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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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클라우드 앞세운 구글, 애플 제치고 ‘AI 강자’로 부상

AI 인프라부터 수익 나는 서비스까지 모두 갖춰… 시가총액 순위 애플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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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입력2026-01-1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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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가 구글에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내준 애플을 표현해달라고 하자 제미나이가 만든 그림.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기자가 구글에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내준 애플을 표현해달라고 하자 제미나이가 만든 그림.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안드로이드는 애플 아이디어를 도둑질한 제품이다. 필요하다면 핵전쟁도 불사할 것이다.”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생전 구글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에 강한 분노를 드러내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해진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애플 이사회 이사로 활동하던 에릭 슈밋 당시 구글 회장이 안드로이드 OS를 공개한 뒤 두 사람 관계는 급격히 멀어졌다. 잡스 사후 15년이 흐른 지금, 혁신 아이콘이던 애플은 구글 모회사 알파벳에 시총 2위 자리를 내줬다. 애플은 1월 12일(이하 현지 시간) 생성형 인공지능(AI) 핵심 파트너로 구글을 낙점했다. AI 경쟁에서 뒤처지며 전략을 수정한 애플과 기술력으로 신뢰를 되찾은 구글의 위상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가로 드러난 격차

    애플과 구글의 시총 순위가 7년 만에 바뀐 1월 7일 알파벳은 뉴욕증시에서 주당 321.98달러(약 47만 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시총은 3조8800억 달러(약 5710조9700억 원)로, 3조8500억 달러에 그친 애플을 앞질렀다. 이후에도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알파벳은 장중 시총 4조 달러(약 5887조6000억 원)를 돌파하며 ‘4조 달러 클럽’에도 이름을 올렸다(표 참조). 이 클럽에 진입했던 기업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 이어 알파벳이 4번째다.

    반면 애플 주가는 지난해 12월부터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12월 3일 284.15달러(약 41만 원)였던 주가는 1월 9일 261.05달러까지 밀렸다. 월가 투자은행(IB) 레이먼드제임스는 1월 초 애플 투자 등급을 하향 조정하며 올해 투자자들이 의미 있는 수익을 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시장조사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알파벳과 애플의 시총 순위 역전을 두고 AI 시대 주도권 교체를 알리는 신호라고 1월 7일 짚었다.

    애플의 부진 배경으로는 AI 경쟁에서 성과 부족이 꼽힌다. 아이폰과 서비스 전반에 AI를 어떻게 녹여낼지 명확한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애플은 2024년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고, 음성비서 시리에 AI 기능을 탑재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 기대를 충족하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아이폰의 매출 성장 둔화도 부담 요인이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연간 매출 증가율은 현재 10% 미만에 머물고 있다”며 “아이폰이 불티나게 팔리던 2010년 전후엔 매출 성장률이 70%에 달했지만, 지난 10년간 마이너스 성장이 3차례 있었고 지난해 성장률도 약 8%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투자 압박도 애플 주가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2월 미국 내 재투자 금액으로 약 6000억 달러(약 883조2000억 원)를 제시했다. 관세 면제 기대라는 긍정적 요인도 있지만, 자본 총액이 약 740억 달러(약 108조9000억 원) 수준인 애플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잖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이는 주주환원 여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애플 투자의 핵심 매력이던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제미나이 품은 애플

    결국 애플은 1월 12일 구글과 협력에 나섰다. 구글의 제미나이와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차세대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아이폰과 맥 등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구축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애플은 “신중한 평가 끝에 구글 AI 기술이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을 위한 가장 유능한 기반을 제공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11월 양사가 연간 10억 달러(약 1조5000억 원) 규모 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구글은 제미나이3 출시 이후 AI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월 11일엔 미국 대형 유통 기업 월마트와 손잡고 AI 쇼핑 서비스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AI가 소비자 취향과 가격 조건을 분석해 최적의 상품을 몇 초 안에 추천하는 서비스다. 삼성전자와는 제미나이 기반 스마트폰 생산량을 올해 8억 대로 확대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선 제미나이를 적용한 AI 냉장고를 공개했다.

    월가에서는 구글을 AI 칩, 데이터센터 인프라, LLM을 모두 갖춘 드문 ‘AI 풀스택 기업’으로 평가한다. 모델 개발에 그치지 않고 이를 대규모 서비스와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는 게 강점이다. 미국 IB 캔터피츠제럴드의 디팍 마티바난 애널리스트는 1월 8일 “(구글은) AI 자산 활용이 확대될수록 폭넓은 사업 포트폴리오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알파벳 주가 급등에 ‘서학개미’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서학개미는 알파벳 주식을 19억 달러(약 2조800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엔비디아와 테슬라를 제치고 순매수 1위에 올랐다. 진 먼스터 미국 딥워터자산운용 이사는 “올해 M7(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스·아마존닷컴·알파벳·테슬라) 중 알파벳이 가장 선전할 것”이라며 “사용자 증가 속도도 챗GPT보다 빠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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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채원 기자

    윤채원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윤채원 기자입니다. 눈 크게 뜨고 발로 뛰면서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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