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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댓글조작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대선 커넥션으로 번지나

텔레그램 비밀 대화, 日 오사카 총영사직 인사청탁 드러나며 일파만파

  •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대선 커넥션으로 번지나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4월 16일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국회 정론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동아DB]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4월 16일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국회 정론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동아DB]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4월 16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범람하는 가짜뉴스와 댓글 여론조작을 뿌리 뽑고 건전한 여론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댓글 여론조작 사건의 수사 의뢰 역시 민주당이 한 것”이라고 밝혔다. 

추 대표의 말처럼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대표 김동원 씨(필명 드루킹)의 댓글 여론조작 사건은 민주당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며 밝혀졌다. 이는 드루킹을 비롯해 양모 씨, 우모 씨 등이 1월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올라온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과 관련된 뉴스에 정부를 비방하는 댓글의 추천 수를 조직적으로 조작한 사건이다. 

경찰 수사로 지금까지 밝혀진 내용은 다음과 같다. 드루킹 등은 1월 15일 매크로 프로그램을 구매해 경공모 회원들로부터 수집한 614개 네이버 아이디(ID)를 입력했고, 1월 17일 밤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관련 2개 기사에 달린 댓글의 추천 수를 비정상적으로 높였다는 것이다. 

이들은 남북 단일팀 구성 관련 기사에 ‘문체부, 청와대, 여당 다 실수하는 거다. 국민들 뿔났다!!!’ ‘땀 흘린 선수들이 무슨 죄냐’ 등 2개의 댓글을 달고 추천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려 해당 댓글이 맨 앞에 노출되게 했다. 검찰은 경찰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4월 17일 업무방해 혐의로 드루킹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 

경찰 수사로 민주당 권리당원이 댓글 여론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자, 민주당 지도부는 4월 16일 드루킹 김모 씨와 우모 씨 등을 제명하면서 일부 당원의 ‘개인적 일탈’이라며 선 긋기에 나섰다. 



당지도부의 제명 결정에도 댓글 여론조작 사건은 주범 김씨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민주당 김경수 의원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활발히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 김 의원에게 일본 주오사카 총영사직을 인사청탁한 사실 등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대선 당시 김씨의 역할과 김 의원과의 관계로 초점이 옮겨갔다. 대통령 핵심 측근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총영사직을 청탁했을 정도의 관계라는 점에 의구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의 가장 날카로운 칼, 경인선

4월 15일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가운데)이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장소인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동아DB]

4월 15일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가운데)이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장소인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동아DB]

드루킹 사건이 불거진 이후 김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사건 본질은 대선 때 자발적으로 돕겠다고 찾아온 사람들이 뒤늦게 무리한 대가를 요구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에 반감을 품고 불법적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악의적으로 정부를 비난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①드루킹은 민주당 대선경선 전 문재인 후보를 돕겠다며 스스로 연락해 찾아왔고 ②텔레그램으로 많은 연락을 보내왔지만 당시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비슷한 메시지를 받아 일일이 확인할 수 없었으며 ③대선이 끝난 이후 인사와 관련해무리한 요구를 해왔고 ④인사청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상당한 불만을 품었으며 ⑤매크로 프로그램 관련 불법행위는 이번 보도로 처음 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드루킹 사건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김 의원의 입장은 최초 발표 때와는 조금씩 달라졌다. 먼저 2016년 국회의원 당선 이후 드루킹 김씨를 몇 차례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대선 이전에는 경공모 사무실을 김 의원이 두 차례 방문했고, 대선 이후에는 김씨가 국회 의원회관으로 김 의원을 찾아왔다고 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과 드루킹은 최소 다섯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아니라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2016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 4개월 동안 김 의원과 텔레그램을 통해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화 내용은 그가 경공모 회원 등과 함께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기사에 댓글 추천을 했다는 것이었다. 특히 그는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 ‘비밀 대화방’을 통해 김 의원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내용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4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드루킹이 일방적으로 보낸 메시지를 김경수 의원이 ‘읽지 않았다’ ”고 밝혔다. 경찰의 해명에도 김씨가 어떤 내용을 ‘비밀 대화방’을 통해 김 의원에게 전달하려 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김씨가 운영했던 또 다른 블로그 ‘경인선’(經人先·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이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선플 달기 운동’을 제안한 이후 출범했다는 점에서 드루킹이 대선캠프와 교감 아래 경인선을 운영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씨는 경인선을 문 대통령의 가장 날카로운 칼이라고 한껏 자랑했다. 특히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4월 민주당 대선경선 당시 투표 현장에서 ‘경인선에 가자’며 직접 회원을 독려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경인선과 문재인 대선캠프의 연결고리에 대한 의혹은 한층 커졌다. 

전여옥 전 의원은 4월 18일 김 여사가 경인선 관련 영상에 등장하는 것에 대해 “(민주당 대선경선 때) 경인선 회원들이 ‘경제도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구가 적힌 수건을 들고 열혈 응원을 한다. 그 수건 밑에는 아주 조그맣게 ‘경인선’이 적혀 있다. 그런데 김 여사가 그 시끄럽고 정신없는 와중에 확실하게 말하는 장면이 있다. 무려 다섯 번이나 경인선을 말한다”며 “김 여사는 그 조그만 글씨를 어떻게 봤을까. 나도 그런 행사에 숱하게 갔지만, 그때는 아무리 눈썰미가 있다 해도 큰 글씨조차 보기 힘들다. (김 여사가) 경인선의 존재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한 인사는 “정권 실세인 김 의원이 무엇이 아쉬워 온라인 논객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려 노력했는지 그것을 밝히는 것이 드루킹 사건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전 전 의원도 “현직 국회의원이자 대통령의 복심이 책 한 권 내지 않은 느릅나무 출판사 대표를 위한 로비스트 역할을 성심성의껏 한 정황이 드러났다. 김 의원이 드루킹의 요구를 들어주려 액션까지 취했는데 뉴스에 난 대로 ‘협박’이라면 왜 당했을까”라며 의구심을 표했다.


막강한 자금력의 비밀

4월 16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운데)가 댓글 여론조작 의혹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과 외유 출장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동아DB]

4월 16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운데)가 댓글 여론조작 의혹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과 외유 출장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동아DB]

드루킹 김씨의 지난 대선 때 행적과 관련해 의구심이 커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그가 뚜렷한 수입원 없이 400만 원 넘는 출판사 임차료를 부담해왔다는 점 때문이다. 야당에서는 특정 세력의 비호나 지원 없이 자발적으로 운영이 가능했겠느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씨는 경기 파주출판도시에 위치한 4층 건물의 1, 2층 전체와 3층 일부를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사용한 사무실 면적은 총 380㎡ 규모로 월 임차료가 465만 원이다. 출판사 건물 관계자는 “보증금 2000만 원에 월세는 층당 월 200만 원으로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왔다”고 밝혔다. 1층은 회원제 북카페로 운영했고, 2층은 사무실로 사용했다. 이 밖에도 경찰이 그의 사무실과 자택에서 압수한 휴대전화도 170여 대에 이른다. 

김씨는 명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그가 2010년 펴낸 책 ‘드루킹의 차트혁명’에서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대림그룹 산하 고려개발 주식회사 근무, ㈜Venlux-상무이사, ㈜Lightworks-대표이사, 외환, 상품선물 트레이더(Trader)의 경력이 있다. 현재 개인투자자이면서 차티스트(Macroeconomic Chartist)로 활동 중이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결성된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으로 활약했고, 친노 성향 논객이 주로 활동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정치평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가 네이버 블로그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시점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4월 3일 네이버에 ‘tuna69’라는 아이디로 블로그를 처음 개설했다. 2년 8개월 뒤인 2006년 12월 ‘뽀띠의 자료창고’로 블로그 이름을 바꿨고, 3년 뒤인 2009년 7월 현 블로그명인 ‘드루킹의 자료창고’로 변경했다. 

그의 블로그는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 ‘네이버 파워블로그’에 선정됐다. 4월 19일 현재 이웃이 2만6858명이고 누적 방문자 수는 1000만 명에 육박한다. 김씨는 스스로 자신을 경공모의 ‘드루킹’, 칠봉산화적떼의 두목으로 칭했다. 블로그 키워드는 ‘경제적 공진화’로 삼았고, 원칙과 상식을 좋아하며 친일파와 이승만, 그 후예들을 싫어한다고 성향을 드러냈다. 

김씨는 2009년 이후 비공개 모임으로 경공모를 조직, 운영해오다 2014년 공개 모임으로 전환했다. 그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은 새 정권이 출범한 직후 시민이 주도하는 ‘경제민주화’를 통해 재벌 오너들을 쫓아내고 기업과 경제 시스템을 바로잡기 위한 운동”이라면서 “진정한 민주화는 왜곡된 경제 시스템이 바로잡힐 때 이뤄진다”며 회원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또한 김씨가 ‘드루킹의 자료창고’에 경공모 공개 전환을 알리며 남긴 글에 따르면 경공모 회원들에게 ‘주식 10주를 산 뒤 이에 대한 의결권을 위임해줄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 나온다. 소액주주의 주식을 모아 합법적으로 기업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씨의 이 같은 활동은 장하성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참여연대에서 진행했던 소액주주운동을 연상케 한다. 

한편 김씨는 2016년 총선 때 정의당 노회찬 의원 배우자의 운전기사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600만 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드루킹 김씨와 또 다른 김모 씨는 2016년 3월 19일과 4월 4일 노 의원 배우자의 운전기사로 선거운동을 돕던 장모 씨 계좌로 100만 원씩 총 200만 원을 송금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인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김씨에게 벌금 600만 원, 장씨에게는 벌금 200만 원에 추징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여기에는 공범으로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최근까지 비누업체 운영에 관여했던 또 다른 김씨가 등장한다. 그는 드루킹이 장씨에게 돈을 보낼 때 사용한 경공모 계좌의 명의자다. 

자유한국당 댓글조작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김영우 의원은 블로그에서 “(드루킹은) 20대 총선 한 달 전인 2016년 3월 노회찬 의원에게 현금 5000만 원을 건네려 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며 “당시 검찰은 증거 부족으로 무혐의 처분을 했는데, 당시 인정된 사실관계를 보면 드루킹의 자금력에 의문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드루킹 사건이 불거지자 노 의원은 4월 16일 정의당 상무위원회의에서 “이번 (드루킹) 사건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악의적 비판 댓글에 민주당이 수사 의뢰를 한 결과라는 점, 드루킹이 원래 민주당 지지자였으나 인사청탁을 들어주지 않자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이라는 해명 등 차분히 생각해볼 대목이 많다”며 “이러한 점들을 무시한 채 국회를 또다시 파행으로 이끌거나 일방적 공세를 펼치는 관행 등은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세지는 야당의 정치공세

‘드루킹’ 김동원 씨의 네이버 블로그 첫 화면. [블로그 캡처]

‘드루킹’ 김동원 씨의 네이버 블로그 첫 화면. [블로그 캡처]

추미애 대표도 4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드루킹 사건을 계기로 마치 물 만난 것 같은 야당의 저질 공세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김경수 의원과 연락했다는 이유로 마치 정권의 책임인 양 호도하는 저급한 정치공세에 강력히 대응해나가겠다. 수사가 진행 중이었음에도 김 의원의 실명이 유출된 경위, 이를 왜곡·과장보도한 언론사에게도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우리 당은 오늘(16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드루킹 사건 진상조사단 구성을 의결했다. 이번 일로 실추된 민주당원의 명예와 신뢰 회복을 위해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정확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역시 4월 18일 김의겸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누군가 매크로를 이용한 불법행위를 했고, 정부와 여당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사건의 본질”이라며 “그 누구보다 철저한 수사와 명확한 진상규명을 바라는 쪽은 정부”라고 밝혔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4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회찬 원내대표, 이정미 대표, 강은미 부대표. [뉴시스]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4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회찬 원내대표, 이정미 대표, 강은미 부대표. [뉴시스]

청와대와 여당이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정확한 수사로 사건 전모를 밝혀줄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정작 수사당국의 태도는 미덥지 않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 지난달 25일 드루킹 김씨 등 3명을 구속한 경찰이 20일 가까이 후속 수사를 거의 하지 않았고, 검찰 역시 별다른 수사 지휘 의지를 보이지 않은 채 경찰 수사 내용에 따라 기소하기에 급급했다는 점에서다. 경찰은 드루킹 사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해지자 4월 17일 수사팀 인원을 13명에서 30명으로 늘리고 지난해 대선 당시 댓글 여론조작 여부도 수사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출판사에서 압수한 휴대전화 170대 가운데 검찰에 넘겼던 133대를 돌려받아 뒤늦게 분석에 착수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은 4월 1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댓글공작은 여론조작을 통해 민주주의를 탄압하는 것으로 고문보다 더 지독한 수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에서 20일 정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채 쉬쉬하고, 검찰은 경찰에 떠밀고 있다”며 특검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인터뷰 | 유인호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 사무총장
“댓글조작 사건, 포털 책임도 크다”
유인호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 사무총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온라인에 범람하는 가짜뉴스 퇴치를 위해 ‘페북 정치알바 계정 및 그룹 신고센터’(신고센터)를 열었다.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할 온라인 세상이 진영 논리로 무장한 댓글부대 때문에 믿을 수 없는 가짜뉴스의 온상이 되고 있는 현실을 바로잡겠다는 사명감에서였다. 유 총장은 “비정상적 활동을 하는 계정이나 그룹을 신고하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자제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신고센터를 열었다”며 “여야 합의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치 알바 계정을 단속할 수 있는 실무기구를 꾸리면 실무자를 파견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 총장은 2000년 1월 월간 웹디자인을 창간했던 정보기술(IT) 1세대로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홈페이지를 만들 때 자문위원을 지냈고,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때는 안희정 후보 측 자문을 했다. 대선경선 당시 치열한 댓글 전장의 복판에 서 있었던 그는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드루킹 사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인터넷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어떻게 보나. 

“드루킹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선거 때면 여야를 막론하고 매크로 프로그램 등을 이용한 댓글 여론조작의 유혹에 쉽게 빠진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을 만들 수 있는데, 그것을 마다할 정치세력, 정치집단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선거에 나선 이들에게는 참기 힘든 유혹이 아닐 수 없다. 댓글 여론조작 사건의 근본적 문제는 그것(댓글조작)이 이뤄질 수 있는 여건과 상황을 방치한 포털사이트에게도 있다.” 

댓글 여론조작이 포털사이트 책임이다? 

“인터넷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아는 개발자에게 매크로 같은 프로그래밍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매크로는 서로 다른 ID와 비밀번호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사람이 해야 할 일을 컴퓨터가 대신하도록 자동화한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사람이 마우스를 움직여 실행해야 할 일을 엑셀 파일로 A에 아이디, B에 비밀번호를 입력해 접촉하고 C에 있는 메시지를 댓글로 달도록 프로그램한 뒤, A와 B 자리에 서로 다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자동 입력되도록 스크립트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스크립트를 짜는 기술은 인터넷 언어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포털사이트들이 매크로 프로그램 활성화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면 지금 같은 드루킹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조작을 막을 수 있다는 건가. 

“사람은 정확히 구분하지만 컴퓨터는 헷갈려 하는 글씨가 있다. 일종의 자동입력방지 장치인데, 지금이라도 댓글을 달기 전에 그런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면 댓글 여론조작은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다.” 

포털사이트가 댓글 여론조작을 막을 수 있는 데도 안 하는 이유가 뭘까. 

“자신들의 수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트래픽이 급격히 올라간다. 그만큼 접속자 수가 느는 효과가 있다. 접속자가 많아져 트래픽이 증가하면 그에 따라 광고 수익도 많아진다. 포털사이트가 자신들의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비정상적 트래픽 증가를 앞장서서 막으려 했을까. 포털사이트가 적극적으로 찾아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고 본다.”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막으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포털사이트가 각 언론사로부터 뉴스를 구매해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댓글을 달려면 해당 뉴스 사이트로 이동해 달도록 하는 것이 옳다. 포털사이트에서 댓글을 쓸 수 있도록 허용하니까, 하나의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뉴스 전체에 댓글을 달 수 있는 것 아닌가. 해당 뉴스 사이트에서 댓글을 달도록 하면 접속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댓글을 일괄적으로 쓸 수 없게 된다. 그만큼 댓글 시스템을 정화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에서 조만간 관련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를 초청해 이와 관련한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주간동아 2018.04.25 1135호 (p8~12)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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