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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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간판 수비수 로메로, 챔스 야심에 이적설 솔솔

[위클리 해축] 스페인 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레알 마드리드 이적 가능성 거론

  • 임형철 쿠팡플레이 축구 해설위원·EA SPORTS FC 한국어 해설

    입력2025-04-05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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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크리스티안 로메로. [GETTYIMAGES]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크리스티안 로메로. [GETTYIMAGES]

    2021년 여름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 합류한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이내 팀의 핵심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이적 직후부터 뛰어난 수비력과 적극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선보였다. 중요한 순간마다 과감한 태클과 인터셉트, 투지를 뽐내며 토트넘을 넘어 EPL 최우수 중앙 수비수로 성장했다. 후방에서 정확하게 뿌려주는 빠른 패스와 공격 기점으로서 능력도 로메로의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였다. 부상으로 잠시 빠진 기간도 있었지만 로메로는 여전히 토트넘의 핵심 주전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로메로가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토트넘보다 높은 순위권에 있는 유럽 다른 리그 팀들로의 이적설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토트넘과 계약 기간은 2027년 6월까지로 2년가량 남은 상황이다. 토트넘으로서도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이 선수 매각을 통해 가장 높은 이적료를 챙길 수 있는 적기일 수 있다.

    로메로 이적, 올해 여름이 적기

    좋은 선수를 보유한 구단은 보통 계약 기간이 만료돼 이적료 없이 FA로 선수 자원을 뺏기는 일을 최악으로 여긴다. 어차피 팀을 나갈 선수라면 최대한 높은 이적료를 받고 판매하는 것이 구단의 목표다. 계약 기간이 1년가량 남으면 곧 선수를 팔아야 한다는 압박이 강해지기 마련이라 높은 이적료를 부르기 어렵다. 따라서 선수를 가장 높은 이적료에 판매하려면 계약 기간이 2년가량 남은 시점을 노리는 편이 현실적이다. 토트넘과의 계약 기간 만료를 2년여 앞둔 로메로는 정말 팀을 떠날까. 핵심 수비수가 이탈할 위기에 놓인 토트넘은 다음 시즌 수비진 보강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을까. 최근 토트넘 팬들이 관심을 가지는 두 가지 핵심 문제를 분석해봤다.

    로메로의 이적설이 최근 급부상한 이유는 그가 챔피언스리그에서 뛰고 싶어 한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4월 1일 기준 토트넘의 EPL 순위는 14위로 승점 34점에 그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가능한 리그 4~5위 팀과 승점 차가 약 15점에 달한다. 리그 경기가 10경기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라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로메로가 스페인 라리가 팀으로 이적한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이적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는 라리가 팀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다. 같은 아르헨티나 국적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을 비롯해 로드리고 데 파울, 히울리아노 시메오네, 훌리안 알바레스 등 모국 동료 선수가 많이 뛰고 있는 팀이다. 예전부터 로메로를 주시한 것으로 알려진 레알 마드리드도 차기 행선지 후보다.

    이 외에도 자금력이 뛰어난 프랑스 리그앙 파리 생제르맹과 이탈리아 세리에A AC 밀란의 로메로 영입설도 불거진 바 있다. 로메로는 아탈란타 BC 시절 세리에A 최고 수비수로 선정된 바 있다. 이미 이탈리아 무대에서 뛰어난 경험을 쌓은 선수라 세리에A 구단과 지도자들이 로메로를 계속 눈여겨볼 가능성이 크다.



    로메로를 핵심 선수로 여기는 토트넘은 당연히 계약기간을 연장하고자 새로운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로메로의 이적 가능성을 일축하고 팀에 붙잡아두려는 포석이기도 하다. 하지만 로메로의 야망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비롯한 다른 리그 팀들의 적극적인 구애가 변수다. 게다가 최근 로메로는 “내가 장기 부상에서 복귀한 것은 모두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의료진 덕분”이라며 토트넘 의료진을 간접적으로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선수 본인의 토트넘에 대한 애정이 의심받는 상황이다.

    토트넘, 중앙 수비수 보강 필요성

    로메로 이적설과 별개로 토트넘이 수비진 뎁스 강화와 수비 퀄리티 향상을 위해 중앙 수비수를 보강할 필요성은 크다. 기존 중앙 수비 백업 자원인 벤 데이비스도 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날 가능성이 있다. 백업 수비수 라두 드라구신 역시 장기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라 선수층 확보가 절실하다.

    현재 토트넘 영입이 유력하게 언급되는 선수는 크리스털 팰리스의 마크 게히다. 게히는 팰리스와 2026년 6월 30일까지 계약돼 있다.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 시즌에는 계약이 1년 남은 상황이라 팰리스 입장에서도 선수판매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겨울 이적시장 막판에도 토트넘은 게히 영입을 시도한 바 있다. 게히는 좋은 공 컨트롤 능력과 패스 능력을 지닌 수비수다. 직접 공을 몰고 상대 진영으로 침투하거나 롱패스로 공격 활로를 열어주기도 한다.

    넓은 수비 범위에서 상대 공격수를 적극 압박하며 태클, 인터셉트, 클리어링을 시도하는 스타일이다. 공중볼 경합에 다소 약점을 보이고 종종 실수를 저지르는 단점이 있긴 하다. 그럼에도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토트넘의 중앙 수비수 영입 후보로 꼽힌다.

    EPL 크리스털팰리스의 마크 게히. [뉴시스]

    EPL 크리스털팰리스의 마크 게히. [뉴시스]

    AFC 본머스의 신성 딘 하위선, AS 로마의 잔루카 만치니도 최근 토트넘 이적설이 불거졌다. 게히보다 5세 어린 하위선은 적극적인 유형의 수비수다. 게히와 달리 큰 신장 덕분에 공중볼 처리 및 경합에 훨씬 유리하다. 공을 소유하고, 공격에 적극 가담하며, 때로는 상대 박스를 향해 얼리 크로스를 올려 슈팅 기회도 만들어낸다. 하지만 그만큼 뛰어난 잠재력 덕에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한 여러 구단이 영입을 노리고 있어 당장 토트넘 합류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만치니는 강한 정신력과 투쟁심, 공에 대한 집념이 돋보이는 적극적인 유형의 수비수다. 다만 종종 민첩성과 속도가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감독의 전술 스타일에 따라 활약 여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선수다.

    이들 선수 외에도 토트넘은 다양한 중앙 수비수 영입 후보를 주시하며 선수진 보강에 힘쓰고 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다음 시즌에도 토트넘을 지휘할지, 혹은 새 감독이 부임해 팀 스타일을 바꿀지에 따라 실제 영입 선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