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14/75/82/82/1475828298704.jpg)
1973년 제임스의 4대손인 에드몽(Edmond)은 ‘바롱 에드몽 드 로칠드’ 와인회사를 설립하고 프랑스 보르도(Bordeaux)에 있는 샤토 클라크(Chateau Clarke)와 샤토 말메종(Malmaison)을 매입했다. 모두 에드몽이 현재 보유 중인 라피트 같은 특등급 와이너리를 구매할 거라 예상했지만 두 와이너리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다. 에드몽은 명품 와인을 늘리기보다 잠재력 있는 와이너리를 인수해 소비자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와인을 생산하고자 했던 것이다.
에드몽의 아들 뱅자맹(Benjamin)은 바롱 에드몽 드 로칠드의 경영을 이어받아 아버지의 뜻을 세계로 펼쳤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뉴질랜드, 아르헨티나에 세계 굴지의 기업과 합작해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남아공에는 카르티에, 피아제, 몽블랑 등을 소유한 루퍼트(Rupert) 가문과 함께 ‘루퍼트&로칠드’ 와이너리, 뉴질랜드에는 프리미엄 와이너리인 크래기 레인지(Craggy Range)의 소유주 테리 피보디(Terry Peabody)와 함께 ‘리마페르(Rimapere)’를 세웠다. 아르헨티나에는 개인 제트기와 전투기 생산으로 유명한 다쏘(Dassault) 가문과 함께 ‘플레차스 데 로스 안데스(Flechas de Los Andes)’를 설립했다.
바롱 에드몽 드 로칠드가 생산하는 와인은 저렴한 가격이 믿기지 않을 만큼 모두 훌륭하다. 생산국과 포도 품종은 달라도 맛과 향이 한결같고 정교하면서도 우아하다. 이는 자사 포도밭에서 철저하게 품질관리를 한 포도만으로 와인을 만들고, 150년 가까이 라피트를 생산해 온 노하우를 공유해 와인의 품질을 끌어올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회 공헌에도 힘써 남아공에서는 지역 주민들에게 주택, 학교, 병원 등을 지어주며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하고 있다.
바롱 에드몽 드 로칠드의 모든 와인에는 다섯 개의 화살이 그려져 있다. 뉴질랜드에 설립한 와이너리 리마페르는 원주민 마오리족 말로 ‘다섯 개의 화살’이라는 뜻이고, 아르헨티나의 플레차스 데 로스 안데스는 ‘안데스의 화살’이라는 뜻이다.
![](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14/75/82/84/1475828444232.jpg)
바롱 에드몽 드 로칠드의 대표 경영인인 뱅자맹은 “아버지는 늘 맛있는 와인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어 했다. 나는 그 뜻을 세계로 펼치려 한다”고 자신의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바다는 사람들을 갈라놓지만 와인은 사람들을 이어준다는 말이 있다. 바롱 에드몽 드 로칠드가 앞으로도 사람과 사람을 잇는 좋은 와인을 더 많이, 더 다양하게 생산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