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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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의 ‘한 주간의 여론전’

안심번호? 새 인물에겐 ‘그림의 떡’

‘정당·언론 공표用 조사만’ 사용 가능… 지역구 세분화된 지방선거에선 제한 풀어야

  • | 서던포스트 대표 wsjung@southernpost.co.kr

    입력2018-03-06 10:3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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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출마 예상자들의 여론조사 결과도 하나 둘 신문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지방선거와 함께 서울 노원병, 송파을, 울산 북구, 전남 영암·무안·신안 등에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재보선)도 치른다. 또 국회의원이 하급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고 2심이나 대법원 판결을 앞둔 지역도 여러 곳이다. 현역 국회의원들이 지방선거에 출마하면 실제 재보선 지역은 10여 곳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니 총선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론조사가 대중으로부터 가장 관심을 받는 시기도 선거철이다. 당내 경선 및 본선 당락 여부, 후보자의 취약 지역 등 데이터가 쏟아내는 분석은 유권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여론조사를 하는 필자로서는 ‘바쁘냐’는 인사를 제일 많이 듣는 때이기도 하다. 

    선거 여론조사 외에도 기관별 고객만족도조사, 민간기업 마케팅조사, 산업별 실태조사 등 여론조사는 많다. 선거 여론조사 규모는 전체 여론조사시장에서 5% 미만이다. 따라서 관련 시장에서 선거 여론조사의 비중은 미미하다. 

    그럼에도 선거 여론조사가 ‘여론조사의 꽃’으로 불리는 것은 조사 결과가 실젯값과 바로 비교되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와 실젯값이 잘 맞으면 해당 업체는 이를 근거로 다른 조사 영역에서도 ‘조사의 정확성’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맞춤 공약’과 선거전략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는 2월 19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적용될 광역의원 정수 및 선거구 문제 등을 재논의했다. [동아DB]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는 2월 19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적용될 광역의원 정수 및 선거구 문제 등을 재논의했다. [동아DB]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과 출마 예정자들은 선거전에 뛰어들고자 여론조사 기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공 지지율을 바탕으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독식할지 여부와 함께 ‘보수 궤멸’을 주장하며 ‘보수 살리기’에 분주한 자유한국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어느 정도 표에 반영될지, 아니면 통합한 바른미래당이 새로운 세력으로 부상할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철이 되면 어느 정당이든 새 인물의 등장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높아진다. 정치 신인이나 새 인물은 해당 지역의 주요 이슈와 지지·반대계층, 선거전략 등의 정보가 현역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에 비해 부족한 게 사실이다. ‘현역 프리미엄’의 벽은 그만큼 견고하다. 그래서 정치 신인들은 지역민을 대상으로 여러 여론조사를 하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지역을 이해한 뒤 맞춤형 공약과 선거전략을 수립한다. 

    지방선거는 대선과 달리 지역구 범위가 매우 세분화돼 있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 지방선거에서는 무작위 번호 추출을 통한 무선전화(휴대전화) 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무선전화는 유선전화처럼 지역별 번호가 없기 때문이다. 가능하다는 업체가 일부 있긴 하지만, 엄밀히 말해 그런 방식은 무작위 추출이 아니며 조사 과정상 문제점이 발견되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재나 벌금을 부과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는 지난해 2월 무선전화를 활용하기 위한 ‘안심번호’ 활용 제도를 제시했다. 이동통신 3사가 보유하고 있는 전화번호를 이용자의 휴대전화번호나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일회용 가상번호로 변환해 제공하는 것으로, 가상번호로 전화를 걸면 실제 번호로 연결된다. 

    이동통신사는 휴대전화번호 외에도 고객의 성별·연령·거주지 등 여러 개인정보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선거 여론조사에 활용할 최상의 표집 틀임에는 분명하다. 이동통신사는 유권자의 성별·연령·지역 등을 포함한 안심번호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넘기고, 선관위는 공직선거관리규칙 제25조의 7에 따라 여론조사 기관에 제공한다. 유선전화번호 등재율, 낮은 응답률, 시민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할 때 유선전화만을 이용한 조사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확하고 과학적인 여론조사를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

    개별 후보 활용 제한

    그런데 이러한 개인정보를 정당이나 언론에 공표하는 여론조사에서만 이용 가능하게 하고, 개별 후보가 활용하는 데는 제한을 둬 문제가 생겼다. 전화조사 난립에 따른 시민의 불편함을 고려한 조치지만, 무선전화번호 활용을 막는다고 여론조사를 안 하는 것도 아니고, 무선전화를 이용한 여론조사에 대해 개개인의 거절 방법(수신 거부 요청)도 마련돼 있는 만큼 활용 범위를 제한한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결정이라는 지적이다. 유선전화로만 조사할 경우 후보자들은 접촉이 어려운 계층의 정책 수요를 어떻게 점검하고 이를 공약에 반영할지도 의문이다. 또한 유권자가 휴대전화를 여러 대 가진 경우 안심번호 추출 시 명의자에 대한 ‘필터링’이 안 돼 두 번 이상 여론조사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공정성 문제도 있어 보인다. 

    선거철만 되면 지방자치단체에서 새로운 정치 신인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기초·광역의원들이 국회의원이 되고, 시장과 도지사가 행정경험을 통해 중앙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정치인으로 커나갈 때 진정한 의미의 풀뿌리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과정으로 가기 위한 첫 번째 발걸음, 즉 여론 수렴을 통한 선거전략 수립의 기회를 정치 신인에게서 앗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직 지방선거까지는 시간이 남았으니 정치인의 책임 있는 노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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