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의 데클런 라이스. 뉴시스
1억 파운드 ‘오버페이’ 논란 불식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유스 출신인 라이스는 어린 시절부터 팀 주장을 맡아 리더십과 실력을 검증받았다. 2023∼2024시즌을 앞두고 클럽 레코드인 1억500만 파운드(약 2085억5500만 원) 이적료로 아스널 유니폼을 입었을 때만 해도 ‘오버페이’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라이스는 입단 첫 시즌 주변의 우려를 불식했고, 아스널 합류 3년 차에 접어든 2025∼2026시즌 대체 불가능한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라이스는 188㎝의 건장한 피지컬을 토대로 한 강력한 대인 마크 능력과 정교한 태클, 무엇보다 흐름을 읽는 탁월한 축구 지능을 소유한 선수다. 기존에는 수비 역할에 치중했으나 아스널 합류 후에는 공을 직접 운반하는 전진 드리블 능력과 키패스 능력까지 만개했다. 현대 축구가 요구하는 ‘6번’(수비형 미드필더)과 ‘8번’(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하이브리드형 미드필더로 진화한 것이다. 이 같은 역량 덕에 그는 아스널 전술의 시작이자 끝으로 불린다.
이번 시즌 스탯을 보면 라이스가 왜 오늘날 세계 최고 미드필더인지 알 수 있다. 수비 지표뿐 아니라 공격 기여도에서도 커리어 하이라고 할 만한 페이스를 보인다. EPL이 21라운드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라이스는 총 20경기 1699분을 소화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애스턴 빌라전만 부상으로 결장했다. EPL에서 공격 포인트는 4골 3도움(전체 대회 기준 4골 6도움)에 패스 성공률 90%, 드리블 성공률 78%를 기록 중이다. 경기당 인터셉트 2.1회로 EPL 미드필더 중 선두를 달리고 있고, 경기당 볼 리커버리는 8.5회에 달해 리그 전체 1위다.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966년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올해 잉글랜드는 라이스와 주드 벨링엄, 필 포든 등 핵심 자원을 앞세워 60년 만에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GETTYIMAGES
이번 시즌 라이스의 플레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전진성’이다. 패스 성공률 90%라는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안전한 백패스에 머무르지 않는다. 라이스는 수비 진영에서 공을 잡았을 때 상대 압박을 벗겨내고 파이널 서드(공격 지역)로 공을 직접 운반한다. 때로는 좌우 윙어에게 한번에 연결하는 롱패스로 공격 템포를 조절하기도 한다. 공격 포인트 4골 6도움은 그가 세트피스 헤더 능력뿐 아니라, 중거리 슈팅과 침투 패스 능력까지 갖췄음을 시사한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빡빡한 일정 속에서 라이스는 리그 20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지치지 않는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로테이션이 잦은 현대 축구에서 필드 플레이어, 심지어 활동량이 가장 많은 미드필더가 경기 대부분에 선발 출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철저한 자기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기술과 전술을 떠나서 라이스가 아스널에 끼치는 가장 큰 영향력은 ‘멘탈리티’다. 팀이 흔들릴 때마다 동료들을 독려하고 중요한 순간 직접 해결사로 나서는 라이스식 리더십이다. 아르테타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라이스는 라커룸 온도 자체를 바꾸는 선수다. 그가 있으면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극찬했다. 아스널이 한때의 유약한 이미지를 벗고 ‘지는 법을 모르는 팀’으로 변모한 데는 라이스의 투쟁심이 큰 몫을 했다.
잉글랜드 월드컵 우승 관건 ‘라이스의 컨디션’
이제 축구계는 6월 개막하는 2026 북중미월드컵에서 라이스가 얼마나 활약할지 기대하고 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도 라이스는 대체할 수 없는 핵심 자원이다.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 등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화려한 자원들이 마음 놓고 공격에 전념하도록 뒤를 받쳐주는 핵심 역할은 온전히 라이스 몫이다. 전문가들은 잉글랜드를 이번 월드컵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는다. 동시에 잉글랜드가 월드컵 트로피를 거머쥐는 데 라이스의 컨디션이 관건이라고 전망한다. 라이스가 월드컵 무대에서 중원을 장악한다면 잉글랜드가 1966년 이후 60년 만에 월드컵 우승 기록을 추가할 수도 있다.명실상부 월드 클래스인 라이스는 아스널의 22년 만 EPL 우승과 잉글랜드의 월드컵 제패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남은 시즌 그가 보여줄 퍼포먼스에 세계 축구 팬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