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6호선 상수역. 고소한 마늘빵 냄새가 역사에 가득하다. 냄새를 쫓아 빵집으로 가면 가격표가 눈에 띈다. 단팥크림빵 1000원, 모카번 1000원, 갈릭토스트 1000원…. ‘오늘 구운빵 모두 1000원’이라는 안내판이 벽에 붙어 있다. 고물가 시대에도 ‘착한’ 가격을 지키는 이곳은 ‘천 원 빵집’으로 불린다. 저렴한 가격과 합리적인 품질로 학원에 가기 전 간단히 한 끼를 때우려는 학생, 바쁜 출근길 급하게 아침을 챙기려는 직장인의 발길을 붙잡는다. 지갑 사정이 빠듯한 사람들의 가성비 좋은 한 끼로 입소문을 탄 이 빵집은 서울에만 160여 개 판매점이 있다. 천 원 빵 사업을 총괄하는 더파네 부산영남지역 김태희 대표(51)를 전화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천 원 빵은 가격이 저렴해 ‘싸구려’가 아니냐는 의심을 종종 받는다. 김 대표는 “가격이 싸도 품질을 타협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더파네는 신선한 우유와 달걀, 고품질 마가린을 넣어 빵을 만든다. 유통기한을 억지로 늘리려고 방부제를 넣지도 않는다. 김 대표의 공장에서 생산되는 천 원 빵이 인기를 얻자 비슷비슷한 가게가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그는 “우리 빵은 유명 빵집에서 파는 1600~1700원대 빵과 비교해 재료 수준 차이가 없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의 자부심은 단골손님 후기로도 뒷받침된다. 20대 김모 씨는 출근길에 천 원 빵을 종종 사 먹는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아침 메뉴는 소보로빵과 단팥빵이다. 김 씨는 “처음엔 천 원이라고 해서 반신반의하며 샀는데 이제는 일주일에 두어 번은 꼭 사 먹는다”며 “지하철을 타기 전 얼른 빵을 사고 커피를 테이크아웃하면 3000원 정도로 아침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자도 1000원짜리 카스텔라를 구매해봤다. 투명색 비닐을 벗기니 달콤한 냄새가 풍겼다. 빵 시트도 퍽퍽하지 않았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서 파는 2000원대 카스텔라에 견줘도 손색없는 맛이었다.
천 원 빵을 찾는 주요 고객층은 10대 학생부터 70대 노인까지 다양하다. 김 대표는 천 원 빵이 젊은 세대에게까지 인기를 얻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더파네에서 주로 만드는 단팥빵, 상투과자, 크림카스텔라 등은 장노년층이 젊은 시절에 먹던 ‘옛날 빵’이다. 고전적인 빵을 요즘 중고교생들이 찾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 김 대표는 유행이 한 바퀴 돌아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고물가 시대에 10대부터 30대 젊은 층까지 값싼 옛날 빵을 자주 먹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팍팍한 지갑 사정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와 전화 인터뷰는 밤 10시부터 진행됐다. 퇴근한 지 30분도 안 됐다는 그에게 가장 뿌듯한 순간을 묻자 그는 잠시 망설였다. 사실 하루 종일 빵 냄새를 맡으며 일하다 보면 빵이 너무 지겨워진다는 것이었다. 그런 그가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은 빵이 맛있다는 칭찬이다.
누군가의 바쁜 일상에 천 원 빵이 소소한 기쁨이 된다는 얘기를 들으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앞으로 그의 목표는 고품질의 빵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크림소보로 같은 달달한 빵이 주요 상품이지만, 소시지를 넣은 식사대용빵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공장 규모가 더 커져 다양한 빵을 만들어도 천 원 빵은 계속 만들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12월 18일 오후 2시에 갓 나온 더파네의 천 원 빵. [더파네 제공]
좋은 재료 고집하며 싸게 판매
천 원 빵 역사는 2023년에 시작됐다. 그 전에는 1200~1300원에 팔던 단과자(설탕, 유지, 달걀 등을 식빵 배합 비율보다 많이 써서 만든 빵)류를 코로나19 사태 시기에 모두 1000원으로 내리면서 입소문을 탔다.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졌는데 빵 가격이 오르면 사는 사람이 더 없으리라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었다. 그러자 구매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모든 빵을 손으로 만들어야 하는 공장에 하루 물량 3만 개가 몰리기도 했다.
천 원 빵은 가격이 저렴해 ‘싸구려’가 아니냐는 의심을 종종 받는다. 김 대표는 “가격이 싸도 품질을 타협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더파네는 신선한 우유와 달걀, 고품질 마가린을 넣어 빵을 만든다. 유통기한을 억지로 늘리려고 방부제를 넣지도 않는다. 김 대표의 공장에서 생산되는 천 원 빵이 인기를 얻자 비슷비슷한 가게가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그는 “우리 빵은 유명 빵집에서 파는 1600~1700원대 빵과 비교해 재료 수준 차이가 없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의 자부심은 단골손님 후기로도 뒷받침된다. 20대 김모 씨는 출근길에 천 원 빵을 종종 사 먹는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아침 메뉴는 소보로빵과 단팥빵이다. 김 씨는 “처음엔 천 원이라고 해서 반신반의하며 샀는데 이제는 일주일에 두어 번은 꼭 사 먹는다”며 “지하철을 타기 전 얼른 빵을 사고 커피를 테이크아웃하면 3000원 정도로 아침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자도 1000원짜리 카스텔라를 구매해봤다. 투명색 비닐을 벗기니 달콤한 냄새가 풍겼다. 빵 시트도 퍽퍽하지 않았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서 파는 2000원대 카스텔라에 견줘도 손색없는 맛이었다.
천 원 빵을 찾는 주요 고객층은 10대 학생부터 70대 노인까지 다양하다. 김 대표는 천 원 빵이 젊은 세대에게까지 인기를 얻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더파네에서 주로 만드는 단팥빵, 상투과자, 크림카스텔라 등은 장노년층이 젊은 시절에 먹던 ‘옛날 빵’이다. 고전적인 빵을 요즘 중고교생들이 찾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 김 대표는 유행이 한 바퀴 돌아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고물가 시대에 10대부터 30대 젊은 층까지 값싼 옛날 빵을 자주 먹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팍팍한 지갑 사정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옛날 빵 먹는 젊은 층에 불경기 체감
매일 신선한 빵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는 철칙을 지키는 데는 김 대표와 공장 직원들의 노고가 뒤따른다. 직원 30여 명이 손으로 직접 빵을 만들다 보니 생산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밤 9시가 넘어서야 퇴근하고, 종종 사무직 직원도 공장으로 출근해 팔을 걷어붙인다. 그런데도 김 대표는 적자를 넘나들고 있다. 3년 전과 비교해 재룟값이 약 30% 올랐지만, 한번 낮춘 가격을 다시 올릴 수도 없다. 납품 단가를 올리면 소매점에 바로 타격이 가기 때문에 공급가를 낮게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천 원 빵이 서민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빵을 ‘천 원 빵’으로 기억하는 소비자에게 실망을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표와 전화 인터뷰는 밤 10시부터 진행됐다. 퇴근한 지 30분도 안 됐다는 그에게 가장 뿌듯한 순간을 묻자 그는 잠시 망설였다. 사실 하루 종일 빵 냄새를 맡으며 일하다 보면 빵이 너무 지겨워진다는 것이었다. 그런 그가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은 빵이 맛있다는 칭찬이다.
누군가의 바쁜 일상에 천 원 빵이 소소한 기쁨이 된다는 얘기를 들으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앞으로 그의 목표는 고품질의 빵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크림소보로 같은 달달한 빵이 주요 상품이지만, 소시지를 넣은 식사대용빵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공장 규모가 더 커져 다양한 빵을 만들어도 천 원 빵은 계속 만들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윤채원 기자입니다. 눈 크게 뜨고 발로 뛰면서 취재하겠습니다.
‘김건희 특검 수사’ 한덕수 손에 달렸다
미국, SK하이닉스에 6600억 원 보조금 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