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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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최강 구축함, 美 스텔스 미사일엔 속수무책

미국 AGM‐158C 대함미사일, 중국 ‘055형 구축함’ 일격에 두 동강

  •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입력2026-02-11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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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해군 055형 구축함 쭌이(遵義). 중국 해군 제공

    중국 해군 055형 구축함 쭌이(遵義). 중국 해군 제공

    최근 무서운 속도로 해군력을 키우는 중국은 언제쯤 미국을 따라잡을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게 군사 전문가들 중론이다. 해군은 기술집약적 군대인 데다, 무기 질과 양뿐 아니라 지휘관·승조원의 숙련도도 전투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0년 전 해군력 증강에 나선 중국과 달리, 미국은 지난 세기부터 세계 바다를 지배한 해군 최강국이다. 군함 성능부터 장병들 역량까지 중국을 압도할 수밖에 없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중국은 자국 항공모함 등 주요 해군 자산을 배치할 때 미국 해군과의 조우나 대치를 최대한 피하고 있다. 

    중국 항모 전단의 움직임을 유심히 보면 그들이 미국 해군을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알 수 있다. 지난해 6월 중국이 대대적으로 선전한 ‘듀얼 캐리어’ 무력시위만 봐도 그렇다. 당시 서태평양에는 미국 니미츠 항모 전단과 조지 워싱턴 항모 전단이 있었다. 니미츠 전단은 5월 2일(이하 현지 시간) 남중국해에 진입했고, 6월 16일 말라카해협을 통과해 중동으로 이동했다. 5월 말 하이난다오에서 출항한 산둥 항모 전단은 니미츠 전단과 1000㎞ 이상 거리를 유지하며 프리타스군도를 돌아 6월 6일 바시해협을 통해 서태평양으로 나갔다. 

    미국 항모 없을 때만 활동하는 중국 항모

    중국 랴오닝 전단이 서태평양 일대를 휘젓고 다니던 와중에 조지 워싱턴 항모는 6월 10일 일본 요코스카에서 함재기 없는 빈 배로 출항했다. 그 후 6월 20일까지 일본 시코쿠 해안에서 함재기 수용 및 이·착함 자격 평가를 실시했고, 해상 보급을 받은 뒤 6월 23일 정례 순찰 임무를 시작했다. 조지 워싱턴 항모가 전단을 꾸려 임무에 나선 당일 중국 산둥 항모는 전속력으로 바시해협을 통과해 남중국해로 돌아갔다. 랴오닝 항모도 미야코해협을 통과해 모항으로 돌아갔다. 중국 항모의 이 같은 행동 패턴은 지난해 12월 랴오닝 항모의 무력시위 때도 반복됐다. 서태평양 순찰 임무를 수행하던 조지 워싱턴 항모는 12월 5일부터 함재기들을 지상 기지로 내보내고 전단을 해산한 뒤 12월 11일 요코스카로 복귀했다. 랴오닝 항모는 조지 워싱턴 항모가 전단을 해산한 바로 그날 미야코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으로 나왔다. 미국 항모가 없을 때만 태평양으로 나왔다는 얘기다.

    올해도 중국은 호랑이 없는 굴에서만 왕 행세를 하는 여우처럼 함대를 운용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있던 미국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 전단이 말라카해협을 통과해 중동으로 나간 1월 18일, 남해함대 소속 전투함들을 내보내 남중국해에서 무력시위를 했다. 20일 중국 관영매체가 일제히 보도한 무력시위 주역은 중국이 자랑하는 최신·최강 전투함인 055형 ‘쭌이(遵義)’였다. 중국 관영매체는 “대공·대함·대잠 작전 모든 면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 쭌이를 비롯해 남해함대가 남중국해에서 실전 같은 훈련을 벌였다”고 선전했다.

    2017년 첫선을 보인 055형 구축함은 중국 군사과학기술의 집약체다. 중국 해군 최대 수상 전투함인 055형은 배수량 1만3000t급으로, 기존 052D 방공구축함에 비해 2배 덩치다. 현재까지 10척이 배치됐고 내년까지 6척이 더 배치될 예정이다. 



    中 “055형 구축함, 어떤 대함 무기로도 못 뚫어”

    미국 이지스함에 SPY‐6 레이더가 있다면 055형에는 346B형 레이더가 있다. 기존 052D 구축함에 사용되던 346A형 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대형화한 것이다. 송수신 모듈을 크게 늘린 이 레이더는 C밴드와 S밴드 대역을 사용해 일반 항공기는 물론, 스텔스 전투기와 탄도미사일, 심지어 저궤도 위성까지 탐지·추적할 수 있다. 1000㎞ 이상 탐지거리와 공중 표적 수백 개를 동시 추적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055형은 수직발사기 112셀(cell)에 주요 무장을 탑재한다. 주력 대공 무장은 육상 방공용 HQ‐9 지대공미사일을 개량한 HHQ‐9 시리즈다. 기본형인 HHQ‐9은 120~150㎞, 개량형인 HHQ‐9B는 250㎞ 이상 사거리를 지닌다. 최신형인 HHQ‐9C의 경우 사거리가 더 늘었고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도 갖췄다. 게다가 HHQ‐9C는 시리즈 최초로 능동 레이더가 탑재돼 발사 후 스스로 표적을 쫓아갈 수 있다. 

    이처럼 055형 구축함은 자체 레이더 성능이 매우 뛰어난 데다, 전투기나 공중급유기와 데이터링크로 실시간 협동 교전까지 가능하다. 이런 스펙을 바탕으로 중국은 “055형 구축함이 현존하는 어떤 대함 무기로도 뚫기 어려운 방공망을 구현했다”고 주장한다. 중국 항모 전단은 기존 052D형 방공구축함 3~4척과 055형 구축함 2척이 호위 전력으로 붙는다. 중국 당국 주장이 사실이라면 중국 항모 전단의 방공 능력은 미 해군 항모 전단과 대등하거나 그 이상일 것이다. 

    중국이 055형 구축함이라는 ‘무적의 방패’를 내놓고 자랑하자, 미국은 다음 날 ‘무적의 창’을 공개했다.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은 1월 21일 자사의 스텔스 장거리대함미사일(LRASM) AGM‐158C가 중국 항모 전단을 공격하는 콘셉트의 모의 교전 영상을 공개했다. 공교롭게도 해당 영상에는 중국이 자랑한 055형 구축함 ‘쭌이’가 표적으로 등장한다.

    미국 스텔스 장거리대함미사일(LRASM) AGM‐158C. 미국 해군 제공

    미국 스텔스 장거리대함미사일(LRASM) AGM‐158C. 미국 해군 제공

    사실 미국은 1970년대 말 내놓은 AGM‐84 ‘하푼’ 이후 대함미사일 개발에 상당히 소홀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다에서 미국의 적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푼이 완성도 높은 걸작이라 소폭 개량만 해도 어지간한 군함은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위상배열레이더를 탑재한 군함이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을 위시한 적성국 군함의 방공 능력이 급속도로 강화됐다. 이에 미국은 하푼을 대체할 차세대 대함미사일인 LRASM 개발에 착수했다. 

    LRASM 개발이 추진된 2000년대 중반, 대함미사일 개발을 놓고 두 가지 주장이 충돌했다. 빠른 속도로 적 방공망을 헤집고 들어가는 초음속 대함미사일을 선호하는 기조와 다소 느려도 레이더 탐지를 최소화한 스텔스 대함미사일을 지지하는 흐름이다. 유럽은 프랑스 주도의 대함미사일 개발 프로젝트 ANF, 일본은 ASM‐3 사업에서 각각 초음속 미사일을 지향했다. 노르웨이의 NSM은 스텔스는 아니지만 해수면에 매우 바짝 붙어 비행하는 파고적응형 시‐스키밍 기술로 레이더 탐지 가능성을 줄였다. 미국은 아음속·스텔스를 추구하는 LRASM‐A와 초음속·비스텔스 미사일인 LRASM‐B를 동시에 추진했다. 이후 스텔스 대함미사일이 낫다는 판단에 따라 LRASM‐B를 취소하고 LRASM‐A에 집중했다. 그 결과물이 현재 배치되고 있는 AGM‐158C LRASM이다. 

    제식 부호에서 알 수 있듯이 LRASM은 공대지순항미사일인 AGM‐158B JASSM‐ER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변형이다. 항공기 발사 버전과 Mk.41 수직발사기 발사 버전이 함께 개발됐다. 2018년 미군에 실전 배치되기 시작해 2025년 말 기준 약 1200발이 배치됐다. LRASM에는 미국 미사일 기술의 정수가 담겼다. 스텔스 공대지미사일인 JASSM‐ER을 기반으로 개발된 만큼 준수한 스텔스 성능을 지녔다. 게다가 인공지능(AI) 기술이 가미된 복합유도장치도 갖췄다. 

    AI 복합유도장치 갖춘 AGM‐158C 대함미사일

    이 미사일은 기본적으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관성유도(INS)를 사용하지만 액티브·패시브 레이더, 적외선 이미지 센서(IIR), 전자지원체계(ESM), 레이더경보수신기(RWR)도 탑재했다. 액티브 레이더는 말 그대로 스스로 전파를 쏴서 표적을 수색하는 레이더다. 다만 레이더를 켜는 순간 적에게 전파가 추적당해 미사일 존재가 들통날 수 있다. 따라서 LRASM은 외부 전파 방사원을 탐지하는 패시브 레이더와 적외선 센서, ESM·RWR로 표적을 식별한다. 적함이 위치를 숨겨보겠다고 방해 전파를 쏘면 이를 역이용해 더 확실하게 적함을 찾아낸다. 

    목표 위치가 확인되면 LRASM은 AI를 통해 최적의 접근 코스를 찾는다. 수집된 전파 정보를 바탕으로 적함 종류를 식별한 뒤 요격하기 가장 어려운 최적의 고도와 방위각을 산출해 접근한다. 목표와 가까워지면 적외선 이미지 센서로 적함을 스캔해 전투정보실(CIC)이나 기관실 등 가장 취약한 곳에 명중한다. LRASM의 탄두 중량은 하푼의 2배, NSM의 3.5배에 달하는 450㎏이다. 중국 055형 구축함 같은 대형 함정도 일격에 두 동강 낼 수 있다.

    LRASM은 군함에서 발사할 수도 있지만 공중발사가 기본이다. B‐52H 폭격기에는 20발, B‐1B 폭격기에는 24발이 탑재된다. F‐15EX에는 5발, F‐35에는 4발을 달 수 있다. 공식 사거리는 ‘370㎞ 이상’이지만 적어도 560㎞ 넘게 날아간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동일한 추진체를 쓰는 JASSM‐ER의 사거리가 960㎞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정도 사거리는 어지간한 중국 함대공미사일을 아득히 뛰어넘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모든 공중 위협을 막을 수 있다는 중국 ‘무적의 방패’ 055형 구축함과 어떠한 방공 시스템도 돌파할 수 있다는 미국 ‘무적의 창’ LRASM이 실전에서 붙으면 누가 이길까. 일단 미국이 공개한 시뮬레이션 영상에선 승패가 나오지 않았다.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1월 21일(현지 시간) 자사의 스텔스 LRASM AGM‐158C가 중국 항공모함 전단을 공격하는 콘셉트의 모의 교전 영상을 공개했다. 록히드마틴 제공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1월 21일(현지 시간) 자사의 스텔스 LRASM AGM‐158C가 중국 항공모함 전단을 공격하는 콘셉트의 모의 교전 영상을 공개했다. 록히드마틴 제공

    ‘미끼’ 미사일 던지는 정교한 AI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LRASM은 높은 스텔스 성능을 갖춘 데다, 해수면 가까이 붙어 비행하기 때문에 일반 레이더로 탐지하기 어렵다. LRASM은 액티브 레이더를 탑재하긴 했지만 피탐 가능성을 줄이려고 표적과 가까워지면 적외선 이미지 센서를 우선 사용한다. 055형 구축함의 레이더 성능은 중국이 보유한 어떤 전투함보다 뛰어나다. 하지만 LRASM 같은 소형 스텔스 표적을, 심지어 파도가 만들어내는 잡음 신호가 많은 해수면 근처에서 식별하기란 매우 어렵다. 운 좋게 레이더로 LRASM을 탐지했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이 구축함에 탑재되는 함대공미사일은 근접 방어용 HQ‐10을 제외하면 모두 레이더 유도식이어서 LRASM을 정확히 추적해 요격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055형 구축함이 LRASM을 막으려면 적외선을 이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055형에 있는 적외선 탐색 및 추적 장치(IRST)로 LRASM 엔진이 내뿜는 적외선 신호를 탐지·추적할 수 있다. 다만 이 IRST로 레이더 유도식 미사일을 표적까지 유도할 수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IRST가 LRASM을 찾아낸 후 근거리에서 적외선 유도식 HQ‐10 미사일을 쏘거나 분당 발사속도가 1만1000발에 달하는 1130형 근접방어기관포를 난사해 탄막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LRASM의 AI는 이 같은 근접 방어 무기의 사각을 찾아 접근한다. 게다가 여러 발이 동시에 같은 표적을 공격할 때는 1~2발을 미끼로 던질 만큼 정교하다. 미국이 공개한 이번 시뮬레이션에서처럼 4발의 LRASM이 동시에 접근할 경우 055형 구축함이 모두 막긴 어려울 것이다.

    중국이 055형 구축함 성능을 그토록 자랑하면서도 아직 미국 항모 전단 앞에 자신 있게 내밀지 못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물론 중국은 이 같은 055형 구축함의 문제를 보완하고자 성능 개량을 지속해 언젠가 답을 찾을 것이다. 미국 역시 중국의 대응을 무력화하기 위해 LRASM을 더 강력하게 개선할 테다. 인류가 지금까지 끊임없이 창과 방패 대결을 벌여왔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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