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23

2010.02.09

문학을 신나게 노래하는 밴드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조가희 인턴기자 이화여대 법학과 3학년

    입력2010-02-04 17: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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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을 신나게 노래하는 밴드
    “달빛에 젖는다 내 마음이/ 저기 백탑에 걸어뒀던/ 책 속을 걷는다/ 사박사박 꽃 피우려고”

    (안소영 작가의 ‘책만 보는 바보’)

    ‘서율(書律)’은 문학을 노래하는 밴드다. 이런저런 사유로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양서들을 골라 그 책에 맞는 곡을 붙인다. 작곡은 서율 멤버인 이수진(33·보컬), 김진무(31·피아노), 김대욱(30·기타) 씨가 직접 한다. 최근 객원 멤버로 김준기(28·드럼), 손영한(28·베이스) 씨도 합류했다.

    “작가에게는 헌사를, 독자에게는 삶의 희망을 전하고 싶다는 것이 서율의 마음입니다.”

    그들은 2008년 겨울 ‘독서는 마음의 노래다’라는 모토로 음악을 통해 문학을 알리고자 밴드를 결성했다. 2009년까지 ‘북밴’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다 올해부터 ‘책의 노래’를 뜻하는 ‘서율’로 이름을 바꿨다. 밴드 이름에 문학 느낌을 좀더 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이수진 씨는 서울맹학교 점자도서 기증식에서 했던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점자 가사를 음미하던 아이들이 2절부터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부르더군요. 공연이 끝난 뒤 어느새 노래를 외워 흥얼거리는 아이들의 모습에 감동받았습니다.”

    밴드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행사 섭외부터 장비 구매 등 모든 일을 다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멤버 모두 투잡, 스리잡을 하며 노래를 계속하고 있다. 이씨는 기획프리랜서와 방송리포터, 김대욱 씨는 지역아동센터 교사와 작가로 일하고 있으며, 김진무 씨는 작곡과 편곡을 한다. 이들이 돈 안 되는 밴드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관객이다.

    “‘서율의 노래를 통해 문학을 접하게 됐다’는 후기를 볼 때 정말 큰 힘이 납니다. 더 많은 공간을 무대로 생각하고 계속 도전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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