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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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최근 5년 엄청나게 돈 벌어들인 美 기업이 헤게모니 쥘 것”

김한진 이코노미스트 “韓 ‘잃어버린 10년’ 우려… 물려도 나스닥에 물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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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4-03-05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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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된 말로 얘기하자면 물려도 미국 혁신성장 기업들에 물려야 답이 있다. 한국 기업들 가운데도 좋은 기업이 많지만 각국 연기금이나 국부펀드 등이 ‘바이 앤드 홀드’(매수 후 보유) 할 수 있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적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정도인데 경기민감 업종이라 경기를 많이 탄다.”

    김한진 삼프로TV 이코노미스트가 2월 27일 주간동아와 인터뷰에서 “나스닥이라는 혁신성장 기업군이 이후에도 코스피를 계속 이길 것이 분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책 ‘머니스톰’을 통해 “한국이 중금리 시대를 맞아 ‘잃어버린 10년’을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잠재성장률이 미국 기준금리에 밑도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경기둔화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금 미국 시장은 투자하기 겁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나스닥이 코스피를 이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韓 증시, 갈 길 멀다

    김한진 삼프로TV 이코노미스트. [지호영 기자]

    김한진 삼프로TV 이코노미스트. [지호영 기자]

    김 이코노미스트는 증권가에서 38년간 활동해온 주식시장 산증인으로, 코스피가 200에서 3300까지 변화하는 동안 시장에서 활동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위기부터 닷컴버블과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사태까지 굵직한 위기도 모두 겪었다.

    한국 주식시장 등락을 함께한 그이지만 한국이 처한 상황에 대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경기와 기업 주가가 모두 미국에 비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 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시동을 걸었지만 갈 길이 굉장히 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이코노미스트에게 ‘중금리 시대 생존법’에 대해 물었다.



    책에서 “40년 만에 변곡점에 들어섰다”고 지적했다.

    “저물가-저금리 시대에서 중물가-중금리 시대로 진입하는 변곡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누구나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이지머니(easy money)’ 시대는 끝났다는 얘기다. 그동안은 좀비 기업도 얼마든 생존할 수 있었고, 자산시장에서 투기적 활동도 가능했다. 그런 시대가 지고 있다.”

    이지머니 시대 종언이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과거와 달리 눈먼 돈이 많이 없어졌다. 지난 30년간 미국 S&P500 지수 평균 수익률은 17%로 굉장히 높았다. 이제부터는 장기투자할 경우 평균 수익률이 10%쯤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금리가 높아지는 만큼 변동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단기 대응이 어려운 시기가 펼쳐질 전망이다. 그간 10년에 한 번 정도 지수가 20% 가까이 떨어지는 일이 생겼는데, 이러한 장세가 좀 더 자주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변동성도 시장의 한 부분이라 잘 활용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한국이 ‘잃어버린 10년’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한국은 혁신성장산업에서 조금 뒤처져 있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기 도입기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혁신 기업이 부족해 성장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만큼 향후 고령화와 국방 등 비용 부담도 커져 애로가 있을 전망이다. 잠재성장률이 굉장히 떨어질 것으로 추계되고, 부채 문제도 있다. 중금리 시대를 헤쳐 나가는 데 여러 저항이 있을 것이다. 성장률이 1~2%에 근접하는 저성장이 지속되다 보면 1990년대 일본이 겪었던 잃어버린 20년을 거의 똑같이 쫓아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사실 그럴 확률이 굉장히 높은 위기 상황이라고 본다.”

    한국 주식과 미국 주식 5 대 5

    개인투자자는 이 시기를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 자산이 다소 있거나 나이가 많은 연금소득자인 경우다. 이들은 (자금을 차입해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제로금리 시대에 오히려 자산 운용이 힘들었을 것이다. 반면 중금리 시대에는 안전한 국채를 일정 비중 갖고 있는 식으로 편하게 운용할 수 있다. 미국은 망할 일이 없는 만큼 미 국채 투자 비중을 높여 운용하면 된다.”

    상대적으로 젊고, 자산이 적은 투자자는 어떤가.

    “시장에서 유동성이 크게 회수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즉 ‘유동성 포퓰리즘’이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다. 투자자 입장에서 희소식은 위험자산 시장이 잘 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주식시장이 죽을 것 같다가도 다시 살아나고, 심심하면 버블을 일으킬 수도 있다. 어폐가 있겠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먹을 것이 많다’는 소리다. 물론 위험도 있다. 통화량이 많아질수록 위험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고점에 사서 저점에 팔 위험도 높아진다. 이 부분만 조심한다면 추세적으로는 주식시장이 괜찮아 보인다. 망하지 않을 만한 좋은 기업에 장기투자하면 돈을 벌 것이다.”

    한국은 혁신성장 기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미국 주식 위주로 투자해야 한다는 소리인가.

    “금융자산의 일정 비중을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권한다. 한국 주식과 미국 주식을 5 대 5 비중으로 가져가는 것이 괜찮지 않을까. 미국 주식투자의 단점도 있다. 접근이 쉽지 않고, 정보 취득에 한계가 있어 디테일보다 개념 위주로 투자가 이뤄진다는 점이 그것이다. 사실 인공지능(AI)만 해도 어떤 기업이 최종 승자가 될지 모르지 않나. 지금은 엔비디아가 대장주지만 순위가 바뀔 수 있다.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를 매매해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고령화 시대 핵심 테마인 치매, 비만과 관련 있는 제약·바이오산업도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미국 주식투자 열풍이 나타나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서학개미로 표현되는 미국 주식투자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결코 틀린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2013년 이후 나스닥과 코스피 상승률이 2배 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그래프 참조). 물론 코스피가 저평가됐고, 나스닥은 과열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펀더멘털한 이유가 있어 이 추세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지난 4~5년간 미국 기업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돈을 벌었다. 이는 신산업의 헤게모니를 쥘 수 있는 총알을 많이 들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매그니피센트 7(애플·알파벳·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이 대표적이다. 새로운 선수가 등장하면서 몇몇 기업이 여기에서 탈락할 수 있겠지만, 나스닥이라는 혁신성장 기업군이 코스피를 계속 이길 것은 분명하다. 두 나라의 기업군은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주환원율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어댑터 시대 열 기업 찾아라

    현시점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나.

    “지금 미국 시장은 투자하기 겁나는 측면이 있다. S&P500 지수가 10% 더 오르더라도 이후 20%가 빠져버리면 개별 종목 기준으로는 그 이상 타격이 올 수 있다.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할 때는 아니다. 일정 부분 현금을 남겨놔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다만 긴 호흡에서 보자면 신산업 분야에서 아직 혁신 기업이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와 같이 AI 구동에 사용되는 장비를 다루는 기업이 조명받는 ‘인에이블러(enabler·조력자) 시대’에서 AI로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이 조명받는 ‘어댑터(adaptor) 시대’로 나아갈 것이라고 내다보더라. 인에이블러 기업도 좋지만 AI를 응용해 비즈니스화할 수 있는 기업을 찾아봐야 될 것 같다.”

    어댑터 시대를 앞두고 괜찮게 보는 혁신성장 기업이 있다면.

    “유통과 제약·바이오, 소비재 기업이 좋아 보인다. 최근 월마트, 로레알 등 기업 콘퍼런스 콜을 보면 최고경영자(CEO)가 나와 AI에 대해 얘기하더라. AI를 활용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메이크업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피부 트러블 문제에도 맞춤형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식이었다. 향후 일상에 AI가 스며들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여러 ETF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AI 관련 테마를 눈여겨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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