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 서울 강남구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마자힐) 견본주택에서 만난 1순위 청약 대상자 양모 씨(41)의 말이다. 마자힐은 앞서 3.3㎡(1평)당 분양가가 강북 최초로 5000만 원을 넘긴 5150만 원으로 책정돼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날 양 씨는 마자힐의 높은 분양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청약을 희망하는 59㎡A(이하 전용면적) 타입 견본주택을 꼼꼼히 살펴본 그는 “그저 당첨되길 바랄 뿐”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마래푸 주민도 주목하는 마자힐
서울 강남구에 마련된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마자힐)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84㎡D 타입 내부 구조를 살펴보고 있다. [이슬아 기자]
서울 마포구 공덕1구역을 재건축한 마자힐은 ‘공덕자이’ 이후 9년 만에 마포구 공덕동에 분양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1101채)다. 부동산시장 신흥 강자 ‘마용성’ 중 한 곳인 마포구는 수요에 비해 신규 공급이 부족했던 터라 수년 전부터 마자힐 청약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다. 463채의 적잖은 일반공급 물량이 배정된 점도 청약시장을 달구는 요인 중 하나다.
이날 견본주택에서는 일반공급 비중이 큰 59㎡A, 84㎡A, 84㎡D 등 3개 타입이 공개됐다. 각 타입 구조를 둘러보던 방문객들은 마자힐의 장점에 대해 “단연 입지”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과 5·6호선·공항철도 공덕역 사이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하고, 언덕이 많은 마포구에서 흔치 않게 전 단지가 평지에 자리 잡았으며, 소의초·대흥역 학원가 등 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설명이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 주민 신모 씨(60)는 “(마자힐은) 평지 메리트가 큰 것 같다”며 “마래푸는 벌써 10년이 넘었고, 단지 내 언덕이 심해 나이 들 걸 생각하면 천천히 집을 처분하고 여기로 옮기는 게 나을까 싶어 구경 왔다”고 말했다.
높은 분양가에 대해선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마자힐은 비(非)투기과열지구, 비청약과열지구로 분류돼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에 마자힐 분양가는 △59㎡ 12억5140만~13억4070만 원 △84㎡ 16억 4140만~17억4500만 원 △114㎡ 21억4120만~21억9140만 원으로 비강남권 기준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발코니 확장·옵션 비용 등을 고려하면 ‘국민 평형’인 84㎡ 분양가는 18억 원을 넘보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한 방문객은 “강북에서 제일 비싼 분양가일 뿐이지 근처 마래푸, 마포그랑자이,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실거래가를 따져보면 충분히 지불할 만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3개월간 마래푸, 마포그랑자이, 마포프레스티지자이 등 인근 대단지 아파트의 84㎡(공급면적 110㎡) 매물은 마자힐 분양가 대비 1억~2억 원가량 높은 최고 18억5000만~20억 원에 매매됐다. 또 다른 방문객은 “분상제(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강남 아파트에 당첨되면 최고”라면서 “하지만 수도권은 청약이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 강남은 고사하고 ‘마용성’ 중 어디라도 되면 행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근 대단지 호가 22억까지 올라”
마자힐 견본주택 안내원이 방문객들에게 모형도를 통해 단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슬아 기자]
부동산 전문가들도 마자힐 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인플레이션 여파로 최근 공급되는 신축 아파트는 분양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바꿔 말하면 이는 당분간 공급이 줄면서 부동산 희소성이 커진다는 뜻이기도 해 마자힐의 가격 전망은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마포구 인근 대단지 매매 호가가 22억 원까지 올라간 상황”이라며 “당장 판다고 가정했을 때도 차익을 볼 수 있을 정도라 가격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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