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7월 14일 사상 처음으로 개당 12만 달러(약 1억6700만 원)를 돌파했다(그래프 참조). 글로벌 자산 시가총액 분석 사이트 컴퍼니스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한때 비트코인은 금,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 이어 시가총액 기준 세계 자산 순위 5위에 오르기도 했다. 비트코인 전문가들은 최소한 올해 말까지는 비트코인 상승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두 달 새 12% 상승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7월 14일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12만3091달러(약 1억7100만 원)까지 올랐다. 11만 달러대를 달성했던 두 달 전보다 약 12% 상승한 것이다. 7월 17일 오전 9시 5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1만9171달러(약 1억6500만 원)로 소폭 하락한 상태다. 7월 15일(현지 시간) 미국 하원에서 스테이블 코인을 법제화하는 ‘지니어스 법안’을 비롯해 가상자산 3법에 대한 절차적 표결이 부결된 것이 비트코인 가격 숨 고르기에 영향을 미쳤다.

비트코인 가격이 신고가를 경신한 것은 자산의 ‘수요와 공급 원리’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게 비트코인 전문가들 설명이다. ‘트럼프와 함께하는 알트코인 대폭등’을 쓴 강환국 작가는 7월 16일 전화 통화에서 “4차 반감일 이후 비트코인 연간 공급 물량이 16만4000개로 제한된 상황에서 미국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혼자서만 1년 동안 비트코인을 30만 개 이상 샀다”며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전략 비축한다고 발표한 이후 부탄, 엘살바도르 등 여러 국가가 미국을 따라 비트코인 비축에 나서고 있고, 기업과 기관 역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비트코인의 12만 달러 돌파 시점은 예상보다 늦은 것”이라고 말했다.

‘알트코인 하이퍼 사이클’을 쓴 신민철 작가 역시 “비트코인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마치 뻥 뚫린 고속도로처럼 최상인 상황에서 중동 전쟁과 트럼프 관세라는 요인이 비트코인 가격이 위로 치고 올라가는 길을 막고 있었는데, 중동 전쟁 악재가 해소되며 비트코인 가격이 12만 달러를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미국이 아직 금리인하를 시작하지 않았는데도 (비트코인 투자 자금이 되는) 글로벌 유동성은 이미 확장 단계에 들어서 있다”며 “미국 경기와 고용 상황이 조금씩 나빠지고 있고 물가상승률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목표치보다 아래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연준이 올해 하반기부터 금리를 인하하면 글로벌 유동성은 더 강력하게 확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소 올해 말까진 상승장 이어질 것”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상승장이 언제 끝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조금씩 달랐다. 하지만 최소 올해 말까지는 비트코인 상승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데는 입을 모았다. 신 작가는 비트코인 상승장 종료 시점과 관련해 “상승장은 앞으로 최소 반년, 길면 1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강 작가는 “상승장이 올해 말에 끝날 가능성이 50%이고, 미국 주식시장이 고꾸라질 2027~2028년에 종료될 가능성이 나머지 50%”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상승장이 올해 말까지 지속되는 것은 물론, 2028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 작가는 반감기 다음 해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가 그 이듬해 크게 하락하는 패턴을 반복하는 비트코인의 ‘4년 주기 사이클’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보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비트코인 시장이 4년 주기 사이클이 아닌, 미국 주식시장 흐름을 엇비슷하게 따라가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이나 비트코인 시장이나 똑같은 기관들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기관보다 개인투자자가 비트코인을 훨씬 더 많이 보유하고 거래를 주도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가 생기면서 비트코인 거래를 주도하는 주체가 기관으로 넘어갔다.”

세계적인 투자자들도 비트코인 가격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쓴 로버트 기요사키는 비트코인이 12만 달러를 넘어선 7월 14일(현지 시간) 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아직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아주 작게라도 비트코인 매수를 시작하라. 나는 비트코인을 하나 더 살 것”이라며 비트코인을 매수할 것을 조언했다. 기요사키는 두 달 전인 5월 18일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25만 달러(약 3억4700만 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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