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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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남경엽 인테리어 전문기업 INC그룹 대표

“‘가심비’ 좋은 인테리어 공사 과정 알려주겠다”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입력2019-02-11 1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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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아파트 본보기집은 별세계 같다. 고급스러운 마감재, 세련된 주방, 빛나는 화장실, 은은한 분위기의 거실과 방 등 우리가 사는 집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어 보인다. ‘죽기 전에 과연 본보기집 같은 집에서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벽지나 바닥, 주방이나 화장실 등 일부만 고쳐 분위기만이라도 바꾸길 꿈꿔본다. 

    문제는 비용이다. 본보기집 엇비슷하게 꾸미려 인테리어업체에 견적을 물어보면 몇천만 원이 훌쩍 넘어간다. 업체마다 부르는 가격도 제각각이다. 직접 인테리어를 해보려 덤벼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테리어를 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삼성물산, 코오롱건설 등 대기업 주택사업부에서 15년간 근무하며 본보기집 내·외부 디자인을 담당했던 인테리어 전문가 남경엽 INC그룹 대표는 “손품을 많이 팔수록 발품을 덜 팔고, 발품을 많이 팔수록 허투루 나가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최소 비용으로 집 안 분위기를 바꾸고, 부동산 가치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대기업에서 15년간 근무하면서 주로 어떤 일을 했나. 

    “원래 인테리어 회사에서 일하다 연세대 실내환경디자인 석사학위를 받고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당시 본보기집 총괄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분양팀에서 본보기집 필지를 구해오면 내·외부 공간, 아파트 크기별 유닛 구성 디자인을 하고 본 공사에 들어갔다. 건설사는 아파트 건설 시 본보기집 샘플대로 내부를 채워 넣기 때문에 본보기집이야말로 해당 건설사의 기술력이 집약돼 있다고 보면 된다.” 



    통상적으로 본보기집에는 착시효과가 들어간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그런가. 

    “본보기집에 배치된 가구는 실제보다 크기가 작다. 안방에 보통 킹사이즈(길이 200cm) 침대가 들어가는데 본보기집에는 160cm, 180cm 침대가 들어간다. 식탁이나 소파 크기도 마찬가지다. 집을 넓어 보이게 하려는 이유도 있지만 방문자의 동선을 확보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또 스포트라이트가 적게는 20개, 많게는 40개 이상 들어간다. 공간을 밝게 하면 넓어 보인다. 본보기집과 실제 현장이 차이 나는 이유다.” 

    본보기집 디자인에도 트렌드가 있는 것 같다. 최근 경향은 어떤가. 


    “크게 클래식, 내추럴, 모던 등 세 가지로 나뉜다. 과거 클래식 스타일이 인기를 끌었는데, 요즘은 건설사가 대부분 무채색 계열의 색상, 최대한 절제된 느낌의 모던 스타일을 선호한다. 본보기집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것인 만큼 일부가 선호하는 북유럽이나 프로방스 스타일로 꾸미기는 어렵다. 클래식 스타일의 경우 원자재 가격이 비싸 건설사들이 꺼리는 경향이 있다. 가령 벽면과 천장의 모서리 부분 몰딩을 클래식 스타일로 하면 굴곡 때문에 비용이 올라간다. 반면 모던 스타일은 몰딩이 단순하거나 없는 경우도 있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소형 아파트가 대형 아파트보다 3.3㎡당 단가가 높다. 인테리어를 비싸게 해도 대형의 경우 분양가를 올려 받기 어렵기 때문에 건설사는 대부분 모던 스타일을 추구한다.”

    15년간 본보기집 내·외부 디자인

    남경엽 INC그룹 대표는 온라인 블로그를 통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막퍼줘 프로젝트’를 진행해 화제가 됐다. 사진은 무료 컨설팅을 해준 집의 인테리어 전후 모습. [사진 제공 · 남경엽]

    남경엽 INC그룹 대표는 온라인 블로그를 통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막퍼줘 프로젝트’를 진행해 화제가 됐다. 사진은 무료 컨설팅을 해준 집의 인테리어 전후 모습. [사진 제공 · 남경엽]

    건설사마다 인테리어 스타일이 다른가.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다. 최근 현대건설에 자문을 해줬는데, 건설사는 대부분 주안점이 ‘원가 절감’에 맞춰져 있다. 물론 저급한 품질로 아파트 격을 떨어뜨릴 수는 없다. 소비자들이 실망하지 않는 범위에서 효과적으로 금액을 낮추려 한다.” 

    개인이 자기 집을 본보기집처럼 꾸미려면 비용이 많이 들 것 같다. 

    “인테리어를 멋지게 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돈을 많이 썼다고 인테리어가 다 잘 나오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통일된 콘셉트와 컬러 밸런스로 자신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 현관은 모던, 거실은 내추럴, 안방은 클래식 등 멋져 보이는 부분만 모아 인테리어를 하는 사례도 있는데, 이 경우 돈을 많이 써도 미관상 좋지 않다. 사람으로 치면 눈, 코, 입 떼놓고 보면 예쁜데 조화가 안 된 것과 마찬가지다. 본보기집은 하나의 통일된 콘셉트로 꾸며져 있다. 이를 유심히 보고 따라만 해도 비용은 줄이고 효과는 높일 수 있다.”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것도 문제다. 비용은 어느 정도로 책정해야 하나.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이 정확한 인테리어 비용을 모른다는 것이다. 인테리어 공사는 크게 외주공사와 직영공사 두 종류로 나뉜다. 전자는 인테리어업체에 일괄 일임하는 것이고, 직영공사는 본인이 하나부터 열까지 공사를 지시하는 것이다. 둘 다 장단점이 있다. 외주를 주면 디자인부터 공사, 보수까지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지만 그 대신 공정 하나마다 인건비와 수수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 반면 직영공사는 마감재까지 일일이 본인이 선택해야 하는 데다 공사현장 역시 책임지고 봐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비용은 외주공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원하는 인테리어 디자인이 있다면 몇몇 외주업체로부터 견적을 받아 가장 낮은 쪽을 선택하면 되는데, 그렇게 해도 직영공사보다는 돈이 더 든다.” 

    그렇다면 일반인이 덤터기를 가장 많이 쓰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외주공사는 기본적으로 간접비가 많이 붙는다. 거실, 주방, 화장실 등 공사를 담당하는 업체가 다르다. 외주공사업체가 총괄 지시하면 의뢰인은 인건비와 수수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 그 값은 외주공사업체가 책정하기 나름이라 덤터기를 쓸 수 있다. 그래서 의뢰인이 마감재 원가, 인건비 시세 같은 정보를 온라인에서 파악한 뒤 직접 업체를 찾아 공사를 진행하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그런 인테리어업체는 어떻게 찾아야 하나. 


    “개인적으로 인테리어업체를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는다. 그런데 인천 송도 인테리어업체를 서울 강남에 사는 사람에게 소개해줄 수는 없다. 아무리 잘나가는 업체라도 지역이 다르면 한계가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아파트에서 인테리어를 가장 많이 한 업체를 고르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수차례 공사를 통해 아파트 배관, 시설, 설비 등을 경험한 업체는 공간을 어떻게 디자인해야 효과적인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보통 이런 업체는 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에 문의하면 소개받을 수 있는데, 견적을 비교해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견적 절반으로 낮추는 것, 누구나 가능”

    남경엽 INC그룹 대표는 대기업 건설사에서 15년간 본보기집 디자인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 회사를 설립해 사회 공헌을 모색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남경엽 INC그룹 대표는 대기업 건설사에서 15년간 본보기집 디자인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 회사를 설립해 사회 공헌을 모색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남 대표는 현재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막퍼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테리어를 하려는 의뢰인이 업체에서 견적을 받아오면 직영공사를 코치해주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컨설팅해준다. 지금까지 7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1700만 원짜리 견적을 500만 원대로 줄여 화제가 됐다. 그런 사례를 모아 지난해 11월 ‘집값 높여도 잘 팔리는 부동산 인테리어’를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직영공사 한 번만 해보면 그다음부터는 업체를 본인이 조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막퍼줘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2017년 1월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고민하다 홍보의 일환으로 블로그를 통해 ‘막퍼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신청자를 받아 무료로 컨설팅을 해줬는데, 제대로 인테리어를 공부하고 현장까지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 진행했다. 4호, 7호 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둘 다 전용면적 70㎡대로, 4호 집은 집주인이 공매로 낙찰받은 뒤 임대를 위해 공사비 700만 원가량을 들여 인테리어를 새로 했다. 공사 도중 옆집 세입자와 임대 계약을 체결해 1석2조 효과를 누렸다. 7호 집은 집주인이 원래 4000만 원대 견적을 받았는데 직영공사로 절반 값에 인테리어를 바꿨다. 숙제를 많이 내주는 통에 집주인이 링거까지 맞으며 공사를 진행했지만, 결국 비용을 낮췄고 본인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인테리어 공사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공간은 어디인가. 

    “주방이다. 가정집은 크게 현관, 거실, 주방, 화장실, 안방, 작은방 등 6개로 나뉜다. 이 가운데 주방에 들어가는 마감재와 오브제가 가장 많다. 그만큼 컬러도 많이 들어간다. 주방 디자인을 먼저 짜면 나머지 공간은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주방과 연결된 거실, 복도, 현관에 통일성을 주고 안방과 작은방들은 바닥과 벽지 컬러만 잘 맞춰 연출하면 된다.” 

    인테리어 회사를 설립한 지 2년 차에 접어드는데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지금 운영하는 회사는 사회적기업의 성격이 강하다. 건설사에서 15년 동안 근무하면서 부동산 투자로 수익을 거둬 사회에 공헌하는 꿈을 가지게 됐다. 서울 시내에도 독거노인, 취약계층 등이 거주하는 곳이 많다.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탈바꿈할 예정인데 셰어하우스 등 임대주택 설립에 회사 차원에서 기여할 계획이다. 현재 송파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육성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주간동아’에 연재할 계획인데 어떤 내용이 주가 될 예정인가. 

    “쉽게 말하면 인테리어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 더 나아가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비) 좋게 하는 법에 대해 알려주고자 한다. 무엇보다 외주공사가 아닌 직영공사의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대중에게 알리고 싶다. 정보가 많을수록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분이 도움을 얻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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