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사무총장에 발탁된 유병호 감사연구원장. [동아DB]
유 원장은 경남 합천 출신으로 진주 대아고‧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동 대학원 정책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이듬해 공직에 입문했고 1997년 이후 감사원에서 줄곧 감사업무를 맡아왔다. 감사원 재정경제감사국 과장, 국방감사국장, 공공기관감사국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유 원장은 감사원 안팎에서 ‘원칙주의자’로 평가받는다. 2019년 ‘서울교통공사 고용 세습 비리’를 밝혀 여권 유력 대선주자이던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주의 처분을 내렸다. 해당 사안은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정규직 전환에 대한 사전 정보를 이용해 친인척을 위탁 업체에 부당 취업시킨 사건이다. 유 원장은 이와 관련해 서울교통공사 사장 해임도 요구했다.
월성 원전 1호기 감사에서도 유 원장의 뚝심이 돋보였다는 평이 많다.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관련 혐의를 부인하며 공문서 수백 건을 삭제한 상황이었다. 피감기관 및 여권의 반발로 감사가 2차례 법정 기한을 넘기자 2020년 4월 20일 최재형 감사원장이 유 원장을 공공기관감사국장에 임명하며 돌파구를 모색했다. 유 국장은 그해 10월 20일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이 무리하게 이뤄졌다고 감사를 결론내리며 산업부 담당 국장 등에 대해 중징계 처분을 요구했다. 포렌식으로 산업부 공무원들이 삭제한 자료를 복구해 검찰로도 이첩했다. 결국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등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돼 6월 7일 첫 공판을 받았다.
최재형과 함께 민주당에 집중 타깃
유 국장이 피감기관과 여권의 저항을 뚫고 원칙대로 감사를 진행할 수 있던 배경에는 ‘원칙’을 강조한 최재형 당시 감사원장의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 원장은 임기 중 “정치인들이 정치하듯 우리는 감사관으로서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감사원과 나라를 위한 길”이라 말하며 주변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원칙주의 행보로 정권의 눈 밖에 난 두 사람은 잇달아 직에서 물러난다. 최재형 의원은 2021년 6월 28일 먼저 감사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윤 국장은 올해 1월 감사 부서에서 배제돼 감사연구원장으로 인사조치 됐는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에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유 원장은 2020년 7월 최 원장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여당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유 국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 분과 전문위원에 임명돼 국정 비전 설계에 참여했고, 연이어 감사원 2인자로 복귀했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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