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GPF) 세계의장이 2월 25일 민간 주도 통일의 필요성과 ‘통일교 사태’에 대해 말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GPF) 세계의장이 한 말이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역사를 전공한 그는 2010년 GPF, 2012년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을 각각 창설해 민간 주도 통일운동을 펼치고 있다. 문 의장은 3·1절을 앞두고 2월 25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금 한국은 역사적 분기점에 서 있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그것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시민 주도 통일을 이루면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현재 북한은 통일을 포기하고 두 국가론을 주장한다. 대한민국을 주적으로 여기는 상황이다. 이는 북한의 가장 큰 실수이자, 해방 이후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해 유화적 정책을 펴는 것은 옳지 않다. 최근 세계는 민족주의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한국이 어떤 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우리 미래가 달라진다. 현재 한국이 전환기에 놓여 있음을 직면해야 한다.”
“정권 따라 통일 정책 달라져선 안 돼”
통일이 가능할 것으로 보나.“현재 대한민국과 북한 미래는 어둡다. 특히 북한 경제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가난한 편에 속한다. 북한 엘리트들이 탈출 길에 오르고 있는 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명확한 후계자도 내세우지 못하는 위기 상황이라고 본다. 지금은 홍익인간 정신을 바탕으로 남북이 평화적으로 통일하고 세계평화에도 기여하는 꿈, 즉 ‘코리안드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기반으로 통일을 이루는 데 필요한 3가지를 제안한다.”
각각 어떤 것인가.
“코리안드림을 시민 힘으로 만들어내는 새로운 통일운동 비전으로 보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또 코리안드림에 대한 이야기를 정규 교육 과정에서 가르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권에 따라 정책이 달라지는 통일부 대신 통일위원회를 만들어 일관성 있는 통일 정책을 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일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젊은이도 많다.
“그들은 통일에 드는 비용을 얘기하곤 한다. 하지만 그들이 근거로 드는 것은 보통 30여 년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낸 자료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1990년 독일 통일 후 많은 시간이 흐르면서 통일의 장점과 단점을 다 알게 됐다. 또 남북은 독일과 달리 서로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갖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이 가진 자본에 2500만 명에 달하는 북한 내수시장이 더해진다고 생각해보라. 우리는 새로운 경제적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북한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생기면 수출과 내수의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이건 중국 해안가 도시가 이룩한 성장세만 봐도 확인 가능하다. 이렇게 통일은 대한민국뿐 아니라 북한 젊은이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줄 것이다. 통일이 제2 한강의 기적을 일으킬 거라고 본다.”

지난해 8월 15일 ‘2025 코리안드림 한강대축제’가 열렸다. 한강대축제 조직위원회 제공
“위대한 변화는 아래로부터”
역사 전공자로서 민간 주도 통일운동에 뛰어든 이유는.“역사적으로 위대한 변화는 아래로부터 시작됐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만 봐도 그렇지 않나. 민주화운동 역시 시민 주도로 이뤄졌다. 처음 통일운동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이 통일은 정부 간, 혹은 지도자 간 대화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한국 사람들 마음에 담겨 있는 통일에 대한 소명 의식과 역사의식을 깨우려 하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트럼프 대통령 생각을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지만, 그러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미국이 얻을 수 있는 게 없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테고, 김 위원장은 자기 생존을 위해 뭐든 다 할 것이다. 현 국제 정세는 김 위원장을 점점 더 고립시키고 있다. 북한을 돕는 중국과 러시아 역시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상황이라고 본다. 현재 트럼프 정부는 1기 때와 달리 북한을 별도로 언급하고 있지 않다. 지금이 우리가 통일을 주도할 수 있는 시기다. 코리안드림을 바탕으로 자유와 인권에 기반한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 수 있는 기회다. 미국 역시 자신에게 우방이 될 수 있는 큰 나라를 만드는 좋은 기회로 여길 테고, 중국과 러시아의 식견 있는 학자들도 찬성할 것이다. 모두를 위해 통일이 가장 합리적인 결론이다.”
“비열한 교회 지도자들이 가족 이용해”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해 9월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 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스1
통일교 사태의 근본 원인이 뭐라고 보나.
“선친(문선명 총재)은 당초 교단을 만들 생각이 없었다. 전통 종교에 국한되는 분이 아니었고, 그보다 높은 이상을 꿈꿨다. 많은 종교가 자신만이 구원을 보장한다고 강조하지만 선친은 보편 진리와 원칙, 평화운동을 강조했다. 실제로 선친은 1996년 종교시대 종언을 선포하고 교회 간판을 내렸다. 나는 선친이 지명한 정식 후계자로 그 뜻을 이으려 했다. 그런데 교회 조직을 해체하려 하자 중간 지도자들의 반발이 시작됐다. 조직이 해체되면 자신들이 누리는 특혜와 권한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능력도 없는데, 야심만 큰 비열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어머니와 내 동생들을 이용했고 우리를 분열시켰다.”
한학자 총재가 정교유착 의혹으로 기소됐다.
“어머니는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분이다. 결혼한 뒤 항상 아버지와 교단의 보호를 받아왔다. 자신을 메시아로 생각하는 것이 죄라면 죄다. 하지만 범법 행위에 고의성이 있었다고 보지 않는다. 교회 지도자들이 만든 또 다른 희생자일 뿐이다.”
동생들과 법적 다툼을 했던 것으로 안다.
“나는 한 번도 동생들과 싸운 적이 없다. 그들이 먼저 나에게 소송을 걸었고, 나는 모든 소송에서 이겼다. 동생들 역시 어머니처럼 교회 지도자들에게 이용당했다고 본다.”
통일교를 변화시킬 방법이 있나.
“해체하는 것이다. 일본 법원이 통일교를 해산할 것이라고 본다. 한국 정부도 범죄 집단으로 전락한 통일교를 해산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통일교는 유지 자체가 어려울 것이다. 나는 어머니를 구하고,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 통일교를 개혁해 선친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단체로 만들 것이다.”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안녕하세요. 문영훈 기자입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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