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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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시장 권력 이동 예고한 ‘오토 상하이 2025’

[조진혁의 Car Talk] 테슬라 충전 기술 능가한 BYD… 중국 ‘자동차 굴기’ 과시

  • 조진혁 자유기고가

    입력2025-05-04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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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토 상하이 2025’에서 관람객들이 샤오미 전기차 ‘SU7 울트라’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오토 상하이 2025’에서 관람객들이 샤오미 전기차 ‘SU7 울트라’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4월 23일부터 열흘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오토 상하이 2025’(상하이 모터쇼)는 중국의 ‘자동차 굴기’를 유감없이 보여준 자리였다. 전시 규모가 약 36만㎡에 달한 이번 모터쇼에는 세계 26개국 1000여 개 기업이 참가했는데, 공개된 신차의 60%가 중국 브랜드일 정도로 중국차 강세가 두드러졌다.

    사실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중국의 존재감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미국의 각종 제재와 관세 압박에도 독자 기술개발을 통해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주도권을 차지해가는 모양새다. 대표적 사례가 배터리 제조사 CATL이다. 이번 모터쇼에서 CATL은 단 5분 충전으로 520㎞ 주행이 가능한 2세대 ‘셴싱(Shenxing)’ 배터리를 공개하는 등 기존 충전 시간과 주행거리 한계를 넘어선 기술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세계 자동차 트렌드의 중심 된 상하이

    중국 정보기술(IT) 대기업 샤오미도 처음으로 모터쇼에 참가해 스마트 모빌리티 미래를 제시했다. 전기차 ‘SU7 울트라’ 모델을 통해 차량 내 디스플레이가 운전자의 스마트폰을 그대로 구현하는 기능, 운전자가 주행 도중 집 안 온도나 밝기, 영화 시청 환경 등을 자유롭게 설정하는 기능을 선보인 것이다. 이로써 머잖은 미래에 자동차가 이동수단을 넘어 생활의 허브로 진화할 것임을 실감케 했다. 

    비야디(BYD) 또한 미·중 무역전쟁 한가운데서 5분 충전으로 400㎞를 주행할 수 있는 초고속 충전 기술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15분 충전 시 320㎞ 주행이 가능한 테슬라의 슈퍼차저를 능가하는 성능을 과시한 것이다. 

    이와 같은 중국 브랜드들의 약진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다. 중국은 지난 15년 동안 신에너지 자동차산업 육성에 약 370조 원을 투입하며 기술 자립을 이끌었다. 정부 지원과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14억 내수시장이 더해지면서 중국 전기차가 세계 시장점유율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세계 자동차산업 중심이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2023년 기준 세계 80개국에서 판매된 전기차 1763만 대 중 절반 가까이가 중국산일 정도로 중국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특히 BYD는 연간 413만7000대를 판매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날로 성장하는 중국시장을 공략하고자 글로벌 브랜드들도 발 벗고 나섰다. 폭스바겐은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In China, For China)’라는 전략을 세우고 2027년 말까지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와 신에너지차 등 총 30종 넘는 신차를 중국에서 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오토 상하이 2025’에서 공개한 플래그십 세단 ‘한 L(HAN L)’. 뉴시스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오토 상하이 2025’에서 공개한 플래그십 세단 ‘한 L(HAN L)’. 뉴시스

    폭스바겐, 벤틀리… 중국시장 놓고 경쟁

    폭스바겐이 상하이 모터쇼에서 선보인 ‘ID. 아우라’ ‘ID. 에라’ ‘ID. 에보’는 폭스바겐의 차세대 스마트 전기차 라인업의 핵심이다. ID. 아우라는 인공지능(AI) 기반의 고성능 연산 능력을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로 운전자 편의성을 극대화했으며, ID. 에라는 소형 엔진을 달아 주행거리를 늘린 ‘레인지 익스텐더(Range Extender)’ 기술을 도입했다. ID. 에보는 지속적인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최신 디지털 서비스 제공을 강조했다. 폭스바겐은 중국 내 합작사와 협력해 현지 고객 수요에 맞춘 맞춤형 모델 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포르쉐는 자동차 수집가와 스포츠카 마니아들을 들뜨게 한 한정판 ‘911 스피릿 70’을 선보였다. 올리브 네오 컬러, 역사에서 영감을 받은 그래픽 장식 등 클래식과 모던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는 모델로, 단 1500대만 생산된다.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3.6L 복서 엔진을 결합해 541마력의 뛰어난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게 특징이다.

    벤틀리는 새로운 하이 퍼포먼스 하이브리드 모델 ‘더 뉴 컨티넨탈 GT·GTC 아주르’와 ‘더 뉴 플라잉스퍼 아주르’를 최초로 공개했다. 두 모델은 4.0L V8 엔진과 강력한 전기모터를 결합해 680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자랑하며, 지속가능성과 퍼포먼스를 동시에 추구하는 현대 럭셔리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번 상하이 모터쇼는 신기술·신모델 발표를 넘어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권력 이동과 전략적 변화를 예고하는 자리였다. 향후 전기차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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