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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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특수’ 기대에 화장품·면세점 관련주 급등

6년 5개월 만에 한국행 단체관광 전면 허용… 中 디플레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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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3-08-1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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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커 귀환 전망에 국내 화장품·면세·여행·카지노 관련주가 최근 급등한 가운데 8월 14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에서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유커 귀환 전망에 국내 화장품·면세·여행·카지노 관련주가 최근 급등한 가운데 8월 14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에서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중국 소비재 관련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8월 10일 중국 문화여유부는 “한국과 미국, 일본 등 78개국에 대한 자국민 단체여행을 허가한다”고 밝히며 유커의 한국 관광 전면 재개를 알렸다. 2017년 3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이 한국행 단체 비자 발급을 중단한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중국은 올해 초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폐지한 뒤 60여 개국을 대상으로 단체여행 빗장을 풀었지만 한국과 미국, 일본 등에 대해서는 여행금지 조치를 유지했다.

    올해 유커 300만 명 입국 예상

    업계는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한국 방문 중국인 관광객이 올해 300만 명 정도로 불어난 뒤 내년에는 6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국 방문 중국인 관광객은 단체 비자 발급 중단 이후 급격히 줄어들어 지난해 23만 명까지 감소했다(그래프 참조). 이는 한국 방문 중국인 관광객 수가 최고치를 기록한 2016년 806만 명 대비 97% 이상 줄어든 수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 보복 전까지 중국인 관광객은 한국 시장의 가장 큰손이었다”며 “중국인 입국자 수가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12월 수준으로 회복되면 지금보다 3배 이상 많은 중국인이 국내에서 지갑을 열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의 이번 단체관광 허용은 중국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디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한 소비 진작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8월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월별 CPI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1년 2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중국의 월간 CPI는 3월부터 4개월 연속 0%대에 머물렀다. 또한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시장 전망치 7%대 초반보다 낮은 6.3%에 그쳤다. 이에 중국 당국은 소비 촉진 방안과 민간투자 활성화 대책 등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 시장은 유커가 예상대로 돌아오면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8월 14일 한국관광 데이터랩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중국인 관광객 인당 평균 지출 경비는 1632달러(약 219만 원), 1일 평균 지출 경비는 340달러(약 45만6000원)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 방한 관광객 수 2위인 일본인 관광객의 인당 평균 지출 경비 758.9달러(약 102만 원)의 2배가 넘는다.



    중소형 화장품주 급등

    ‘유커 특수’ 기대에 중국발(發) 소비주와 여행 관련주가 빠르게 상승했다.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섹터는 화장품 관련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 중소형주인 한국화장품은 8월 10일부터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치며 68.9% 폭등했다(그래프 참조). 8월 10일부터 16일까지 4거래일간 상승폭이 93.2%에 이른다. 같은 기간 잇츠한불은 39.8%, 제이준코스메틱은 39%, 토니모리는 34.1% 올랐다. 이 기간 한국화장품과 토니모리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국내 화장품 대장주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과거 영광을 되찾을지도 관심사다. LG생활건강은 프리미엄 브랜드 ‘후’가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를 얻으며 황제주에 등극한 후에도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2021년 7월 1일 장중 178만40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사드 보복과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실적이 급감했고 주가도 70% 이상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2015년 7월 주가가 45만 원을 기록한 이후 10만 원대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면세 매출과 중국 현지 소비 회복만이 하반기 반전 요인이었다”며 “다행히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재개되면서 면세 채널 중심의 실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 연구원은 “하반기 화장품 사업부 내 면세 채널 매출액은 상반기 대비 역성장 폭이 크게 축소될 전망이지만, 관련 실적을 추정하기는 아직 이른 시기라 추후 재추정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적이 받쳐주는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양대산맥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도 주목받고 있다. 두 기업은 2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낸 데 이어 ‘중국 특수’ 기대감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맥스에 대해 “기초와 색조 카테고리 모두 균형 잡힌 성장이 예상된다”며 “특히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입으로 국내 브랜드 고객사의 주문 증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한중 관계 돌발변수 가능성도

    화장품 매출이 큰 면세점과 유커 소비 영향이 큰 호텔·카지노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8월 10일부터 4거래일 동안 면세점 관련주 글로벌텍스프리는 35.6%, 호텔신라는 22.1% 올랐으며, 이 기간 두 종목 모두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카지노 관련주인 롯데관광개발(50.0%)과 GKL(27.0%), 파라다이스(23.1%)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항공업계에선 중국 노선의 운수권을 많이 보유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주당 121회로 가장 많은 한중 노선을 운영 중이며, 아시아나항공은 주 79회 운항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관광 수요가 어느 정도 회복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의 디플레이션이 심화할 경우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예상에 못 미칠 수 있고, 한중 관계가 돌발적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비 관련주는 여전히 실적 전망이 불안정하고, 아직 실적을 기반으로 한 주가 상승은 아니다”라면서 “중국 실물지표 공개 시점 전후가 관련주의 단기 정점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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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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