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44

2022.06.17

쿠팡 와우 멤버십 72% 인상, 900만 이용자 선택은?

‘록인 효과’에 익숙해진 소비자… “타사 대비 가성비 나쁘지 않아”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22-06-22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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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유료 멤버십 서비스 가격을 인상한 쿠팡. [뉴시스]

    최근 유료 멤버십 서비스 가격을 인상한 쿠팡. [뉴시스]

    30대 워킹맘 박 모 씨는 쿠팡 ‘로켓배송’ 애호가다. 코로나19 사태 때부터 비대면 장보기를 위해 쿠팡 와우 멤버십에 가입해 이용했는데, 이제는 매주 2회 이상 꾸준히 쓰고 있다. 박 씨는 “출근길이나 점심시간에 앱(애플리케이션)으로 찬거리를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에 받을 수 있어 시간 절약에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최근 월 회비가 올랐지만 커피 한 잔 덜 마신다는 생각으로 계속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

    쿠팡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 월 회비가 72% 올랐다. 월 회비를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린 것으로, 회비 인상은 쿠팡이 2019년 와우 멤버십을 출시한 이래 처음이지만 한 번에 72%가 오른 셈이라 소비자들 이탈 여부가 주목된다.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1분기 기준으로 900만 명을 넘겼다. 쿠팡 와우 멤버십은 로켓배송 무료 배송(건당 3000원), 30일 무료 반품(건당 5000원), 로켓직구 무료 배송(건당 2500원), OTT 플랫폼 쿠팡플레이 무료 시청 등 12가지 혜택을 제공한다. 와우 멤버십을 포함한 쿠팡 활성고객 인당 구입액은 34만 원대에 달한다.

    쿠팡은 3월 와우 멤버십 회비 변경 안내를 알리고 회원 동의 절차를 밟았다. 기존 회원의 월 회비 인상은 6월 10일 이후 첫 결제일부터 적용됐다. 신규 회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인상분을 적용해왔다. 쿠팡은 4월 기준 와우 멤버십 회원 중 상위 10%가 매달 7만2000원 정도 할인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따라서 90만 명 이상 회원의 절약 금액은 3개월간 21만6000원이며, 연간으로는 86만4000원으로 분석됐다.

    쿠팡의 멤버십 회비 인상은 수익성 개선의 일환이다. 1분기 매출 51억1668만 달러(약 6조6000억 원), 당기순손실 2억929만 달러(약 2700억 원)를 기록한 쿠팡은 지난해 184억637만 달러(약 23조7260억 원)로 역대급 매출을 올렸으나, 영업적자도 14억9396만 달러(약 1조9250억 원)를 기록했다.
    2020년 영업적자는 5억1599만 달러(약 6648억5310만 원)였다. 이번 회비 인상으로 유료 회원이 이탈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단순 계산했을 때 한 달에 약 188억 원(900만 명×2090원), 연간 약 2257억 원 이상 수익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건 쿠팡의 록인(lock-in·자물쇠) 효과다. 이미 쿠팡의 배송과 반품 정책, 다양한 제품군에 익숙해진 이들이 충성 고객이 됐기 때문에 멤버십 가격을 올려도 쿠팡을 계속 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타사의 유료 커머스 멤버십과 비교해 ‘가성비’가 나쁘지 않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 주요 유료 커머스 멤버십 서비스. 쿠팡 와우 멤버십,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의 스마일클럽(왼쪽부터). [쿠팡 홈페이지 캡처, 네이버 홈페이지 캡처, SSG닷컴 홈페이지 캡처]

    국내 주요 유료 커머스 멤버십 서비스. 쿠팡 와우 멤버십,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의 스마일클럽(왼쪽부터). [쿠팡 홈페이지 캡처, 네이버 홈페이지 캡처, SSG닷컴 홈페이지 캡처]

    커머스 넘어 OTT로 고객 겨냥

    쿠팡 다음으로 구독자가 많은 커머스 관련 멤버십으로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 있다. 출시 2년 만에 누적 회원 수 800만 명을 돌파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쿠팡 와우 멤버십과는 타깃도, 결도 조금 다르다. 월간 이용권은 4900원, 연간 이용권은 4만6800원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가입하면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때 최대 5%를 적립받고, 가족이 함께 멤버십을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매달 방송, 음악, 웹툰 등 디지털 콘텐츠를 선택해 볼 수도 있다. 네이버쇼핑이나 장보기를 주로 이용하고 디지털 콘텐츠를 즐겨 본다면 이득이지만, 실시간으로 신선식품이나 밀키트를 구매하는 빈도가 많은 가정이나 1인 가구에게는 쿠팡 와우 멤버십이 더 메리트가 있는 셈이다. 와우 멤버십 회원은 타사와 달리 ‘금액을 많이 채우지 않아도 배송이 무료인 점’(로켓배송은 1만9800원 이상 구매 시, 로켓프레시는 1만5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과 ‘30일간 무료 교환 및 반품이 가능한 점’ 등을 장점으로 꼽는다. 이마트 쓱배송이나 롯데마트 당일배송은 4만 원 이상 구매해야 무료 배송이 된다.

    G마켓·옥션 기반으로 운영해온 스마일클럽은 회원 수가 300만 명에 달한다. 신세계가 온오프라인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신세계 유니버스’를 목표로 멤버십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지난달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이 함께 새로운 스마일클럽을 내놓았다. 장점은 하나에 가입하면 SSG닷컴, 지마켓, 옥션에서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SSG닷컴에서는 월 단위(3900원)로 가입할 수 있고, G마켓과 옥션에서는 연 3만 원에 혜택을 누릴 수 있다. SSG닷컴에서 가입하면 1만5000원어치만 구매해도 쓱배송과 새벽 무료 배송 혜택이 주어진다. SSG머니 적립과 할인쿠폰, 스타벅스 무료 사이즈업 같은 혜택도 있다. G마켓과 옥션에서 가입하면 쇼핑에 쓸 수 있는 포인트(스마일캐시 3만5000원 지급)를 가입비 이상으로 지급하기에 해당 플랫폼에서 자주 쇼핑한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쿠팡은 커머스를 넘어 OTT인 쿠팡플레이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콘텐츠 가짓수는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같은 글로벌 OTT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SNL’ 같은 자체 콘텐츠나 영화 ‘미나리’ 독점 공개, EPL 토트넘 홋스퍼 친선 축구 경기 독점 중계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OTT 플랫폼은 대부분 자사 가입자 수를 공개하지 않는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4월 기준으로 국내 OTT 이용자 순위(모바일 앱 기준)는 △넷플릭스(1153만 명) △웨이브(433만 명) △티빙(386만 명) △쿠팡플레이(302만 명) △디즈니플러스(153만 명) △시즌(144만 명) △왓챠(112만 명)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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