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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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안정’ 국내 투자 매력도 높여야 가능하다

정책 신뢰 쌓고 원화 자산 유입 지원 병행해야

  •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입력2026-01-15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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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말 1500원 선을 위협하던 원/달러 환율은 정책당국의 조치로 1430원 선까지 내려왔다(그래프 참조). 하지만 추가 하락이 제한되면서 여전히 불안정한 국면에 놓여 있다. 글로벌 달러화가 완만한 약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도 원/달러 환율 하락이 쉽지 않은 데는 단기적인 대외 여건보다 국내 외환 수급 구조와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한국인의 해외투자 확대는 원/달러 환율 하방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연기금과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해외 주식·채권 투자가 확대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자산배분의 효율성과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외환시장 관점에서는 상시적인 달러 수요를 발생시켜 원화 약세 압력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달러 약세 국면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 고착되는 현상을 반복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기대와 심리에 의해 움직이는 외환시장

    이러한 구조적 요인 위에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더해지면서 외환시장의 하방 경직성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외환시장은 실제 수급 못지않게 기대와 심리로 움직이는 특성이 강하다. 시장 참여자는 환율 급등을 경험하면 이를 새로운 기준점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다시 환율 하락을 지연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적 과제는 환율 수준 자체를 단기적으로 낮추는 것보다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를 완화하고 이를 전환하는 데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최근 정부와 정책당국의 대응은 일정 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난해 말 한국은행과 국민연금 간 650억 달러(약 94조2000억 원) 한도의 통화스와프 계약이 2026년 말까지 연장되고, 국민연금의 한시적 전략적 환헤지 조치(최대 10%) 역시 동일한 시점까지 연장됐다. 이는 정책당국이 외환 수급 불균형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과 의지를 갖고 있음을 외환시장 참여자들에게 명확히 보여주는 조치로 해석된다.

    더 나아가 지난해 12월 중순에는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 보건복지부, 한국은행, 국민연금이 참여하는 범정부 협의체가 가동되면서 외환 수급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공동 대응체계가 강화됐다. 외환시장 안정성 제고를 위한 외환건전성 제도의 탄력적 조정 방안도 발표되면서 금융회사 대상의 외화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부담 완화, 외국환은행 선물환 포지션 규제 완화 등 시장 안정 장치가 단계적으로 보완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 환경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고점을 형성한 후 점진적인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정책당국의 실개입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과 함께 환율 급등 시 대응 여력이 충분하다는 인식이 확산할 경우 환율의 상방 탄력은 이전보다 제한될 수 있다.

    외환시장을 안정화하려면 원화 수요를 높일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GETTYIMAGES

    외환시장을 안정화하려면 원화 수요를 높일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GETTYIMAGES

    구조적 변화 뒷받침되지 않으면 1400원대 고착화 

    여기에 더해 단기적인 환율 하락 요인도 점차 가시화될 것이다. 국내 증시가 반등 흐름을 이어간다면 외국인 주식 자금 유입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원화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가 회복되는 국면에서 한국 증시의 상대적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입은 환율 하방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4월로 예정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앞두고 채권시장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단기적인 환율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외 여건 측면에서도 금융시장은 미국이 올해 상반기 최소 한 차례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 정책 전환 시점과는 별개로 이러한 기대가 유지되는 한, 달러화는 급격한 강세보다 완만한 약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원/달러 환율의 추가적인 상방 압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을 종합할 때 상반기 초반에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내외 수준으로 점진적인 하향 안정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는 구조적인 원화 강세 전환이라기보다 정책 대응과 단기 수급 요인이 맞물린 제한적인 안정 국면이라고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좀 더 의미 있는 환율 하락 전환을 위해서는 국내 자산의 투자 매력도를 제고하고 원화 자산으로의 자금 유입을 구조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외환시장 안정은 단기 처방이 아니라, 자본 흐름 방향을 변화시키는 중장기 전략과 맞물릴 때 지속가능할 수 있다. 결국 올해 원/달러 환율의 중기 경로는 글로벌 달러 흐름 자체보다 정책 신뢰의 축적과 국내 자산에 대한 신뢰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서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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