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는 브랜드의 첫 번째 정통 픽업트럭 ‘기아 타스만’을 공개했다. [기아 제공]
수소생태계 구축 선언한 현대차
전시장에 가장 큰 부스를 마련한 브랜드는 기아와 현대차였다. 특히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과 함께 브랜드의 미래 모빌리티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대차가 그리는 미래는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 ‘HTWO’를 통한 수소생태계다. 현대자동차그룹 각 계열사의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환경에 맞춰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 운송, 활용하는 등 치밀한 수소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와 함께 수소 모빌리티인 엑시언트 수소트럭을 전시하고, 트럭 내부에는 수소 전기 원리를 설명하는 게임 등을 마련했다. 한편 캐스퍼 일렉트릭은 기존 캐스퍼보다 조금 크다. 정확히는 전장 230㎜, 전폭 15㎜가 늘어 2열 레그룸에 여유가 생겼다. 1열도 넓어졌는데, 전자식 변속 컬럼을 적용해 중앙 하단부 기어박스가 비어 운전석과 보조석 사이를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49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가 315㎞에 달해 도심 주행 시에도 충분히 여유롭다.콘셉트 모델 2종 공개한 제네시스
기아는 브랜드 첫 번째 정통 픽업트럭인 ‘기아 타스만’을 공개했다. 5월 선보인 EV3를 중심으로 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전기차 라인업, NBA와 협업한 기아 커넥트 스토어에도 이목이 쏠렸다. 계기판 디자인 테마를 통해 기아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운전자 취향을 세밀하게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PBV(목적기반차량) 라인업이다. 단거리에 최적화된 소형 물류 운송 차량인 PV1, 장거리 물류에 적합한 PV7, 여러 비즈니스를 소화하는 중간 크기의 PV5가 전시됐다. PBV 움직임 시연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변화하는 다양한 모습을 디스플레이가 결합된 모형 차량을 통해 설명했다. PBV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모듈 교체가 가능해 평소에는 화물 운송용 모듈을 사용하다가, 가족과 여행을 갈 때는 캠핑카 모듈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었다.아시아 최초로 선보인 대형 전동화 SUV ‘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제네시스 제공]
1열 시트는 회전 가능하며, 대화면 가변 디스플레이와 천장에 펼쳐지는 플렉스 디스플레이로 극장과도 같은 실내를 구현했다. 빈티지 가죽 시트와 우드 소재로 마감한 바닥, 고품질 오디오 시스템 등도 갖췄다. 제네시스는 ‘고성능 럭셔리’를 지향하는 ‘제네시스 마그마’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고성능 영역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현 라인업을 기반으로 고성능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으며, 이러한 바람을 담은 ‘제네시스 엑스 그란 레이서 비전 그란 투리스모 콘셉트’를 선보였다. 디지털 레이싱 게임용 차량으로, 제네시스의 두 줄 디자인을 활용한 전면부의 크레스트 그릴 형상이 특징이다.
‘BMW 뉴 M4’ 큰 관심 받아
주양예 BMW코리아 브랜드 총괄 본부장이 BMW 최신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BMW코리아 제공]
르노코리아 부스도 반응이 뜨거웠다. 긴 시간 공들인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날 선보인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기반의 중형 SUV로, 넓은 2열 공간과 한국시장에 최적화된 인포테인먼트가 강점으로 꼽힌다. 휠베이스가 2820㎜에 달해 동급 최대 수준인 320㎜의 레그룸을 제공한다. 인포테인먼트는 12.3인치 클러스터, 센터디스플레이, 동승석 디스플레이로 구성됐으며, 파노라마 스크린을 통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감상과 음악 스트리밍이 가능하고,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5G 데이터가 5년간 무상 제공된다.
완성차 부스 외에도 유튜버 ‘압구정시골쥐’ 부스는 희귀한 클래식카 여러 대가 전시돼 자동차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었고, 관람객의 인증 사진도 이어졌다. 국산 수제 슈퍼카 브랜드 어울림모터스는 12년 만에 스피라 후속작 ‘SC24’를 공개했다. 2.5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미드십 차량으로, 풀 카본 보디를 사용해 스피라보다 180㎏ 가볍고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2초대에 도달하는 성능을 갖췄다.
2024 부산모빌리티쇼는 시작도, 운영도 쉽지 않은 행사다. 참가 브랜드가 줄어 볼거리가 적고, “넥스트 모빌리티, 세상의 중심이 되다”라는 슬로건이 무색할 만큼 혁신적인 미래 모습이 다소 부족했다. 야심 차게 준비한 야외 행사도 우천과 강풍으로 취소됐다. 우려 속에서 시작된 행사지만 그럼에도 많은 관람객이 찾아와 흥행이 이어졌다. 모터쇼가 사라진다곤 하지만 자동차 박람회에 대한 사람들의 갈증이 여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