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두 콧구멍은 서로 똑같이 냄새를 맡을까, 아니면 콧구멍마다 각기 다르게 맡을까.

미 스탠퍼드대학의 노암 소벨이 이끄는 연구진은 과학잡지 네이처 11월호에 이에 대한 대답을 내놓았다. ‘콧구멍은 각각 다르게 냄새를 맡는다’는 것.

연구진은 20명의 실험 대상자를 선정해 한번은 오른쪽 콧구멍으로만 한 물질의 냄새를 맡게 하고 또 한번은 왼쪽 콧구멍으로만 냄새를 맡게 했다. 실험 결과는 두 콧구멍이 똑같은 냄새를 맡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었다. 실험 대상자 20명 가운데 17명이 어느 콧구멍으로 냄새를 맡았는지에 따라 냄새가 달랐다고 대답했던 것이다.

연구진은 또 각각의 콧구멍에 냄새나는 기체의 속도를 다르게 흘려보내 냄새를 맡도록 했다. 기류의 속도와 후각과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여덟 개의 물질(기체)을 각각 다른 콧구멍의 후각에 쏘여본 결과, 후각은 기류의 속도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냄새를 풍기는 기체가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지, 느린 속도로 지나가는지에 따라 인간은 냄새를 다르게 맡는다는 것이다.

주간동아 210호 (p9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