]

[최준렬 작가]

한동안 해산물 위주의 식단을 짰더니 채식이 당겼다. 채소 위주로 먹으면 뒷맛이 깔끔하고 몸이 가벼운데 배가 금방 꺼지는 게 문제다. 하루 종일 에너지를 쏟으며 일하려면 든든한 단백질이 필요하다. 그래서 전부터 먹어보고 싶었던 ‘템페(Tempeh)’를 주문했다.

템페는 인도네시아 지역에서 400년 넘게 이어져온 전통 발효 콩 식품이다. 최근 채식 열풍에 따라 비건 식당에서 템페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요즘 채식은 트렌드다. 채식주의자가 아니어도 환경과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은 비건 음식을 즐기고 나도 그중 하나다.

템페의 첫인상은 묘했다. 메주와 닮았는데 잘라 놓고 보니 영락없는 땅콩엿 모양이었다. 단단할 것 같았으나 만져보니 의외로 푹신했다. 두부보다 단단하고, 햄이나 어묵과 비슷한 질감이라고나 할까.

이 낯선 식재료의 맛이 더욱 궁금해졌다. 먹기 전엔 발효된 청국장의 쿰쿰한 맛을 상상했다. 그런데 보들보들한 콩이 입안에서 부서지면서 내 예상도 함께 부서졌다. “어라? 이거 뭐지?” 치즈의 풍미와 고소함, 담백함이 어우러지는 깔끔한 맛이었다.

19세기 프랑스 요리사 장 앙텔름 브리야사바랭은 “새로운 요리의 발견은 새로운 별의 발견보다 인류의 행복에 한층 더 공헌한다”고 말했다. 템페가 인류까진 아니어도 나를 행복하게 해준 것은 확실하다. 식탁을 풍성하게 할 또 하나의 식재료를 만났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요즘 템페 요리에 빠져 있다. 샐러드에 곁들이거나 샌드위치에 햄 대신 넣어도 맛있다. 카레에 토핑으로 올려도 좋고, 와인 안주로도 잘 어울린다. 채식을 하고 싶지만 단백질 공급원이 고민이라면 템페가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다. 또 트렌드에 맞는 ‘힙’한 식재료에 관심이 있다면 템페에 주목하자. 인도네시아에서 온 이 익숙한 듯 낯선 식재료가 당신의 식단에 건강과 재미를 더해줄 것이다.

템페 조리법과 주의사항

템페는 프라이팬에 소금을 뿌린 뒤 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맛있다.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한다면 180도에서 12분간 굽자. 170~180도 기름에서 2분간 튀기면 더욱 바삭하게 즐길 수 있다. 다만 템페는 냉동 보관해야 하고, 냉장 보관 시 이틀 이내에 먹어야 한다. 또 콩 알레르기, 갑상샘 기능에 문제가 있다면 섭취를 삼가야 한다.

3가지 템페 응용 요리

1. 식물성 단백질을 듬뿍 담은 ‘템페 퀴노아 샐러드’
퀴노아는 단백질, 철분이 함유된 슈퍼 곡물이다. 원형 그릇에 방울토마토, 채소 등과 버무린 퀴노아 샐러드를 담고 길게 자른 구운 템페 한 조각을 얹어보자. 맛 좋고 몸에도 좋은 식물성 단백질 가득한 샐러드 한 그릇이 완성된다.

2. 햄이 없다고? 말 안 하면 몰라 ‘템페 호밀빵 샌드위치’
호밀빵에 머스터드, 마요네즈 등 원하는 소스를 바른 후 싱싱한 채소, 토마토 슬라이스, 구운 템페를 차례로 얹는다. 속 재료는 좋아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이제 고기나 햄이 없어도 아쉽지 않은, 맛있고 든든한 샌드위치를 즐길 수 있다.

3. 바삭바삭한 고명이 씹히는 ‘템페 카레’
당근, 감자, 양파 등 채소만 넣어 끓인 카레를 밥과 함께 타원형 접시에 담는다. 그 위에 큐브 모양으로 잘라 구운 템페를 토핑으로 올린다. 카레의 풍미와 구운 템페의 맛이 제법 잘 어울리고, 먹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주간동아 1295호 (p61~61)

글 · 요리 남희철 푸드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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