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강세장을 끝내고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2008년 금융위기 직전과 비슷
8월 10일 미국 경제 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기업 스톤엑스그룹의 빈센트 들뢰드 글로벌 전략 이사는 금융미디어 리얼비전과 인터뷰에서 미국 증시와 부동산 급락을 경고했다. 들뢰드 이사는 “연준의 고강도 긴축 여파가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라며 “미국 증시는 ‘트램펄린 상승’ 이후 급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미국 증시가 각종 리스크에도 강한 상승률을 기록했고 S&P500 지수는 지난해 10월 저점 대비 22% 올랐다”며 “주요 기업의 실적 침체 가능성이 커 미국 증시가 올해 상승분을 반납하고 추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들뢰드 이사는 미국 부동산시장도 같이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금리인상에도 재고가 부족해 주택 가치가 상승하고 있지만, 결국 사람들이 직업을 바꾸고 도시를 옮기는 등의 이유로 물건들이 시장에 풀리면서 부동산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8월 2일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버핏지수’가 170%를 넘어섰다며 미국 증시가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버핏지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식시장 시가총액 비율로, 그 나라의 경제 생산능력 대비 주식 가격 정도를 나타낸다. 버핏지수가 70~80% 수준이면 저평가된 증시, 100%를 넘어서면 고평가된 증시로 본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이 지표를 투자 척도로서 높게 평가해 ‘버핏지수’로 일컬어지고 있다. 버핏지수는 2000년 닷컴 버블 당시 150%로 올랐으며, 2021년에는 230%까지 폭등했다.
미국 경제학자이자 로젠버그리서치 설립자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미국 증시 랠리가 한창이던 7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최근 랠리는 1929년 대공황, 2000년 닷컴버블, 2008년 금융위기 직전과 비슷하다”며 “시장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로젠버그는 “1987년 1월 다우지수가 13거래일 연속 오르는 등 증시가 약 28% 급등했지만, 10월 19일 블랙먼데이 하루 사이 22% 폭락했다”며 “이 역사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면서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이 흔들리고 이것이 실적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클 버리 풋옵션 베팅
톰 에세이 세븐스리포트리서치 설립자는 8월 둘째 주 투자메모를 통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긴축 사이클을 장기화하는 메시지, 국채 수익률 상승, 경착륙 가능성 상승, 예상을 웃도는 근원 인플레이션 등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 경우 지수가 10% 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런 가운데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마이클 버리 사이언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증시 하락에 베팅하고 나섰다. 8월 14일 미국 CNBC에 따르면 버리 CEO는 2분기 S&P500과 나스닥100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풋옵션 투자 규모는 총 16억 달러(약 2조1400억 원)로 포트폴리오의 약 93%를 차지한다. 앞서 1월 31일 버리 CEO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전 트위터에 ‘매도(Sell)’라는 단어를 올려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미국 증시는 이후 강한 상승 랠리를 펼쳤고, 그는 3월 자신의 약세론이 틀렸음을 인정했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美 빅테크 AI 투자 확대로 SMR·통신 수혜 전망
머스크와 빌게이츠… 희비 갈린 미국 기업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