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별로 떠나간 우주의 남자
음악을 좋아하게 된 이래 많은 록스타의 부고를 접해왔다. 어떤 건 장엄한 비극이었다. 커트 코베인부터 에이미 와인하우스, 그리고 신해철까지, 요절한 이들의 뉴스는 세상이 꺼지는 듯한 충격으로 다가오곤 했다. 너무도 빨랐기 때문이다.…
201601202016년 01월 18일계량할 수 없는 원초적 욕망과 힘
공연이 끝날 무렵 몸이 익숙한, 하지만 흔하진 않은 느낌에 휩싸였다. 2002년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을 극장에서 보고 나올 때 그랬고, 2003년 영화 ‘살인의 추억’에 나오는 논두렁 롱테이크를 봤을 때도 그랬다. 압도적이고 강…
201601132016년 01월 12일희망, 위안, 그리고 삶에 대한 예찬
새해가 밝았다. 아무리 암울한 현실일지라도 이맘때쯤은 희망을 꿈꾼다. 새해니까. 다른 이유는 필요 없다. 그런 노래를 한 곡 나누려 한다. 콜드플레이의 이번 앨범 ‘A Head Full Of Dreams’(사진)의 끝 곡 ‘Up &…
201601062016년 01월 06일다양할수록 좋다, 기형적 시장 허문다면
먼저 2015년 한 해 음악계를 돌아본다. 매스미디어를 통해서만 음악을 본다면 늘 변화가 없다. 몇 년째인지도 모를 정도로 아이돌은 TV와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지배하고 있고, 아이돌이 아니라면 오디션프로그램을 통해서나 화제가 된다.…
201512302015년 12월 29일친구들은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세월호 청문회는 참담했다.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기억이 없다”는 말을 거만한 행진처럼 이어갔다. 학생들이 철이 없었다는 뻔뻔한 말도 있었다.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새누리당 추천 위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증인들은 끝까지…
201512232015년 12월 22일고전 록이 갖고 있던 모든 것
어디서 무엇을 하건 기대되는 사람이 있다. 야구로 치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관중을 술렁이게 하는 선수 같은. 음악계에선 기타리스트 차승우가 그렇다. 혹자는 그를 가리켜 ‘홍대 앞 최초의 아이돌’이라고 말한다. 뛰어난 기타리스트이자…
201512162015년 12월 15일오사카 음반여행
일본 오사카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도쿄는 많이 가봤어도 오사카는 처음이었다. 짧은 일정 중 짬을 냈다. 레코드 가게에 가기 위해서다. 주변 컬렉터들에게 몇 군데 추천받고 동선 등을 고려해 아메리카무라에 있는 두 곳을 골랐다. 꼭…
201512022015년 12월 02일한국 록의 야심찬 현재진행형
이것은 거대한 야심이다. 도발적이고 원숙하며 대담하다. 스케일과 디테일이 촘촘하게 조화됐다. 질주하며 이륙하고 활강한다. 칵스(The Koxx) 2집 ‘the new normal’(사진) 얘기다. 데뷔 5년 차인 이 밴드는 두 번째…
201511232015년 11월 23일사람의 목소리는 아름답다
종종 잊곤 한다. 사람의 목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 목소리로 들려주는 노래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노래를 잘한다는 건 단순히 천장을 뚫는 고음을 내는 게 아니다. 지축을 흔들 듯 떨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문장이 얹힌 멜로디…
201511162015년 11월 16일이해관계, 그 기형적 시장의 사생아
한국 음원시장의 불공정 요소는 한두 개가 아니다. 음원 수익 분배요율을 둘러싼 논쟁은 역사가 길고, 공급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음원 사이트에서 임의로 할인 이벤트를 하는 경우도 흔한 일이다. 또 하나의 이슈가 불거졌다. 추천곡 제도다…
201511092015년 11월 09일그의 노래, 그를 생각하며 부른 노래
지난해 10월 27일 저녁, 나는 제주도 협재에 있었다. 게스트하우스 거실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 신해철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멍했다. 함께 어울리던 사람들을 뒤로하고 인근 포구로 나갔다. 한 손에는 소주 몇 병을 담은 비닐봉지…
201511022015년 11월 02일세상을 바꾼 재능의 처연한 그늘
가정을 하나 해보자. 에이미 와인하우스(사진)가 없었다면?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아델도, 더피도 없었을 거라고. 그의 두 번째 앨범이자 생전 마지막 앨범 ‘Back To Black’은 21세기 음악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재즈…
201510262015년 10월 26일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의 ‘4분 33초’
국보 제67호 각황전 앞에 선 무대를 보는 순간, 야니의 타지마할 라이브를 체험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천년고찰 화엄사에서 열린 ‘2015 화엄음악제’의 무대였다. 누가 나오는지도 몰랐다. 확인했던들 모르는…
201510192015년 10월 19일서로를 힘겹게 부축하는 음표와 단어와 목소리
지난 일을 기념하고 또 기억할 때는 5년이나 10년이 하나의 단위다. 하지만 동양문화권에서는 12년도 의미 있는 숫자일 것이다. 지금과 같은 띠였던 때의 일들을 떠올리면서 그해 일기장을 꺼내볼 수 있으니까. 찬바람이 부는 날이 오면…
201510122015년 10월 12일당신의 심장이 비트에 반응할 때
혼자 있을 때는 늘 음악을 듣는다. 새로 나온 음악을 모니터링하기도 하고 듣고 싶은 음악을 골라 듣기도 한다. 보통은 그때그때 기분 따라 곡을 고른다. 하지만 선곡 범위가 제한될 때가 있다. 운동할 때다.태초의 음악은 리듬이었다. …
201510052015년 10월 05일춘추전국, 비로소 자유로운 음악의 시대
밴드 혁오의 인기가 시들 줄 모른다. ‘무한도전 : 2015 무한도전 가요제’ 이후에도 ‘위잉위잉’ 같은 노래는 음원 차트 상위에 머물고 있다. 이 노래가 실린 이들의 데뷔 앨범 ‘20’이 얼마 전 재발매됐고, 15초 만에 품절됐다…
201509212015년 09월 21일시대는 변한다, 선곡도 변한다
한국인의 유흥문화를 코스별로 나눈다면 대개 이렇다. 1차 술집, 2차 술집, 3차 노래방. 혹은 1차 술집, 2차 노래방. 어쨌든 노래방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술집에 갈 수 없는 중고교생은 시험이 끝나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노래방…
201509142015년 09월 14일배려하되 자아 숨기지 않는 앙상블
9월 첫날 밤 비가 내리더니 귀뚜라미가 한결 크게 울어댄다. 저녁은 선선하고 밤에는 얇은 카디건이라도 걸쳐야 할 것 같다. 낮 햇살은 따갑지만 덥지는 않다. 짧았던 봄에 잠시 입었던 춘추복을 꺼내 손질할 채비를 한다. 그러고 보니 …
201509072015년 09월 07일음악계에는 왜 애연가가 많을까
금연을 시도하고 있다. 20년 동안 피우던 담배를 끊는 게 쉬울 리가 없다. 그것도 꽤 많이 피운 편이니 단숨에 이별을 고하지는 못하고 있다. 애인과 헤어지기로 하면 좋았던 나날들이 많이 생각나는 것처럼, 늘 옆에 두고 애용하던 기…
201508312015년 08월 31일‘오바마 리스트’에서 읽는 미국의 저력
대통령의 휴가철 계획은 세계 각국에서 매년 여름마다 빠지지 않는 뉴스다. 휴가 기간 읽은 책도 익숙한 소식이다. 올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하나를 더 보탰다. 휴가철 들을 음악, 그것도 낮과 밤으로 나눠 각각 20곡씩 총 40…
201508242015년 08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