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후속 대책으로 9월 1일 질병관리본부장을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신종감염병 발생 시 방역 총지휘를 맡기기로 했다.
누리꾼들은 메르스 초기 방역 실패로 사태 악화에 일조한 복지부가 질병관리본부에 대한 문책은 없이 오히려 자리만 늘려준다며 비판하고 있다. 9월 1일 네이버 뉴스 댓글란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건 “직급이 낮아서 메르스 대응 제대로 못 했나요? 부총리급으로 격상시키면 질병청정국가 만들 수 있죠?”였다. “앉은 사람이 문제지 직제만 바뀐다고 뭐가 달라질까?” “메르스 경보도 격상, 질병관리본부도 격상” “일이 크게 터지면 오히려 잘못한 기관은 일자리 늘리고 격상… 해수부도 복지부도 신기하네” 등이 뒤를 이었다.
누리꾼들은 트위터에서도 날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경이 고심 끝에 해체됐으면 질병관리본부도 해체되는 게 신뢰와 원칙에 맞는 듯한데” “세월호 참사에 무능의 극치를 보여준 해경 국민안전처로 승격. 메르스 확산의 주범 질병관리본부도 청으로 승격. 사고 치면 벌이 아니라 상 주는 한국 정부” 등 이번 개편안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재미있는 것은 이 같은 사태를 예상한 누리꾼도 많았다는 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의 한 이용자는 6월 초 ‘메르스 관련 앞으로 예상’이라며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처로 격상”이라고 적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 밖에도 “현 정부의 메르스 해결법=국민안전처→안전국가처로 변경” “질병관리본부→질병관리처로 변경” 등의 예측이 이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 비슷한 시기에 올라온 ‘메르스라다무스의 예언’도 재평가받고 있다. 여기에는 “고심 끝에 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를 분리시켜 ‘질병안전처’로 독립. 처장은 장관급으로 두고 (중략) 24시간 질병안전센터를 만들고 센터장을 1급으로 둠”이라고 쓰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