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제40회 세계기능올림픽대회에서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요리 부문 금메달을 따낸 박성훈(19) 씨. 그의 우승은 요리 부문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얻은 결과라 의미가 남다르다.
33개국이 참가한 요리 부문에서 박씨는 메인, 디저트, 미니어처 디저트, 핑거푸드(손가락으로 집어먹는 음식), 생선 전채요리 등 모두 6단계 심사에서 순발력과 독특한 창의력을 발휘해 압도적인 점수를 받았다.
“첫날 마지막 세 번째 과제 때는 너무 힘들어 눈이 감길 정도였어요. 8시간30분 동안 쉬지 않고 서 있다 보니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더라고요. 미니어처 디저트를 10개씩 3종류를 만들 때는 세심한 부분 처리가 잘 안 돼 끝까지 조마조마했어요.”
다행히 집중력을 회복한 박씨는 당일 식재료를 공개하는 미스터리 바스켓 심사에서 영계로 포를 뜬 뒤 빵, 구운 마늘, 허브 등을 채워 말아낸 닭요리를 선보여 심사위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아시아에서 온 젊은 요리사가 선전(善戰)을 거듭하자 유럽 선수들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프랑스 선수는 면전에서 인사도 안 받더라고요. 영어로 말해 그런가 싶어 ‘봉주르’라고 다시 인사해도 안 받는 거예요. 오기가 나서 그의 팔목을 잡고 눈을 똑바로 보면서 또 인사를 했죠.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으면 저럴까 싶더라고요.”
5년간 준비해온 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박씨의 다음 목표는 현재 인턴으로 근무 중인 롯데호텔 내 피에르 가니에르 레스토랑에서 식재료 활용 등 자신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것. 한 번 대회에 나가면 재출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당장은 감각을 잃지 않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데 매달려야 한다.
“세계적인 셰프는 문화 차이까지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것은 다양한 경험에서 나온다고 믿어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셰프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