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조선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한 ETF 웃었다

GETTYIMAGES 각 사 제공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새로운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증시와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 고수익을 올렸다면,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관세정책의 영향을 받지 않는 ETF가 수익률 상위권에 올라 있다(표 참조). 또 다양한 기업에 분산투자해 변동성을 줄이는 상품보다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담아야 고수익

먼저 ‘방산’은 올해 ETF 투자에서 주요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전 세계적인 국방비 확대 및 방위비 지출 증가 수혜를 입을 수 있어서다. 특히 한국 기업의 경우 수출 국가 다변화, 해외 수출 확대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면서 ETF 수익률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 22일 기준으로 연초 이후 고수익을 올린 ETF 가운데 방산 ETF 4개 상품이 10위권에 올라 있다. 

먼저 84.77%로 수익률 1위를 차지한 ‘PLUS K방산’은 국내 최초 K-방산 투자 상품이다. 2023년 1월 상장 이후 수익률이 290.96%에 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화오션, 한국항공우주,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한화, 풍산, SNT다이내믹스, STX엔진 등 한국 방위산업 대표 10개 종목에 집중투자하는데, 그중 상위 4개 종목의 투자 비중이 77.82%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상장된 후발 주자 ‘SOL K방산’도 55.56% 수익률로 5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 방위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집중투자하는 ETF를 표방하며 상장 이후 수익률이 86.01%에 달한다. 총 12개 종목에 투자하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 한화시스템, 현대로템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63.56%를 차지한다. 

3위에 오른 ‘TIGER K방산&우주’(67.11%)는 방산과 항공우주 기업에 함께 투자하는 차별성을 지닌다. 다만 전체 포트폴리오에 담긴 10개 종목 가운데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LIG넥스원 등 4개 종목 비중이 78.1%를 차지해 현재는 K-방산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글로벌 방산기업에 투자하는 ‘PLUS 글로벌방산’(53.96%)은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8000억 유로(약 1300조 원)를 투자해 무기 구매를 늘리는 유럽 재무장 계획을 추진하는 가운데 주요 투자 기업인 독일 라인메탈, 스웨덴 사브 주가 등이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조선’도 올해 방산과 더불어 수익률을 견인하는 한 축을 맡고 있다. 미국과의 협력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데다, 글로벌 규제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 기대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34.38% 수익률로 8위에 오른 ‘SOL 조선TOP3플러스’는 국내 조선업을 선도하는 톱3(삼성중공업,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 및 조선업 밸류체인에 집중투자하는 첫 ETF로, 톱3 종목의 투자 비중이 61.71%에 이른다. 

바로 그 뒤를 잇는 ‘TIGER 조선TOP10’(32.21%)은 국내 조선산업 대표주 10개 종목에 투자한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상위 4개 종목 비중이 86.96%를 차지한다. 17위에 오른 ‘HANARO Fn조선해운(25.56%)’ 또한 국내 대표 조선주와 해운주 16개 종목에 투자하는데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HMM 비중이 76.4%다. 

76.80% 수익률로 전체 ETF 가운데 2위를 차지한 ‘PLUS 한화그룹주’도 투자 종목을 자세히 살펴보면 또 하나의 방산·조선 ETF라고 할 수 있다. 한화의 11개 핵심 기업을 담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한화솔루션 등 상위 3개 종목 비중이 64.39%에 이르기 때문이다. 

소수 종목 집중투자, 손실 위험도 커

19위 ‘TIGER 200 산업재’(23.61%)와 ‘TIGER 200 중공업’(23.10%)의 호성적에도 방산·조선·집중투자가 작동한다. ‘TIGER 200 산업재’에는 전체 포트폴리오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9.5%, ‘TIGER 200 중공업’에는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로템,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이 56.09% 담겨 있다.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상품들이 이처럼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올해 들어 ‘신한 SOL 화장품TOP3 플러스’ ‘RISE 미국은행TOP10’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 ‘PLUS 미국양자컴퓨팅TOP10’ 등 3~5개 종목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0%를 넘는 ETF가 속속 상장되고 있다. 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소수 종목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는 주가가 예측대로 움직일 경우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손실 위험도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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