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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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교사의 비극적 죽음까지 파고든 괴담

[What’s what] ‘3선 국회의원 학부모’ 괴담 최초 유포자 게시물 삭제… 교육부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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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입력2023-07-21 17: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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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7월 18일 숨진 교사 A 씨를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1]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7월 18일 숨진 교사 A 씨를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1]

    “지난해보다 10배는 더 힘들다.” “너무 힘들고 괴롭고 지칠 대로 지쳐있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 A 씨가 사망 전 동료 교사에게 한 말과 일기장에 적은 것으로 알려진 문장이다. 7월 18일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된 A 씨는 지난해 3월 임용된 초임교사로, 평소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는 등 고충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7월 21일 ‘서이초 사건에 대한 제보 종합’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인 학급에 뒷자리 학생 이마를 연필로 긋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학생이 있어 고인이 힘들어했다”, “그 학생의 학부모가 A 씨 개인 휴대전화로 수십 통씩 전화를 하고 교무실로 찾아와 ‘교사 자격이 없다’는 발언을 했다”는 동료 교사들의 증언을 전했다. 현재 경찰은 A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A 씨 죽음을 둘러싼 각종 괴담이 퍼지고 있다. A 씨 학급이 극성 학부모로 인해 1학기에만 두 차례 담임이 교체됐다는 것, 그 학부모가 다름 아닌 3선 국회의원이라는 것, 학부모가 대단한 집안이라 언론 보도를 막고 있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모두 사실과 다른 정보지만 A 씨 사망 직후 이 같은 허위 사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방송인 김어준 씨도 괴담에 기름을 끼얹었다. 7월 18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이들 소문을 기정사실화 한 것이다. 그 뒤로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극성 학부모 가족으로 지목돼 각각 “서이초에 다니는 손녀가 없다” “내 딸은 미혼이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사태가 커지자 이 같은 괴담을 최초 유포한 누리꾼 B 씨는 7월 21일 자신이 앞서 인터넷 맘카페에 작성했던 게시물 내용을 삭제했다. “인터넷에 도는 얘기들을 모아 정리해서 올린 건데 이렇게 많이 퍼질 줄 몰랐다”며 “학부모 가족이 국회의원일지도 모른다는 추정 글이 있어서 그걸 올렸던 건데 사실이 아니니 오해 없기를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이런 가짜뉴스 때문에 고인이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던 진짜 이유가 가려지고 만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7월 21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가짜뉴스 유포는 교권 침해로 힘들어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분투하는 대다수 교사들의 노력을 방해하는 짓”이라고 말했다.

    A 씨 유족과 여론은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배경을 철저히 규명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A 씨 외삼촌인 C 씨는 7월 20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젊은 교사가 자기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던 원인이 밝혀져야 한다”며 “교육 현장인 직장에서 생을 마쳤다는 것은 그만큼 알리고자 했던 뭔가가 있었다는 이야기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7월 21일 교육청 앞에는 ‘서이초 진상규명 촉구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근조 화환이 30개 가까이 배송되기도 했다. 교육부는 경찰과 별개로 교육청과 A 씨 사망에 관한 합동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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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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