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측은 12월 8일 “승객에게 불편을 끼쳐 사과한다”고 밝혔으나 “기내 서비스와 기내식을 책임지는 임원으로서 문제 제기 및 지적은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여 화를 불렀다. 오너가의 제왕적 족벌경영에 대한 비난이 쏟아진 것은 물론, 항공기 정비를 해야 하거나 승객 안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취하는 조치인 ‘램프리턴’은 ‘땅콩리턴’으로 불리며 조롱거리가 됐다. 여기에 대한항공 ‘일등석(FR/ CL) 웰컴드링크 SVC(서비스) 시 제공하는 마카다미아 너츠 SVC 방법 변경’ 공지에 따르면 승무원은 “음료와 함께 마카다미아 너츠를 포장 상태로 준비해 보여준다”고 명시돼 있어, 조 부사장은 매뉴얼을 제대로 따른 승무원에게 괜한 딴죽을 건 게 됐다.
재벌가 ‘슈퍼 갑질’ 비난 쏟아져
온라인에 올라온 이번 사건 관련 패러디물. 12월 5일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 대한항공 게시판에 올라온 글. DDA는 조현아 부사장, DDY는 조양호 회장을 뜻한다. ‘땅콩리턴’으로 논란이 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왼쪽부터).
토니 페르난디스 에어아시아 회장은 12월 10일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허니버터칩을 소주와 함께 기내에서 제공할 계획”이라며 다만 “우리는 봉지를 개봉해 그릇에 담아줄 수는 없다. 봉지째 줄 것”이라고 덧붙여 이번 사건을 에둘러 비판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 부사장은 지난해 4월 26일 대한항공 승무원을 폭행한 ‘라면 상무’ 사건이 일어났을 때 사내 게시판에 “승무원 폭행 사건 현장에 있었던 승무원이 겪었을 당혹감과 수치심이 얼마나 컸을지 안타깝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리고 1년 8개월여 만에 본인은 ‘땅콩리턴’ 사건을 일으킨 것이다. 그는 지난해 ‘원정출산’ 논란에도 휩싸인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그는 12월 10일 대한항공 부사장직을 내놨다.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는 유지한다. 같은 날 참여연대는 조 부사장을 상대로 항공법 위반, 항공보안법 위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만약 조 부사장이 항공법 제23조(승객의 협조의무)와 43조(직무집행방해죄)를 위반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최대 10년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12월 11일 브리핑을 열고 조 부사장을 빠른 시일 내에 조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