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 창단이 확정된 프로야구는 2013년 시즌에는 제9구단 NC 다이노스가 새롭게 1군에 진입한다.
해마다 흥행 신기록을 세운 프로야구는 2013시즌 9구단 체제 출범이라는 ‘거대한 실험’과 마주한다. ‘아홉 번째 심장’ NC 다이노스가 2년 가까운 준비 과정을 거쳐 마침내 1군에 진입한다. 9구단 체제가 되면서 팀당 경기 수는 133게임에서 128게임으로 줄어들지만, 총 경기 수는 532게임에서 576경기로 44게임 늘어난다. 2013년 한국 야구 전체를 관통하는 화두는 관중이다. 프로야구 인기가 9구단 체제에서도 계속 상승할지 주목된다.
관중뿐 아니라 새해 한국 야구는 유난히 많은 이슈와 볼거리를 앞두고 있다. 캘린더를 통해 2013년 한국 야구를 전망해본다.
# 1월 : 마침내 10구단 탄생
새해 첫머리인 1월 화두는 단연 10구단이다. 10구단 유치를 위해 KT-수원과 부영-전북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KT는 수도권에 인접한 수원시의 특성을 살려 관중 흥행에 대한 강점을 내세웠고, 부영은 유독 야구 레전드를 많이 배출한 지역 특성을 강조하며 명분론을 주장했다. 양측 모두 10구단 유치신청서 접수 마감일인 1월 7일 서류를 접수한 가운데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외부 전문가 위주의 평가위원회 가동에 들어갔다. 공정성을 최대한 담보하면서 속전속결로 10구단을 선정, 과열 양상을 빚은 유치전 후유증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KBO는 단일후보가 선정되면 이사회를 거쳐 늦어도 1월 중순까지 총회 승인을 받는다. 10구단은 이후 창단 및 감독 선임과 선수단 구성을 거쳐 2014년 퓨처스리그(2군리그) 참가, 2015년 1군 진입을 목표로 하게 된다.
# 2~3월 : WBC, 또 한 번의 신화?
10구단 창단이 마무리되면 야구계로 향한 시선은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으로 쏠릴 것이다. 한국시리즈(KS) 2연패를 일군 삼성 류중일 감독이 사령탑을 맡았다. 1회 4강, 2회 준우승을 일군 태극전사들이 또 한 번 WBC 신화를 쓸지 관심이 집중된다. 3월 초 열리는 본선 1라운드(대만·2~5일)는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2라운드(일본·8~12일). 일본, 쿠바, 대만과의 대결이 예상되며, 그중 2개국을 제쳐야 미국에서 열리는 4강전에 진출할 수 있다. 준결승(18~19일) 또는 결승(20일)에 오른다면 한국 야구의 국제적 위상을 재확인하는 한편, 시즌 흥행에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 4~9월 : 삼성을 막을 견제 세력은
올 시즌 프로야구 개막전은 3월 30일 열린다. 그러나 역사적 의미로 본다면, 4월 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릴 9구단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경기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지역 라이벌 롯데를 상대로 NC가 어떤 결과를 얻을지 궁금하다. 돌아온 김응룡 한화 감독을 비롯해 김시진 롯데 감독, 염경엽 넥센 감독 등 새 사령탑이 어떤 야구를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무엇보다 최근 2년간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일군 삼성을 어떤 팀이 견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프리에이전트(FA) 김주찬을 영입, 테이블세터를 보강한 KIA가 선동열 감독의 지도력을 등에 업고 강력한 도전을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탄탄한 공수 짜임새를 갖춘 두산과 SK도 상위권을 이루리라는 예상이 많다.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LG가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꿈을 이룰 수 있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 해외파 : 류현진, 추신수, 이대호 활약은
한국 프로야구 출신으로는 처음 빅리그로 직행, LA 다저스에 입단한 ‘괴물투수’ 류현진은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 금액 약 280억 원, 6년 연봉 총액 약 390억 원을 받아 큰 화제를 뿌렸다. 그의 존재감이 워낙 탁월해 수년간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던 메이저리그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찬호 전성기 때처럼 닷새마다 류현진의 선발 등판일이 돌아오면, 아침부터 야구팬들은 설렐 것이다. 7월 26~29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신시내티와의 4연전에선 추신수와의 맞대결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다저스는 9월 7~9일 신시내티에서 원정 3연전을 또 치른다. 3월에도 시범경기 3게임이 예정돼 있어 한국인 투타의 메이저리그 맞대결을 즐길 수 있다. 류현진의 성적과 한국 야구의 인기가 어떤 함수관계를 보이느냐에 따라 국내 야구 흥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본 진출 2년째를 맞는 오릭스 이대호는 3월 29일 시즌 개막을 맞는다. 3할 타율·30홈런·100타점을 개인 목표로 잡은 이대호는 특히 타점왕 수성에 강한 의욕을 보이며 일본 최고 자리를 노린다. 올 시즌을 끝으로 오릭스와 2년 계약이 끝나 시즌 후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 10월 : 2013 가을야구 주인공은
‘왕조’ 삼성은 3년 연속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할 수 있을까. 지난해 가을야구 구경꾼에 머물렀던 KIA는 ‘선동열 매직’으로 삼성 독주를 깰 수 있을까. 이만수 감독이 이끄는 SK는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란 금자탑을 쌓을까. 롯데는 6년 연속 포스트시즌의 감격을 누리고, 넥센은 창단 첫 4강 진출이라는 꿈을 이룰까. LG는 11년 만에 가을야구 티켓을 딸 수 있을까. 이 모든 의문은 10월이면 해소된다.
# 11월 : 역대 최대 FA 시장 활짝
오승환과 장원삼(이상 삼성), 정근우와 송은범(이상 SK), 강민호(롯데), 윤석민과 이용규(이상 KIA), 손시헌과 이종욱(이상 두산), 이대형(LG) 등 숱한 별이 FA 시장에 쏟아진다. 대표팀이 WBC 4강에 오르면, 최정(SK)도 이 대열에 합류한다. 최정은 당초 2014시즌 후 9년차 FA 대상자로 분류됐으나, WBC 결과에 따라 시즌 1군 등록일수를 충족시키면 1년 먼저 FA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인원수로 보나 면면으로 보나 역대 최대로 불릴 올 FA 시장은 사상 최고 ‘쩐의 전쟁’을 예고한다.
윤석민은 류현진에 이어 빅리그 직행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팅 머니가 필요했던 류현진과 달리, 윤석민은 완전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더 수월하게 메이저리그를 노크할 수 있다. 올 성적에 따라 그에 대한 빅리그의 투자 규모도 결정된다.
윤석민이 해외로 눈을 돌린다면, 국내에 잔류할 FA 가운데 최대어는 포수 강민호다. 아직 20대 후반인 데다, 포수는 주전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수요보다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포지션이다. 일각에선 강민호가 2011시즌 후 롯데가 이대호에게 내밀었던 ‘4년 총액 100억 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고 금액을 경신하리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