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가 초등학교 6년을 다니는 동안 별의별 일을 다 겪게 된다. 1학년 때는 담임교사에게 아이가 아직 어리니 수업이 끝나면 선생님이 교문 앞에서 학원 차를 태워달라고 요청하는 엄마도 있었다. 교사와의 면담에서 ‘귀한 자식’이니 특별히 잘 대해달라는 엄마도 있다. 자신의 아이를 다치게 한 그 몹쓸 녀석을 찾아내 수업시간에 멱살 잡고 뺨을 때리며 응징하는 아빠도 있다. 담임교사에게는 양해도 구하지 않은 채 말이다.
자신의 아이가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되면 담임교사조차 안중에 없는 부모 밑에서 가정교육 받은 아이들을 학교에서 통제할 수 있을까? 학교에는 ‘법률담당 고문’이 있다. 혹시 생길지 모르는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한 것인데 그만큼 학교의 위상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조용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막무가내로 덤비는 부모들이 하자는 대로 해야만 할 때도 있다. 그 틈바구니에서 아이에게 규칙을 지키고 남에게 피해 주지 말라고 교육시키는 부모는 허탈해진다. 우리 아이가 거친 아이들에게 피해를 당해도 혹시나 싸움이 날까 입도 뻥긋 못할 때도 있다. 자기 자식 귀한 줄만 알고 남의 자식 귀한 줄 모르는 사람들과 맞서기가 싫기 때문이다.
일부 부모들은 담임교사에게 불만이 있으면 해당 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리거나 교장실에 직접 전화를 건다. 윗사람에게 문제를 제기하면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는 세속적인 생각 때문일 것이다. 학부모를 초청해 1년간 교육계획을 듣는 자리에서도 제발 담임교사와 먼저 상의하라는 학교장의 당부를 듣게 된다.
요즘 아이들은 사춘기가 빨리 시작된다. 초등학교 시절에 인성교육을 하지 못하면 중학생이 돼서는 손을 댈 수가 없다. 싫은 말은 참지 못하고 자기 마음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괴물들을 만드는 것은 부모가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