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월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5차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로 확정된 뒤 두손을 들어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5월 3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종 선출된 가운데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렇게 분석했다.
“국민의힘, 尹과 결별 못해”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3차 경선 결과 김문수 후보가 총 득표율 56.53%로 한동훈 후보(43.47%)를 꺾고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김 후보는 5월 1∼2일 실시된 당원 선거인단 투표(50%)와 국민 여론조사(50%)에서 각각 61.25%, 51.81%를 얻어 한 후보(38.75%, 48.19%)를 모두 앞질렀다.이 같은 결과는 보수 주자로서 선명성을 드러낸 김 후보에게 국민의힘 당심과 지지층의 민심이 모두 쏠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3차 경선 투표에는 국민의힘 당원 선거인단 76만4853명 중 40만2481명이 참여해 투표율 56.62%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국민 여론조사는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정치 전문가들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에 대해“국민의힘 당원은 물론 지지층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결별하지 못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김 후보가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모두에서 이겼는데, 당원 뿐 아니라 지지자들의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정서가 크게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국민의힘이 이번 조기 대선에서 ‘탄핵 아젠다’에 갇히게 될 공산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정치학 박사)는 “최근 대법원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상고심에서 유죄 취지 파기 환송을 하면서 중도층이 국민의힘 지지로 선회할 여지가 생겼지만, 중도 확장성이 부족한 김 후보가 선출되면서 국민의힘이 중도층을 껴안기 힘들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확정됨에 따라 이제 관심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이재명 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라면 어떤 세력과도 강력한 연대를 구축하겠다”며 이른바 ‘반(反) 이재명 결집’ 의지를 재확인했다. 대선 후보 선출 직후 기자들을 만나 한 전 총리와의 소통 계획과 단일화 방안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 전 총리에게서 축하 전화를 받았으며 앞으로 자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전 총리가 조금 전 저에게 전화도 했다”며 “앞으로 (한 전 총리와) 자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도 ‘반 이재명 빅텐트론’과 함께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강조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5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현재 대선 투표일까지 한 달밖에 남지 않은 만큼 김문수-한덕수 후보 단일화의 핵심은 ‘타이밍’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1차 단일화 시한으로 5월 7일이 거론된다. 대선 공보물 발주 마감일인 이날 후보 단일화를 매듭지어 정치적 효과를 끌어 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5월 7일 이전 단일화가 불발될 경우 마지노선은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5월 11일이 꼽힌다. 이 시점이 지나면 한 전 총리가 국민의힘에 입당해 김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하더라도 원내 2당에 주어지는 ‘기호 2번’은 놓치게 된다.
당심·민심 지지 확인 김문수, 셈법 달라지나
단일화의 구체적 방안으로는 크게 한 전 총리의 선(先) 국민의힘 입당-후(後)단일화와, 선단일화-후입당이 제기된다. 전자는 한 전 총리가 이렇다 할 정치 경험이나 선거운동을 독자적으로 치를 조직과 자금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일단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게 유리하다는 시각이다.반면 후보를 합치는 시너지 효과를 키우려면 한 전 총리가 무소속 후보로 뛰며 민심을 모으고 단일화 이후 입당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최창렬 교수는 “한 전 총리가 국민의힘에 곧장 입당해 후보 단일화에 나서는 것은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선출 절차를 유명무실하게 하는 것으로, 국민에 대해서도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며 “그런 점에서 한 전 총리가 제3지대에서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한 후 입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 후보와 한 전 총리의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그 파급력은 어느 정도일까. 이에 대해 이준한 교수는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 환송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자들을 모두 결집시킬 것이므로 두 당에 유불리를 따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김 후보와 한 전 총리가 단일화를 통해 이 후보를 상대하려면 이낙연 전 총리,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 등이 모두 가세한 대형 이벤트로서 단일화에 성공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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