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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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즐길 거리 - 방송

대목을 노려라!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총출동

전통의 강자 ‘아육대’ 제외하곤 참신한 기획 봇물

  • 배선영 스포츠조선 기자 sopiaphro@naver.com

    입력2017-01-23 18: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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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년 벽두부터 예능인의 치열한 자존심 대결이 펼쳐진다. 강호동, 김구라, 김병만, 이경규 등 중량감 있는 예능인이 설 연휴 기간 각자 메인 MC로 나선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데뷔 이후 처음 2016 MBC 연예대상 대상 후보에 오른 정준하와 지난해 방송에 복귀한 탁재훈도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메인 MC로 발탁돼 시험대에 올랐다.

    한때 예능계는 유재석, 강호동 두 국민 MC의 투톱체제가 견고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체급’ 좋은 중견 예능인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파이가 커졌다. 프로그램을 책임질 얼굴이 다양해진 만큼 예능프로그램이 다루는 소재 역시 풍성해졌다. 이번 설 연휴 선보이는 파일럿 프로그램 역시 명절 하면 떠오르는 빤한 아이템보다 각 MC의 고유 장점을 잘 살린  구성이 대부분이다.



    초특급 MC와 검증된 제작진의 만남

    먼저 강호동은 SBS ‘초등학쌤’의 MC를 맡았다. ‘초등학쌤’은 외국인 연예인이 한국어능력시험 합격을 목표로 초등학생에게 국어를 배우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엠아이비(M.I.B) 전 멤버 강남, 트와이스 모모, f(x) 엠버, NCT 텐, 슈퍼주니어M 헨리 등 유명 외국인 연예인이 출연을 확정했다. 초등학생과 눈높이를 맞춘 이들의 좌충우돌 이야기 속에서 강호동의 강점인 파워풀한 진행 능력이 돋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그램 연출은 현재 SBS에서 인기리에 방송 중인 ‘미운 우리 새끼’를 연출한 곽승영 PD가 맡았다. 명절 파일럿으로 출발해 정규 편성에 성공한 ‘미운 우리 새끼’처럼 ‘초등학쌤’ 역시 정규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구라는 KBS2 ‘신드롬맨’의 MC를 맡았다. 김민종, 김희철, CNBLUE 정용화도 MC 군단에 합류했다. 그동안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남다른 ‘케미’를 보여준 김구라, 김희철의 조합이 기대를 모은다. ‘신드롬맨’은 ‘우리동네 예체능’과 ‘해피선데이-1박2일’을 연출한 유정아 PD가 사령탑을 맡았다. 스타들의 일상생활을 통해 최근 유행하는 각종 신드롬을 알아보는 관찰 토크쇼다. 배우 최민수가 게스트로 출연을 확정했다. 1월 27일 오후 6시 방송.



    김병만은 ‘주먹 쥐고’ 시리즈로 돌아온다. 그동안 SBS에서 ‘주먹 쥐고 주방장’ ‘주목 쥐고 소림사’를 선보였던 김병만은 후속 시리즈인 SBS ‘주먹 쥐고 뱃고동’을 이끈다. 조선 후기 학자 정약전이 쓴 어류도감 ‘자산어보’를 바탕으로 그때와 달라진 해양 환경과 어종을 기록하고 재구성하는 신개념 버라이어티다. 1월 1일부터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장미여관 육중완과 배우 강예원, 예능인 이상민과 김종민, 아이돌그룹 비투비 육성재 등이 합류했다.  

    개그계 대부로 불리는 이경규가 단독 MC로 나선 프로그램도 볼만하다. 정통 개그프로그램에 가까운 SBS ‘희극지왕’이다. 메인 MC 이경규를 비롯해 김대희, 김수용, 김영철, 박미선, 윤정수, 신봉선, 장도연, 지상렬, 이상준, 안시우, 남호연, 홍윤화, 홍현희 등 개그계 선후배가 한자리에 모인다. 연출은 SBS 개그프로그램 ‘웃찾사’의 이양화 PD가 맡았다. 방송일시는 미정.

    정준하는 지난해 가을부터 기획한 MBC ‘사십춘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십춘기’는 최근 7주간 재정비 시간을 갖겠다고 선언한 MBC ‘무한도전’의 공백을 메울 프로그램이다. 정준하가 ‘절친’ 배우 권상우와 대화하다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40대의 리얼한 일탈기를 담는다. 10년 넘게 각별한 우정을 이어온 두 사람이 급작스레 찾아온 두 번째 사춘기에 가장으로서의 짐을 잠시 내려놓고 가출을 감행하는 콘셉트로 알려졌다. 기획과 진행을 도맡아 새해 벽두부터 존재감을 알린 정준하가 올 연말 어떤 결실을 맺을지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라는 점이 관전 포인트. 1월 28일 방송. 시간은 미정.

    탁재훈이 MC를 맡은 프로그램은 MBC ‘오빠 생각’이다. 스타가 팬을 만들려고 촬영하는 ‘영업 영상’, 일명 ‘입덕영상’ 제작기를 담는다. 배우 윤균상, 채수빈이 출연해 영상 제작을 의뢰하고 탁재훈 외 MC로 합류한 유세윤, 양세형이 이 요청을 수행하는 내용이다. 탁재훈이 영상 제작 프로덕션 본부장, 유세윤과 양세형이 각 팀을 이끄는 팀장을 맡아 일종의 오피스 상황극을 선보인다. 또 이상준, 솔비, 경리, 양세찬, 이말년, 조이, 아스트로 차은우 등이 입덕영상을 제작하는 멤버로 출연해 두 팀으로 나눠 승부를 펼친다. 지난해 방송 복귀 이후 탁재훈이 메인 MC를 맡는 첫 프로그램으로, 그의 각오가 남다르다는 후문이다.



    대형스타 한 명 대신 ‘떼MC’로 승부수

    이 밖에도 성시경, 김의성, 한혜진, 신동, 타일러 등이 진행하는 SBS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이 설 연휴에 방송되며 이특, 양세형, 민경훈이 MC를 맡은 KBS2 ‘걸그룹 대첩-가(歌)문의 영광’도 1월 30일 방송이 예정돼 있다.

    명절 단골 프로그램인 MBC ‘2017 아이돌스타 육상 양궁 리듬체조 에어로빅 선수권 대회’(아육대)도 어김없이 돌아온다. 올해로 8년, 횟수로 14회째를 맞는 ‘아육대’의 이번 MC는 전현무, 이수근, 에이핑크 정은지이며 EXO, 방탄소년단, 세븐틴, AOA, 트와이스, 여자친구 등 아이돌그룹 멤버가 출연할 예정이다.

    종합편성채널 채널A는 1월 27일 밤 11시 ‘싱데렐라’에서 ‘설 연휴 노래방 애창곡 특집’ 편을 방송한다. 전국 1만876개 노래방에서 부른 설 연휴 애창곡 ‘톱 100’을 준비하며 걸그룹 클레오 출신 방송인 공서영, 베스티 유지, 최근 품절남이 된 방송인 김현욱, 개그계의 지니어스 장동민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여기에 기존 멤버인 배우 강성연과 최성국, 가수 문희준과 김태우, 방송인 한석준 등이 이수근 대 김희철 팀으로 나눠 대결을 펼친다. 실력파 보컬로 유명한 유지는 스페셜 헌정곡으로 최고 무대를 선보였다. 유지는 “아직 그룹이 알려지지 않아 명절에 고향에 가면 친척들이 어떤 노래를 부르고, 어디 나오느냐고 묻는데 이번엔 ‘싱데렐라’를 보면서 행복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설 연휴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주목할 점은 강호동, 이경규를 제외하면 단독 MC보다 그룹형 MC가 대세라는 점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이번 설 연휴 파일럿뿐 아니라 최근 예능가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예능프로그램 작가는 “원톱 MC는 다른 프로그램과 겹치는 경우가 많아 식상한 느낌을 줄 수 있고 섭외도 어렵다. 반면 그룹형 MC는 다양한 인물을 기용해 새로운 느낌과 안정성을 동시에 줄 수 있어 선호하는 편”이라면서 “음식사업가 백종원, 웹툰 작가 기안84, 배우 엄현경 등 비예능인 출신 ‘뉴페이스’를 MC로 기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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