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오른쪽)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3월 8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3·8 세계 여성의 날 행사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생방송 TV 토론은 후보가 각종 정책 현안과 관련해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를 유권자에게 보여준다. 정해진 질문에 따라 준비한 답변을 읽는 형식이 아닌,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이 포함될 경우 후보의 ‘민낯’이 여과 없이 드러날 수 있다. 유권자 처지에선 후보의 진짜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셈이다.
오 후보와 안 후보는 각각 당내 경선과 제3지대 단일화 과정에서 TV 토론에 참석해 실전 감각을 익혔다. 두 후보는 TV 토론에서 경쟁 후보들과 설전을 펼쳐왔지만 별다른 말실수를 하지 않았다.
결정적 말실수 범한 쓰라린 경험
두 후보는 앞서 결정적 말실수를 범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오 후보는 2월 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북한 원자력발전소 건설 추진 문건 제목에 포함된 ‘v’를 ‘VIP(대통령)’의 약어라고 해석해 도마에 올랐다. 곧장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들이 비판을 쏟아냈고 누리꾼 사이에서도 조롱이 이어졌다. 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버전(version)으로 보는 게 맞는다는 의견들을 많이 받았다. 그 부분은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진화에 나섰다.안 후보도 2017년 19대 대선 때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제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입니까” 등 공격적 질문을 던지면서 ‘MB 아바타’라는 이미지를 덮어쓰는 실수를 범했다. 자신을 향한 네거티브 공세를 스스로 얘기함으로써 비호감도가 상승하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안 후보에게는 이후 TV 토론에 약하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따라붙었다.
안 후보는 3월 1일 제3지대 단일화 승리 직후 “토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과 정직성”이라며 “말 잘하는 해설사보다 일 잘하는 해결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도 “유권자는 후보의 마음가짐을 본다”며 “속에 있는 마음을 털어놓고 서울시 비전 등 유권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TV 토론에서 후보가 실수할 경우 후보에게 부정적 잔상이 남는다”며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실수를 줄이는 것이 후보들 입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