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프로필<br>● 1995년 7월 14일 강원 원주 출생<br> ● 키 165cm △대원외고 2학년<br> ● 2007~2009 골프 국가대표 상비군, 2010~현재 국가대표(10월 프로 전향 예정), 여자 아마추어골프 세계랭킹 2위<br> ● 2011 최우수 아마추어상<br> ● 2012 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 우승<br> ● 2012 JLPGA 투어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 우승(일본여자프로골프 최연소 우승 : 16세332일)
김효주는 4월과 5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아마추어 골퍼가 한국과 일본 프로무대를 모두 휩쓴 건 처음이다. 16세332일로 JLPGA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까지 새로 썼다.
그것으로 끝인 줄 알았다. 그러나 8월 27일(한국 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밴쿠버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는 15세4개월2일의 나이로 정상에 오르며 세계 여자골프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 2012년 LPGA 투어 최고 유망주로 손꼽히는 알렉시스 톰프슨의 최연소 우승 기록(16세6개월)을 1년 2개월이나 앞당겼다.
아마부터 프로까지 평정한 두 거물
6세 때 골프를 시작한 리디아 고는 오세아니아 지역 1인자로 군림 중이다. 9세 때 처음 지역 아마추어 골프대회에 출전해 입상하면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11세 때 뉴질랜드 주니어 무대를 평정했다. 노스 뉴질랜드 챔피언십에서 3회 연속 우승했고, 2008년엔 뉴질랜드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했다. 고교생은 물론 대학생까지 출전하는 대회에서 12세 꼬마가 준우승하면서 큰 화제를 낳았다. 이듬해엔 당당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의 활약은 뉴질랜드를 넘어 호주와 미국에서도 이어졌다. 2011년 호주 아마추어대회 우승에 이어 US여자아마추어골프챔피언십에서는 스트로크 부문 공동 1위를 차지했다. 현지 언론으로부터 미셸 위, 알렉시스 톰프슨의 뒤를 이을 차세대 여자골프 스타로 주목받았다.
리디아 고(고보경) 프로필<br>● 1997년 4월 4일 서울 출생<br> ● 키 165cm<br> ● 뉴질랜드 파인허스트 스쿨 11학년<br> ● 뉴질랜드 골프 국가대표(현재), 여자 아마추어골프 세계랭킹 1위(69주째, 8월 말 기준)<br> ● 2012 호주여자골프투어 뉴사우스웨일스 여자오픈 우승(세계 남녀 프로대회 최연소 우승 : 14세9개월)<br> ● 2012 US여자아마추어골프챔피언십 우승, 2012 LPGA 캐나다여자오픈 우승(LPGA 투어 역대 최연소 우승(15세4개월2일)
김효주는 리디아 고에 비해 골프를 늦게 시작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하지만 성장은 더 빨랐다. 6학년 때 주니어 상비군으로 뽑혔고,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각종 아마추어대회에서만 15승 이상을 기록하며 명실상부 국내 여자 아마추어 1인자로 군림했다.
김효주가 프로무대에 모습을 보인 건 중학교 2학년 때다. 2009년 하이트컵 챔피언십에 출전한 김효주는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려 주목받았다. 그는 올 4월 프로대회 출전 10번째 만에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발표하는 세계 아마추어 골프랭킹에서 리디아 고는 1위, 김효주는 2위에 올랐다. 두 사람은 8월 13일 열린 US여자아마추어골프챔피언십에서 맞대결을 펼쳤는데, 리디아 고의 완승으로 끝났다. 두 사람은 9월 터키에서 열리는 세계 아마추어골프팀 선수권대회에 각각 한국과 뉴질랜드 대표로 나설 예정이다. 두 선수가 아마추어 자격으로 대결을 펼치는 마지막 무대다.
두 사람은 닮은 듯 다르다. 김효주의 경기 지배력은 단연 톱이다. 누구를 상대해도 전혀 흔들리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플레이를 펼치는 모습이 아마추어답지 않다. 5월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그는 마지막 날 11언더파 61타를 치는 놀라운 실력을 선보였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그날의 플레이가 더 인상적이다.
대범함 vs 침착함
김효주는 이날 마지막 18번 홀에 이를 때까지 단 한 번도 리더보드(성적표)를 쳐다보지 않았다. 버디를 몇 개 했는지도 세지 않았다. 오로지 플레이에만 집중했다. 11언더파를 쳤다는 것을 18홀이 끝나고 나서야 알았다고 한다. 대단한 집중력과 대범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캐나다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전반 9홀을 끝냈을 때 리디아 고는 최운정(22·볼빅)과 동타였다. 프로의 추격에 흔들릴 법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10번 홀부터 13번 홀까지 연속 버디를 잡으며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리디아 고는 경기 뒤 “(짧은 퍼트를 여러 차례 놓쳤을 때) 속에서 불이 났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부모님 말씀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15세 소녀의 침착함에 모두가 놀랐다. 경기가 끝난 뒤 함께 경기했던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리디아의 경기에 빠져들었다”고 감탄했으며, 박인비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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