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Images]
국민연금 1분기 수익률 국내 5.53%, 해외 13.45%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도 국내 투자 비율을 줄이고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5월 31일 국내 주식 목표 비율을 올해 15.4%에서 내년 14.5%로 낮추기로 했다. 이처럼 개인과 기관 구분 없이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고 해외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은 수익률 때문이다.올해 미국 증시는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글로벌 증시 중 가장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올해 1분기 국내 주식 수익률은 5.53%에 그쳤지만 해외 주식 수익률은 13.45%를 기록했다. 특히 ‘M7’(매그니피센트7: 마이크로소프트(MS)·애플·아마존·엔비디아·알파벳·메타·테슬라) 비중을 늘린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개인투자자의 엔비디아 순매수세는 6월 들어 더욱 거침이 없다. 5월 마지막 주(5월 25~31일) 8797만 달러(약 1223억 원)였던 순매수액은 6월 1~7일 1억9447만 달러(약 2703억 원), 6월 8~14일 3억1542만 달러(약 4384억 원), 6월 15~21일 2억7763만 달러(약 3859억 원), 6월 22~24일 2억7431만 달러(약 3813억 원)로 이어졌다.
개인투자자가 최근 엔비디아를 대량 매수한 배경에는 엔비디아 주식 액면분할이 있다. 엔비디아는 6월 10일 거래부터 기존 주식 1주를 1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통상 액면분할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또한 엔비디아 펀더멘털이 굳건한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현재 AI 가속기 시장에서 엔비디아 점유율은 95%에 달하는 데다,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의 AI 가속기 구매 추세도 당분간 꺾일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엔비디아 주가가 6월 20일부터 3거래일 연속 내리막을 걸으면서 AI 거품 우려도 나왔다. 엔비디아가 AI 붐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로 수혜를 보기는 했지만, 지난해 주가가 238% 상승한 데 이어 올해도 150%가량 급등해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엔비디아 주가는 6월 25일 6.76% 오르며 다시 반등했다.
엔비디아에 이어 보관 금액 2위를 차지한 종목은 2020년부터 4년간 개인투자자의 최애 종목이던 테슬라다. 테슬라는 해외 주식 직접투자 열풍이 불던 2020년 78억3452만 달러(약 10조8900억 원)를 시작으로 2021년 154억5994만 달러(약 21조4893억 원), 2022년 67억6327만 달러(약 9조4010억 원), 2023년 136억7119만 달러(약 19조30억 원)로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의 엔비디아 주식 보관 금액은 43억6380만 달러(약 6조659억 원)였다.
테슬라·애플·MS·알파벳·아마존 사랑 여전
국내 개인투자자의 M7에 대한 사랑도 여전하다. 지난해 2위였던 애플은 보관 금액이 50억7714만 달러(약 7조572억 원)에서 46억4889만 달러(약 6조4619억 원)로 줄어들며 3위로 내려앉았지만, 다른 기업들은 순위 변동에 상관없이 보관 금액이 증가했다. 5위였던 MS는 보관 금액이 27억 7678만 달러(약 3조8597억 원)에서 38억8096만 달러(약 5조3945억 원)로 증가하며 4위로 올라섰다. 6위였던 알파벳은 보관 금액이 20억5354만 달러(약 2조8544억 원)에서 25억6340만 달러(약 3조5631억 원)로 증가해 순위를 유지했다. 8위였던 아마존은 순위는 한 계단 내려갔지만 보관 금액은 14억6932만 달러(약 2조423억 원)에서 16억1344만 달러(약 2조2426억 원)로 증가했다.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인기도 견조하다. 나스닥 지수 상승률을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5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등락률의 3배를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 (7위), 나스닥 100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SRS 1 ETF’(8위), 20년 국채 수익률 3배 하락에 베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플러스 DRX DLY 20년 TREAS BULL 3배’(10위) 등 4개 종목 모두 지난해 이어 올해도 10위 안에 들었다.
엔비디아 주가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시장 우려는 일단 가라앉았지만 일각에는 ‘AI 거품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등 AI 관련주의 주가 변동성은 펀더멘털에 뚜렷한 악재가 있어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그간 과도했던 수급 쏠림현상이 해소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이번 장에서 엔비디아가 무너지면 다 무너지는 것”이라며 “또다시 조정받는 상황이 와도 엔비디아를 안고 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폭풍 랠리’ 비트코인, 10만 달러 돌파 눈앞에
정용진 이마트, 4년 만에 최대 영업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