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들이 걸그룹 여름 전쟁에 참전했다. 비교적 단출한 미니앨범 ‘I SWAY’를 발표하고 타이틀곡 ‘클락션(Klaxon)’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TOMBOY’ ‘Nxde’ ‘Super Lady’ 등 도발적인 곡들을 통해 거침없고 강력한 여성상을 주로 보여준 그룹이기에 이들의 여름 노래 공식이 어떤 것일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아직 데뷔 초였던 2020년 싱글 ‘덤디덤디(DUMDi DUMDi)’를 제외하면 대체로 여름을 겨냥해 작품을 낸 적이 좀처럼 없었던 아티스트라 더욱 그렇다.
‘클락션(Klaxon)’은 꽤나 듣기 편안하다. K팝의 보편적인 곡 구성을 따라 조금 멜로딕해지다가 후렴이 나오고, 이를 보강하는 제2 후렴이 등장한다. 2절에서는 1절을 살짝 비틀어 변화를 준다. “어우워” “우우우” 같은 여음을 적극 활용해 완급을 조절한다. 경적을 의미하는 ‘honk’를 변형해 애인을 부르는 ‘honey’의 약칭인 “hon, hon”으로 활용하는 대목도 적당히 요사스럽고 유쾌하다. 브리지에서는 ‘TOMBOY’를 닮은 리듬 패턴을 나직하고 부담 없이 풀어내다가 후렴을 다시 반복한다. 의기양양한 기타와 브라스가 분위기를 달구지만 전체적으로 느긋하게 흥청댄다.
파격적 이미지에 가려질 수도 있겠으나, 통속성은 (여자)아이들의 오랜 화법이기도 하다. 지난해 봄을 강타한 히트곡 ‘퀸카(Queencard)’가 그러했고, ‘TOMBOY’ ‘Nxde’처럼 공격적인 작품에서도 수록곡들은 이별에 절절매는, 거의 신파적이기까지 한 인물들을 표현하기도 했다. 주로 보이그룹이 담아내던 스타덤 위의 불안이나 다소 ‘찌질’한 마음 같은 것도 이들의 언어 안에는 얼마든지 들어 있었다. 그것이 종합돼 구성되는 인물상의 입체성은 분명 (여자)아이들만이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클락션(Klaxon)’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어쩌면 의외의 히트곡이 된 수록곡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가 일상 속 보편적 공감대를 건드린 영향도 있을지 모르겠다. 당장 제목부터 정확한 ‘영어’는 아니지만 누구나 그렇게 쓰는, ‘빠께쓰’라고 하면 촌스러워 보이나 ‘버킷’이라고 하지는 않는 그런 류의 단어를 골랐다.
‘클락션(Klaxon)’은 적당히 화려하게 넘실대지만 아주 뾰족하지는 않은 곡이다. 사실 비교적 미간에 힘을 빼고 선보인 듯했던 ‘덤디덤디(DUMDi DUMDi)’나 ‘퀸카(Queencard)’에 비해서도 그렇다. “차 떠나가라 소리칠 거야”에서 우기의 튼실하고 씩씩한 저음 정도를 제외하면 충격적인 대목은 별로 없다. 하지만 딱 그 정도 곡이, 조금 ‘길티’한 것들마저 매력이 돼 더없이 힘을 발휘하는 때가 바로 여름이기도 하다. 복잡한 생각을 잊고 여유롭게 즐기고 싶은 계절. (여자)아이들의 한계나 단점보다 차라리 강점이 되는 통속성을 흥미롭게 풀어낸, (여자)아이들 식 여름 노래라 할 만하다.
‘클락션(Klaxon)’은 꽤나 듣기 편안하다. K팝의 보편적인 곡 구성을 따라 조금 멜로딕해지다가 후렴이 나오고, 이를 보강하는 제2 후렴이 등장한다. 2절에서는 1절을 살짝 비틀어 변화를 준다. “어우워” “우우우” 같은 여음을 적극 활용해 완급을 조절한다. 경적을 의미하는 ‘honk’를 변형해 애인을 부르는 ‘honey’의 약칭인 “hon, hon”으로 활용하는 대목도 적당히 요사스럽고 유쾌하다. 브리지에서는 ‘TOMBOY’를 닮은 리듬 패턴을 나직하고 부담 없이 풀어내다가 후렴을 다시 반복한다. 의기양양한 기타와 브라스가 분위기를 달구지만 전체적으로 느긋하게 흥청댄다.
(여자)아이들이 미니앨범 ‘I SWAY’를 발표하고 타이틀곡 ‘클락션(Klaxon)’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여자)아이들 공식 페이스북]
특유의 통속성 흥미롭게 풀어내
가사는 많은 여름 노래가 그렇듯, 계절의 축복 속에 이뤄지는 즉흥적이고도 대담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상대를 남성으로 한정 짓고 여성 간 질투나 반목도 조금씩 표현한다. “Sweetie boy” “그 여자는 불건전해” 같은 대목이 그렇다. 그러나 곡의 화자는 이를 어쩔 수 없다는 것 같다. 도입부부터 “좀 미친 소리 같지만 난 네게 반했어” “자꾸 눈으로 욕하지 마”라고 한다. 이성적으로는 조금 거리낌이 있지만 여름이라는 마법이나 솟구치는 감정을 이길 수 없다는 듯이. 그래서인지 좀 넘어가 달라는 듯이 “나 좀 봐줘 Lady”라고 말하기도 한다.
파격적 이미지에 가려질 수도 있겠으나, 통속성은 (여자)아이들의 오랜 화법이기도 하다. 지난해 봄을 강타한 히트곡 ‘퀸카(Queencard)’가 그러했고, ‘TOMBOY’ ‘Nxde’처럼 공격적인 작품에서도 수록곡들은 이별에 절절매는, 거의 신파적이기까지 한 인물들을 표현하기도 했다. 주로 보이그룹이 담아내던 스타덤 위의 불안이나 다소 ‘찌질’한 마음 같은 것도 이들의 언어 안에는 얼마든지 들어 있었다. 그것이 종합돼 구성되는 인물상의 입체성은 분명 (여자)아이들만이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클락션(Klaxon)’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어쩌면 의외의 히트곡이 된 수록곡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가 일상 속 보편적 공감대를 건드린 영향도 있을지 모르겠다. 당장 제목부터 정확한 ‘영어’는 아니지만 누구나 그렇게 쓰는, ‘빠께쓰’라고 하면 촌스러워 보이나 ‘버킷’이라고 하지는 않는 그런 류의 단어를 골랐다.
‘클락션(Klaxon)’은 적당히 화려하게 넘실대지만 아주 뾰족하지는 않은 곡이다. 사실 비교적 미간에 힘을 빼고 선보인 듯했던 ‘덤디덤디(DUMDi DUMDi)’나 ‘퀸카(Queencard)’에 비해서도 그렇다. “차 떠나가라 소리칠 거야”에서 우기의 튼실하고 씩씩한 저음 정도를 제외하면 충격적인 대목은 별로 없다. 하지만 딱 그 정도 곡이, 조금 ‘길티’한 것들마저 매력이 돼 더없이 힘을 발휘하는 때가 바로 여름이기도 하다. 복잡한 생각을 잊고 여유롭게 즐기고 싶은 계절. (여자)아이들의 한계나 단점보다 차라리 강점이 되는 통속성을 흥미롭게 풀어낸, (여자)아이들 식 여름 노래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