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원시장의 불공정 요소는 한두 개가 아니다. 음원 수익 분배요율을 둘러싼 논쟁은 역사가 길고, 공급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음원 사이트에서 임의로 할인 이벤트를 하는 경우도 흔한 일이다. 또 하나의 이슈가 불거졌다. 추천곡 제도다. 음원 사이트 이용자가 최신 인기곡을 접하는 주된 경로는 차트다. 그래서 실시간 차트에 진입하지 않은 음악은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음악을 내놓고 홍보하는 게 아니라 홍보한 후 음악을 발매하는 시스템으로 바뀐 이유다. 최근 논란이 된 음원 사재기가 근절되지 않는 원인 또한 차트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는 실정 때문이다.
사용자의 시선이 집중되는 차트에는 추천곡이라는 항목이 있다. 음원 사이트에서 자체적으로 정한다.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정해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10월 20일 음원시장 2위 업체인 엠넷닷컴이 이 제도를 폐지했다. 지니, 벅스, 소리바다도 동참했다. 업계 2위부터 5위까지 동시에 나선 것이다. 남은 건 1위, 멜론(사진)뿐이다. 보도에 따르면 멜론 측은 “폐지가 능사는 아니다”라며 “빅데이터를 이용해 추천곡을 선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개선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추천곡 제도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얘기다.
모바일시대로 접어들면서 콘텐츠 큐레이팅이 대세가 된 상황이다. 추천곡이 딱히 문제가 될 건 없어 보인다. 차트에 없는 음악이 조명받을 기회가 될 수도 있다. 1980년대 라디오 방송이 그랬던 것처럼 당장 인기는 없지만 청취자가 들을 가치가 있는 음악을 추천한다면 뭐가 문제일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멜론은 아이유, 씨스타 등이 소속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다. 또한 소속 아티스트 외에도 다른 기획사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요컨대 로엔이 제작을, 멜론이 투자와 배급을 맡는 올인원(all in one)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로엔 또는 멜론과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음원이 우선 추천 대상이 되리라는 건 합리적인 추론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은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멜론의 추천곡 중 75%가 본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직간접 투자하거나 제작한 음원”임을 밝혔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현재 멜론의 추천곡 시스템이 가진 문제점은 명확해진다.
세계 음악시장의 절대 강자인 애플 아이튠즈에도 추천 기능은 존재한다. 물론 차트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써보면 혀가 돌아갈 정도로 청취자의 관심사와 취향을 명확히 꿰뚫는다. 애플이 음악을 얼마나 존중하고 사랑하는지가 느껴지는 기능이다. 아이튠즈가 음원 플랫폼일 뿐, 제작사와는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기 때문에 달성할 수 있는 성취다. 반면 멜론의 추천 기능은 자사의 이해관계를 위해 존재한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 똑같이 음악 비즈니스를 하고 있지만 애플이 ‘음악’ 비즈니스를 하는 반면, 멜론은 음악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한국 음원시장의 본질적 문제나 다름없다.
2000년대 초반 음반에서 음원으로 음악 플랫폼이 넘어올 무렵, 시장을 형성한 건 이동통신사들이었다. 컬러링과 벨소리 등 음악을 활용한 부가상품에 의해 음원이 사업화됐다. 그 후 이동통신사들은 기존 음반사들을 인수합병해 자회사로 만들었다. 이동통신사가 음악산업의 꼭대기에 있는 기형적 시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들 회사는 그렇게 10년을 음악의 단물을 빨아먹으며 사용자의 이탈을 막아왔다. SK텔레콤은 2005년 서울음반을 인수하며 오늘의 로엔을 만들었다. 이제 음악을 음악에게 돌려줄 때다. 추천곡 제도 철폐는 그 첫걸음이다.
사용자의 시선이 집중되는 차트에는 추천곡이라는 항목이 있다. 음원 사이트에서 자체적으로 정한다.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정해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10월 20일 음원시장 2위 업체인 엠넷닷컴이 이 제도를 폐지했다. 지니, 벅스, 소리바다도 동참했다. 업계 2위부터 5위까지 동시에 나선 것이다. 남은 건 1위, 멜론(사진)뿐이다. 보도에 따르면 멜론 측은 “폐지가 능사는 아니다”라며 “빅데이터를 이용해 추천곡을 선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개선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추천곡 제도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얘기다.
모바일시대로 접어들면서 콘텐츠 큐레이팅이 대세가 된 상황이다. 추천곡이 딱히 문제가 될 건 없어 보인다. 차트에 없는 음악이 조명받을 기회가 될 수도 있다. 1980년대 라디오 방송이 그랬던 것처럼 당장 인기는 없지만 청취자가 들을 가치가 있는 음악을 추천한다면 뭐가 문제일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멜론은 아이유, 씨스타 등이 소속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다. 또한 소속 아티스트 외에도 다른 기획사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요컨대 로엔이 제작을, 멜론이 투자와 배급을 맡는 올인원(all in one)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로엔 또는 멜론과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음원이 우선 추천 대상이 되리라는 건 합리적인 추론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은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멜론의 추천곡 중 75%가 본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직간접 투자하거나 제작한 음원”임을 밝혔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현재 멜론의 추천곡 시스템이 가진 문제점은 명확해진다.
세계 음악시장의 절대 강자인 애플 아이튠즈에도 추천 기능은 존재한다. 물론 차트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써보면 혀가 돌아갈 정도로 청취자의 관심사와 취향을 명확히 꿰뚫는다. 애플이 음악을 얼마나 존중하고 사랑하는지가 느껴지는 기능이다. 아이튠즈가 음원 플랫폼일 뿐, 제작사와는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기 때문에 달성할 수 있는 성취다. 반면 멜론의 추천 기능은 자사의 이해관계를 위해 존재한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 똑같이 음악 비즈니스를 하고 있지만 애플이 ‘음악’ 비즈니스를 하는 반면, 멜론은 음악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한국 음원시장의 본질적 문제나 다름없다.
2000년대 초반 음반에서 음원으로 음악 플랫폼이 넘어올 무렵, 시장을 형성한 건 이동통신사들이었다. 컬러링과 벨소리 등 음악을 활용한 부가상품에 의해 음원이 사업화됐다. 그 후 이동통신사들은 기존 음반사들을 인수합병해 자회사로 만들었다. 이동통신사가 음악산업의 꼭대기에 있는 기형적 시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들 회사는 그렇게 10년을 음악의 단물을 빨아먹으며 사용자의 이탈을 막아왔다. SK텔레콤은 2005년 서울음반을 인수하며 오늘의 로엔을 만들었다. 이제 음악을 음악에게 돌려줄 때다. 추천곡 제도 철폐는 그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