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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농촌의 진화, 스마트 농업이 뜬다

기업·지방자치단체와 상생 모델 만들어…농식품부 상생협력추진본부가 적극 지원

농촌의 진화, 스마트 농업이 뜬다

농촌의 진화, 스마트 농업이 뜬다

KT 드림스쿨 글로벌 멘토링의 일환으로 서울시 외국인 유학생(멘토)과 임자도 초등학생(멘티)들이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서 만나 언어 지도 및 문화 교류를 위한 연말 오프라인 멘토링 축제를 하고 있다.

인구 3700명, 전남 신안군 임자도 주민들은 요즘 스마트폰으로 농사를 짓는다. 농부는 농작물이 자라는 모습을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비닐하우스 온도와 습도에 맞춰 물이 알맞게 공급되고 문도 자동으로 열리고 닫혀 바람 양이 조절된다.

주민들 삶도 첨단의 이기를 누린다. 학생들은 KT 온라인 교육 플랫폼인 ‘드림스쿨’ 화상회의 솔루션을 이용해 서울에 있는 외국인과 화상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외국어와 외국 문화를 배우고, 태양광발전으로 전기가 공급되는 마을회관에선 화상으로 문화강좌가 열린다. 기존 TV 영상보다 4배 선명한 초고화질(UHD) TV는 마을의 영화관 구실을 한다. 노인들은 인터넷을 통해 당뇨 정기검진을 받는다. 조만간 섬의 특산물도 T커머스를 이용해 팔 예정.

KT, 네이버와 함께하는 스마트농촌

임자도의 이런 기적 같은 변화는 2014년 10월 KT가 초고속인터넷(100Mbps)보다 최대 10배 빠른 기가(giga)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가능했다. 일명 ‘기가 아일랜드 프로젝트’. KT는 인터넷 이용률 전국 최하 수준(68.2%)인 외딴섬이자 주민 81%가 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농촌마을 임자도에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을 도입해 도시보다 더 첨단의 딴 세상을 만드는 중이다.

농업이 갈수록 똑똑해지고 농촌에서의 삶이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다. 바야흐로 스마트 농업과 함께 농촌이 진화하고 있는 것. 우리 농촌과 농업에 이런 마법의 입김을 불어넣은 주체는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와 각 기업이다. 농식품부는 우리 농업이 처한 여러 위기를 극복하고자 2014년 9월 ‘농식품상생협력추진본부’를 설치한 후 농업계와 기업, 지방자치단체 간 협약체결을 지원해왔다. 비록 1년이 조금 지났지만 농촌과 기업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상생 모델이 속속 탄생하며 그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스마트 농사, 국산원료의 안정적 구매, 신제품 개발 및 판매 지원, 수출 협력, 공동출자, 기업의 사회공헌에 이르기까지 모델은 다양하다.



농촌의 진화, 스마트 농업이 뜬다

현대백화점이 만든 ‘명인명촌’ 브랜드 식품들(왼쪽)과 본점의 명인명촌 매장.

임자도의 기가 아일랜드 프로젝트도 신안군농업기술센터와 KT의 유기적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복합 관제솔루션과 작물 생육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한 스마트 농업 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이 사업에 선정된 농가는 재배시설에 원격 환경제어 솔루션이 구축돼 외부환경에 따라 급수, 온도 등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 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육 단계를 관찰할 수 있다. 14년 동안 3306㎡(1000평) 남짓한 땅에 브로콜리 농사를 짓고 있는 나승철(67) 씨는 이 시스템을 도입한 후 수확량이 20%까지 늘었다고 한다. 나씨는 “지난해만 해도 하루 종일 비닐하우스 관리에 매달렸는데, 이젠 스마트폰으로 작물 상태를 확인해 버튼 하나로 관리할 수 있으니 언제든 섬 밖으로도 자유롭게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리산 골짜기 전통마을 ‘청학동(靑鶴洞)’ 역시 스마트 마을로 변신 중이다. 7월 농식품부와 KT는 경남 하동군 청암면에서 ‘기가 창조마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전통 마을과 도시 간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지역 농가의 소득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현재 실시 중인 ‘비콘(Beacon)’은 지역 농가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비콘은 차세대 근거리 스마트폰 통신기술로, 위치기반 서비스 시스템을 통해 반경 50~70m 내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마을 방문객은 스마트폰에 ‘청학동’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비콘이 보내주는 다양한 위치기반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그중에는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전달되는 지역 내 모든 농장, 식당, 숙소 등의 정보(약 121개소)도 포함된다. 비콘은 하동군 온라인 장터와 연동해 농산품도 판매할 예정. 이 시스템은 외지인이 수심이 깊은 계곡이나 뱀 출몰 지역 등에 접근하면 경고 메시지를 보내주는 등 안전 기능도 강화했다.

이런 사례들은 농촌과 정보기술(IT)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KT는 1년간 임자도의 기가 아일랜드 프로젝트로 약 26억 원(경제적 가치 약 6억 원, 사회적 가치 약 20억 원)의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한다. 이는 임자도에 KT가 투자한 비용의 5배가 넘는 성과다. KT는 지역 자산이 늘었을 뿐 아니라 IT기업으로서 이미지를 높이고, 농촌의 경제·교육·문화 등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였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도 스마트 농업에 팔을 걷고 나섰다. 네이버는 지난해 2월부터 전국 농·수·축산업 종사자가 스마트폰으로 생산지 상품을 직접 소개하고 주문을 받아 바로 우송해주는 ‘푸드윈도(옛 프레시윈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푸드윈도’로 상품을 판매하는 생산자는 매월 산지 농가 현황을 올리고, 댓글로 소비자 질문에 대한 답변도 달아야 한다. 생산자 사진 옆에는 만족도 점수와 수백 건에 달하는 리뷰 수가 붙어 있다.

생산자가 이곳에 자신의 상품을 올리기 위해선 사전 샘플테스트를 거쳐야 하고 소비자들에게 무료반품 서비스도 제공해야 한다. 네이버는 온라인 플랫폼을 바탕으로 농가들의 상품홍보를 지원한다. 아무리 좋은 상품을 만들어도 판로가 없으면 수익을 내기 어려운 법. 그래서 판로 지원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서비스 초기 60여 개 상품을 제공하던 ‘푸드윈도’는 10월 현재 430여 개 상품으로 6배가량 확대됐다. 또한 월 1000만 원 이상 소득을 올린 농가가 제주·강원·경북 등 11곳에 이른다.

현대백화점 농업을 명품화하다

네이버는 7월부터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농업의 6차 산업화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제작 교육을 통해 전국 23곳의 으뜸촌 농촌체험휴양마을에 모바일 홈페이지를 개설한 것. 이들 모바일 홈페이지는 네이버 검색 기능과 연동돼 홍보 효과가 매우 크다. 사이트마다 지역별로 각 마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허브페이지까지 만들어놓아 사용자들에게 편의성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곳에 쌓인 농촌체험휴양마을 관련 콘텐츠를 다양한 서비스로 활용할 계획.

백화점도 농업계와 손을 잡았다. 현대백화점은 2009년부터 토종 먹거리를 콘셉트로 한 ‘명인명촌’ 브랜드를 론칭해 대박을 터뜨렸다. ‘명인명촌’은 전국 방방곡곡에 숨겨진 먹을거리와 명인(名人)을 발굴해 그 가치와 이야기를 상품화한 프리미엄 스토리텔링 브랜드다. 그동안 진도 발효식초, 강진 토하젓, 진주 앉은뱅이밀 등 수많은 종류의 브랜드가 상품화됐다. 올해까지 전국 32개 지역, 62명의 명인을 발굴했다. 각 명인에게는 지역 산지 장인 명판과 백화점 전용 매장 인테리어비를 지원하며, 상품 마케팅이나 식품 위생 컨설팅도 무료로 제공한다. 이런 상생 마케팅 결과 ‘명인명촌’ 브랜드의 매출은 2009년 4억 원에서 2015년 70억 원으로 18배가량 늘었다.



주간동아 2015.11.09 1012호 (p58~59)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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