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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즐거움

골프장에 친환경 인증마크 부여

영국왕립골프협회의 아시아시장 전략

골프장에 친환경 인증마크 부여

골프장에 친환경 인증마크 부여

3월 17일 인천 네스트호텔에서 열린 ‘R&A 지속가능한 골프코스 세미나’ 참석자들.

전 세계 골프 룰을 정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1754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골프클럽에서 설립됐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함께 전 세계의 골프 방향과 미래를 제시하는 양대 기구로 정통성과 권위를 인정받는다.
 
R&A는 디오픈챔피언십(디오픈)을 5년마다 개최하는 올드코스 등 세인트앤드루스에 딸린 7개 골프장의 관리 업무를 함께했지만 2004년 이를 지역단체인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 트러스트에 넘겼다. 그 대신 골프 룰 제 · 개정과 디오픈 개최 등 골프의 미래를 위한 큰 이슈에 집중했다. R&A 회원 2400여 명 가운데 한국인은 허광수 대한골프협회(KGA)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있다.

2015년부터 여성 회원을 받아들여 영국의 앤 공주,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의 로라 데이비스와 안니카 소렌스탐 등 7명을 명예회원으로 받아들였다. 이처럼 ‘세계 골프의 맏형’ 격인 R&A는 지난해 태국과 중국에서 ‘지속가능한 골프코스 리노베이션 세미나’를 일주일간 진행했다.

올해도 일본과 한국에서 같은 세미나를 열었다. 호텔 강당에서 동시통역까지 쓰는 등 모든 비용을 R&A에서 지불할 정도로 세미나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높았다. 그런데 정작 세미나를 주관한 곳은 골프환경기구(Golf Environment Organization  ·  GEO)였다.
 
조너던 스미스 대표는 ‘지속가능한(Sustainable) 골프장’을 기치로 내걸고 2006년 스코틀랜드 노스버윅에 GEO를 설립했다. 타이밍이 절묘했다. 1980년대 이후 골프장 건설에 따른 산림 훼손과 코스 관리를 위한 물 낭비, 수질 오염 등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던 시기였다.

중국 등 아시아에서는 골프장의 과도한 물과 농약 사용이 논란이 됐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2000년대 후반부터 골프인구가 감소하고 있었다. 골프업계로서는 이 같은 위기에 대응할 조직과 논리, 리더십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골프장이 친환경적으로 조성, 운영되고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결과적으로 수익을 올려야 한다’는 GEO의 지속가능성 개념이 R&A로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비영리기구 GEO가 이론을 제시하고 R&A가 후원하며 세인트앤드루스골프클럽이 제일 먼저 가입했다. 현재 35개국에서 290개 골프장이 이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4년 경기 여주시 해슬리나인브릿지가 GEO 인증 친환경 골프장에 올랐다.  
 
GEO의 운영 방식은 인증과 계몽이지만 그 과정을 영리하게 사업화했다. GEO는 골프장을 개발하는 나라의 정부나 지역사회와 접촉해 골프장을 친환경적으로 건설, 관리하고 있음을 인증해준다.

2009년부터 골프장 건설은 물론 유지, 보수 등 환경보전과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 등 6가지 기준(에코 시스템, 물 절약, 에너지 효율화, 재생 및 생태계 복원, 환경 개선, 인적 네트워크)을 달성한 골프장에 친환경 인증마크를 주도록 했다.
 
골프장이 GEO에 가입하는 것은 쉽지만 ‘친환경 GEO 인증마크’를 받으려면 33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파견한 판정단의 심사도 거쳐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인증서를 받으려면 GEO에 인증료를 내야 한다. 친환경 인증마크를 받았어도 3년마다 ‘지속가능성이 지켜지는지 재인증’을 거쳐야 한다.
 
R&A는 GEO를 통해 골프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골프장에 ‘지속가능성’이란 청사진을 제시하고 미래 표준을 선점하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의 별점이 세계 어디에서나 인정받듯 R&A가 후원하는 친환경 GEO 인증마크가 골프장 건설과 운영의 준거가 되도록 아시아를 견인하는 것이다. R&A의 ‘지속가능한 리더십’에는 이보다 좋은 전략이 없다.


입력 2017-03-28 11:25:57

  • 남화영 헤럴드경제 스포츠에디터 nhy629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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