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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 제일 많이 배출한 고교는 어디?

야구팬들이 황금사자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 황규인 동아일보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선수 제일 많이 배출한 고교는 어디?

지난해 5월 31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2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정상에 오른 광주일고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높이  들고 환호하고 있다. [동아DB]

지난해 5월 31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2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정상에 오른 광주일고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높이 들고 환호하고 있다. [동아DB]

2019년 현재 한국에 야구부가 있는 고교는 총 몇 곳일까요? 

학력 인정 대안학교인 글로벌선진학교(경북), 성지고(서울), 진영고(경기) 등을 포함해 총 81개교입니다. 이 가운데 충주성심학교(충북)를 제외한 80개교가 고교 야구 주말리그에 참여합니다. 청각장애 학생들이 다니는 충주성심학교는 선수 수 부족으로 리그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통 야구명문 광주일고, 프로선수 가장 많이 배출

광주일고 출신 메이저리거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광주일고 출신 메이저리거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그럼 야구부가 전국대회 우승을 제일 많이 차지한 학교는 어디일까요? 

일단 정답은 경북고(대구)지만 기준에 따라 우승 횟수는 다릅니다.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 전국대회(대붕기, 무등기, 미추홀기, 화랑대기)를 포함하면 경북고는 총 27번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대회(대통령배, 봉황대기, 청룡기, 협회장기, 황금사자기)만 세면 21번으로 줄어듭니다. 

그렇다면 프로야구 선수를 제일 많이 배출한 고교는 어디일까요? 



이번에는 광주일고가 정답입니다. 올해까지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프로야구팀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총 164명. 이 가운데 41명이 이번 시즌에도 현역으로 뛰고 있습니다. 여기서 ‘현역’은 군 복무 중인 선수와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뛰고 있는 강정호(32)를 포함합니다. 

강정호는 광주일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5년 황금사자기 결승전에 선발투수로 나서 성남고 타선을 8이닝 7탈삼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습니다. 강정호 개인으로서는 이 대회가 생애 처음이자 현재까지 마지막으로 우승을 경험한 무대였습니다. 

강정호는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시절 “지금도 우승을 확정하고 그라운드로 뛰어나가던 순간이 생생하다”며 “(프로야구에서) 타자로 마음을 굳힐 때 미련이 없었던 건 투수로서 이 대회 우승을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강정호는 타선에서도 4번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의 앞에 ‘밥상’을 차려놓으라는 주문을 받은 1, 2번 타자는 김성현(32·SK 와이번스)과 서건창(30·키움)이었습니다. 서건창은 당시 1학년이었지만 선제 타점을 올리면서 팀이 21년 만에 황금사자기 우승을 차지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두 선수는 나중에 광주일고 졸업생이 프로야구에 남긴 2만 번째 안타(김성현)와 2000번째 홈런(서건창)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습니다. 김성현은 2016년 9월 3일 창원 경기에서, 서건창은 2017년 5월 30일 경기에서 각자 기록을 남겼습니다. 광주일고를 제외하면 아직 동문이 프로야구 무대에서 1만5000개 안타나 1500개 홈런을 합작한 학교도 없습니다. 

투수 부문에서도 지난해까지 동문이 합작한 승리(747승)가 제일 많고, 삼진도 제일 많이 잡은(8253개) 학교가 바로 광주일고입니다. 광주일고는 또 김기태(50) KIA 타이거즈 감독이 사퇴하기 전까지 현역 프로야구 감독을 2명 배출한 유일한 고교이기도 했습니다. 염경엽(51) SK 감독이 1983년 김 전 감독보다 1년 먼저 광주일고에 입학했지만 유급(留級)한 뒤 1년을 더 다니면서 졸업 동기가 됐습니다. 

재미있는 건 동문이 이렇게 많은데 6월 13일 현재 광주 연고팀 KIA의 1군 경기 출전 경험이 있는 광주일고 졸업생은 류승현(22) 한 명뿐이라는 점입니다. 류승현은 원래 지난 시즌을 마치고 군 입대를 계획했습니다. 이 계획대로 됐다면 KIA는 프로야구 현역 선수가 제일 많은 학교가 연고지에 있는데도 정작 그 학교 출신이 한 명도 없는 팀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1등 못지않은 지역별 야구명문

경북고가 낳은 전설적 타자 이승엽. [동아DB]

경북고가 낳은 전설적 타자 이승엽. [동아DB]

광주일고에 이어 두 번째로 프로야구 선수를 많이 배출한 학교는 고교 야구 최다 우승에 빛나는 경북고입니다. 경북고 졸업생 가운데 지금까지 총 160명이 프로야구팀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경북고 출신으로 제일 유명한 선수로는 역시 ‘라이온 킹’ 이승엽(43·은퇴)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승엽은 대구 연고팀 삼성 라이온즈에서 15년 동안 뛰면서 프로야구 역대 최다인 467홈런을 남기고 유니폼을 벗었습니다. 이승엽이 마지막으로 뛴 2017년까지 이 학교 동문이 프로야구 무대에서 남긴 홈런은 총 1138개. 그러니까 이승엽 혼자 이 홈런의 41%를 책임진 겁니다. 

천안 북일고는 전체 동문 프로야구 선수는 159명으로 경북고보다 1명 적어 3위지만, 현역 선수만 따지면 40명으로 광주일고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김태균(37·한화 이글스)이 이 학교 출신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고, 고승민(19·롯데 자이언츠)이 올해 프로에 입단한 고교 동기 4명 중 생일(8월 11일)이 제일 늦어 최연소 선수입니다. 

북일고에 이어 롯데 연고지인 부산에 자리한 고교 두 곳이 프로야구 선수 최다 배출 학교 4, 5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4위는 프로야구 선수 155명을 배출한 경남고이고, 부산고가 이보다 2명이 적은 153명으로 신일고와 함께 공동 5위입니다. 단, 현역 선수만 따졌을 때는 경남고가 34명으로 6위, 부산고는 추신수(37·텍사스 레인저스)를 포함해도 32명으로 8위로 순위가 내려갑니다. 부산고는 5월 26일까지만 해도 현역 선수가 33명이었지만 박한이(40·전 삼성 라이온즈)가 음주운전으로 전격 은퇴를 선언하면서 1명 줄었습니다.


매년 고교 야구에서 등장하는 루키들

최정상급 타자인 김태균은 천안 북일고를 졸업했다.

최정상급 타자인 김태균은 천안 북일고를 졸업했다.

현역 선수만 따졌을 때 광주일고(41명), 북일고(40명) 다음으로 동문 선수가 많은 고교는 덕수고(38명)입니다. 트레이드 요구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이용규(34·한화 이글스)를 제외한다면 덕수고는 서울고(37명)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됩니다. 장충고가 36명으로 현역 선수를 다섯 번째로 많이 배출한 학교입니다. 서울고는 최현일(19·LA 다저스), 장충고는 권광민(22·시카고 컵스)을 포함한 숫자입니다. 

갑자기 프로야구 선수들의 출신 고교를 따져본 건 6월 17일 막을 올리는 제73회 황금사자기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을 시작으로 고교 야구가 전국대회 시즌에 돌입하기 때문입니다. 이들 대회를 지켜보며 나중에 누가 프로야구에서 스타가 될지 예상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올해 신인왕 레이스에 돌입한 원태인(19·삼성)은 지난해 황금사자기에서 삼진을 제일 많이 잡은 투수였고, 팀 선배 양창섭(20)은 2016, 2017년 덕수고에 2연패를 안기면서 본인도 2년 연속 최우수선수(MVP)로 뽑혔습니다. 또 kt 위즈 창단 첫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강백호(20)는 서울고 2학년이던 2016년 이 대회에서 타격상(타율 0.500)과 타점상(7타점)을 동시에 거머쥐었으며, 두산 베어스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차고 있는 이영하(22)도 2015년 이 대회 우수투수상 수상자 출신입니다. 

모교에 야구부가 없어 고교 야구에 관심을 기울일 기회가 없었다면 이번 기회에 고교 응원팀을 골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우리 동네’ 학교를 골라도 좋고 아예 새로운 학교를 ‘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나는 잘하는 팀이 좋다’고 생각한다면 이 기사가 도움이 됐으리라 믿습니다. 직접 경기장을 찾을 시간이 없는 분은 TV(IB스포츠)로 경기를 지켜봐도 좋을 겁니다. 올해 황금사자기는 29일까지 열릴 예정입니다.






주간동아 2019.06.14 1193호 (p65~67)

황규인 동아일보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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