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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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이종욱의 섬김 리더십은 행복한 삶 알려주는 교과서”

‘바로우리展’ 주최 이태석재단 구수환 이사장 “공감 능력 높이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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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3-04-2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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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기운이 완연한 4월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이우환, 김창열, 천경자, 박서보 등 세계적 미술 거장들의 작품 전시회가 열렸다. ‘바로 우리’ 곁에서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위해 인생을 바친 고(故) 이태석 신부(1962~2010)와 고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1945~2006)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특별전시 ‘바로우리展(전)’이다. 사단법인 이태석재단과 동아일보가 공동 주최한 이번 전시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 전시와 함께 이 신부와 이 전 총장의 삶을 사진 및 기록으로 조명한다.

    이 신부는 인제대 의대를 졸업하고 가톨릭 사제의 길에 들어서 내전으로 피폐해진 아프리카 수단의 작고 가난한 마을 톤즈에서 의료 선교 활동을 했다. 헌신적인 그의 삶은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2010)를 통해 많은 이에게 감동을 안겼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이 전 총장은 세계 오지에서 의료 활동을 하다 2003년 WHO 제6대 사무총장으로 선출돼 질병 퇴치에 힘썼다.

    구수환 이태석재단 이사장. [박해윤 기자]

    구수환 이태석재단 이사장. [박해윤 기자]

    섬김 리더십 실천한 이태석 신부

    ‘수단의 슈바이처’ 이 신부와 ‘아시아의 슈바이처’ 이 전 총장의 삶을 조명하는 ‘바로우리展’이 열릴 수 있었던 데는 구수환 이태석재단 이사장의 역할이 컸다. 구 이사장은 KBS ‘추적 60분’ PD 출신으로 ‘울지마 톤즈’를 제작하면서 이 신부와 인연을 맺었다.

    구 이사장은 “몇 해 전 이 전 총장의 자료를 살펴보다가 이 신부의 삶과 무척 비슷해 놀랐다”며 “두 분 모두 의사 출신으로 가난하고 병든 사람을 위해 헌신하다 세상을 떠났다는 공통점이 있어 함께 전시하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구 이사장은 “무엇보다 두 분은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으로 사람들을 대했다는 점이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서번트 리더십은 미국 학자 로버트 그린리프가 1970년에 주창한 이론으로 국내에서는 ‘섬김 리더십’으로 알려져 있다. 구 이사장은 섬김 리더십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사람들 얘기를 귀담아 듣고, 무슨 일이든 이타심을 가지고 진심을 다한다. 또한 욕심이 없고 공감할 줄 알며 공동체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구 이사장은 “사람들은 이태석이라는 사제를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이 신부가 평생 실천한 이런 섬김 리더십을 존경하고 그리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도 두 사람의 섬김 리더십을 기리고자 마련됐으며 수익금은 WHO 백신기금, 남수단 보건소 및 학교 설립, 페루 ‘레이코(이종욱 전 사무총장의 부인) 공방’ 지원 등에 사용된다.

    공감 능력과 행복은 정비례

    구 이사장은 ‘추적 60분’ 등 KBS에서 20년간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스타 PD다. 그런 그가 이 신부를 알게 된 후부터는 감동과 사랑을 담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구 이사장은 “사회제도가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회 고발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전혀 변화가 없었다”며 “반면 이 신부에 대한 다큐멘터리는 개인적인 감동을 넘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를 바꾸는 것은 제도가 아니라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구 이사장은 3년 전 재단을 맡은 이후 섬진강 폐교에 저널리즘 학교를 열고 무료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강의 요청이 들어오면 산골오지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가 이 신부의 섬김 리더십을 전한다. 구 이사장은 “‘이 신부님처럼 살면 정말 행복할까’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비슷한 삶을 살아보니 비로소 나눔과 헌신이 주는 행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구 이사장은 이 신부의 톤즈 제자 중 50여 명을 지원하는 사업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 신부의 선종 10주기(2020) 무렵 이 신부의 삶을 어떻게 기릴까 고심하다가 톤즈에 남아 있는 제자들이 생각났다. 남수단에 찾아갔더니 이 신부의 제자 중 의대에서 공부하는 학생이 57명이나 됐다. 이 신부와 마을 사람들이 힘을 합쳐 지은 허름한 학교에서 국립대 의대생 57명이 나온 것이다. 의사가 된 제자들은 생전의 이 신부처럼 환자를 마음으로 돌보고 있었다. 이 신부가 1명이 아닌 57명으로 부활한 것이다. 구 이사장은 이 얘기를 영화로 만들었다. 영화 제목은 ‘부활’(2020)이다.

    구 이사장은 이 신부의 정신을 이어갈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 중이다. 6월에는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이태석 리더십 아카데미’를 열 예정이다. 그는 “행복지수가 높은 북유럽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공감 능력”이라며 “이 신부와 이 전 총장처럼 공감 능력을 높이면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태석 리더십 아카데미’를 통해 이 신부의 삶 속에 담긴 공감 능력과 섬김 리더십을 가르칠 계획이다.

    구 이사장은 톤즈에서도 이 신부의 정신이 이어지도록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의대에 진학한 이 신부의 제자들에게는 장학금을 주고, 한센인 마을에는 식량을 지원하고 있다. 또 의사가 없어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톤즈 보건소를 인수해 이 신부의 의사 제자에게 맡길 계획도 갖고 있다. 구 이사장은 “이태석 신부와 이종욱 전 사무총장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 교과서”라며 “많은 사람이 그 행복을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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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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