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팀 두 번째 주자로 나선 현미진 3단은 12월 말 김영삼 7단과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국내 1호 부부 기사다. 일본과 중국에는 부부 기사가 제법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그동안 단 한 쌍도 없었다. 그러다 9월 이상훈 8단과 하호정 2단이 내년 3월 결혼을 발표해 첫 바둑인 커플 기록을 세우는가 싶었는데, 김영삼-현미진 커플이 새치기(?)를 하고 나서면서 한꺼번에 두 쌍의 부부 기사가 탄생하게 됐다.
정관장배의 우승 상금은 7500만원. 분배하면 일인당 1500만원씩 돌아간다. 혼수 장만에 여념이 없을 새색시에게는 한밑천 마련할 수 있는 기회. 신랑 김영삼 7단도 중국까지 날아와 곁에서 노골적인 응원을 펼쳤으나 예쿠이(葉桂) 5단의 2연승을 저지하지는 못했다. 흑1이 오발탄. 잘못 잡은 공격 방향이었다. 백2 이하 6으로 움직이니 흑1 한 점이 오히려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꼴이다. 흑1로 공격나팔을 불어야 했다. 흑7까지 리듬을 탔으면 백쫔 한 점이 고스란히 쌈 싸 먹히는 형국이 아닌가. 298수 끝, 백 6집 반 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