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소득(이자·배당소득)이 2000만 원을 넘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로 분류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주로 2022년 9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쏟아진 연 5~6%대 정기예금에 가입했거나 ‘제2 월급’ 열풍을 일으킨 배당주 투자로 고수익을 올린 이들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면 금융소득을 다른 소득(근로·사업·기타소득 등)과 합산해 최대 49.5%(지방소득세 포함) 세율을 적용받는다. 또 추가 세금을 낸 납세자는 소득 규모에 따라 초과 소득분에 대해 국민건강보험료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송영욱 더웰 대표. [이상윤]
직장인의 기본, 절세와 월급 세팅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됐다고 해서 모두 ‘세금 폭탄’을 맞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연봉이 1억 원 이하라면 그럴 가능성이 적습니다. 최근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이 2000만 원을 넘는 사람이 늘었다지만 그 금액을 크게 상회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겁니다. 그런 경우 초과분에 대해서만 조금 세율이 높아지는 거니까 세금이 크게 늘어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절세’를 무시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세제 혜택 유무에 따라 향후 자산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재테크 전문가인 송영욱 더웰 대표는 한국외환은행(현 하나은행), 교보생명, 교보증권, 흥국증권 등에서 20여 년간 일하다 퇴직해 현재는 해커스 금융교육 일타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일시적으로 찾아온 고금리 여파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평범한 직장인이 신경 써야 하는 것은 그보다 절세와 월급 세팅을 통한 자산 불리기라고 말한다. ‘직장인도 부자가 될 수 있는 월급 세팅법’ 저자인 그에게 월급쟁이가 부자 되는 재테크에 관해 물었다.
절세가 왜 자산을 불리는 과정에서 중요한가.
“똑같은 금액을 적립식으로 모았을 때 세제 혜택 유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나를 예로 들면 절세상품인 연금저축에 20년 넘게 매달 30만~75만 원씩 넣어 그동안 환급받은 세금만 2000만 원이 넘는다. 또 그 돈을 재투자해 벌어들인 수익까지 합하면 3000만 원은 될 것이다. 만약 같은 금액을 일반적금에 넣었다면 3000만 원이라는 추가 수익은 생길 수 없었다. 이처럼 직장인이 금융상품으로 돈을 불리고자 한다면 절세상품 선택은 필수다.”
“절세상품에는 3가지 유형이 있다(표 참조). 먼저 연금저축, 개인형 퇴직연금(IRP), 보장성보험은 세액공제 상품이다. 그중 연금저축과 IRP는 연 900만 원을 넣으면 연소득 5500만 원 이하인 사람은 납부액의 16.5%(148만5000원), 5500만 원을 초과한 사람은 13.2%(118만8000원)를 환급받는다. 그다음은 소득공제 상품인데 청약저축, 노란우산공제(자영업자), 벤처투자펀드 등이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종합저축(65세 이상), 비과세저축성보험은 비과세 상품이다. ISA의 경우 연간 2000만 원씩 5년 동안 1억 원까지 납부할 수 있는데 이자 및 배당소득에 한해 최대 400만 원(서민형·일반형은 200만 원)까지 비과세된다. 소득이 많은 사람은 소득공제가, 소득이 적은 사람은 세액공제가 유리하다.”
종잣돈을 모으려는 직장생활 5년 이내 사회초년생에게 추천하는 금융상품 3가지는.
“가장 먼저 추천하는 상품은 청약저축이다. 그중에서도 34세 이하 직장인이라면 ‘청년주택드림저축통장’ 가입을 권한다. 일반 청약저축 금리에 2.7% 추가 금리를 얹어주고, 연 2.2% 금리로 40년까지 대출도 해준다. 두 번째는 연금저축이다. 연금저축은 앞서 설명한 대로 세제 혜택과 함께 추가 투자수익 기회도 제공한다. 마지막은 적립식 펀드인데, 손해가 날 수 있다는 점에서 앞 두 상품과는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추천하는 이유는 예금금리 3% 시대에는 예금상품만으론 충분한 자산 형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역시 내 경우를 예로 들면 2004년부터 적립식 펀드 투자를 하면서 100% 수익이 난 적도 있다. 시장은 사이클에 따라 언젠가는 올라가기 때문에 10년, 20년 가져가면 큰 손실 위험 없이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물론 1년만 가입하고 중단하면 손실이 날 수 있으니 적금처럼 장기로 가져가야 한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장기·분산·분할 투자가 기본이다.”
돈을 잘 모으는 사람은 월급 세팅부터
“월급 세팅을 통해 직장인도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했는데.“금융기관에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돈을 잘 모으는 사람들을 지켜보니 공통된 특징이 있었다. 같은 월급을 받아도 3년 후, 5년 후, 10년 후 모습이 달랐는데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만든 투자 습관이 결정적 차이였다. 우리가 돈을 불리는 방법은 3가지다. 수입을 늘리거나 지출을 줄이거나 투자수익을 늘리는 것뿐이다. 그래서 월급 세팅 1단계는 통장 세팅인데, ‘수입통장’ ‘투자통장’ ‘지출통장’으로 이름 붙인 3개 통장을 만들어 돈을 관리하는 것이다. 그다음은 월 투자금액과 지출금액을 정해서 월급이 들어오면 투자통장에 60%, 지출통장에 40%를 넣고 소비를 제한하는 방식이다. 월급 세팅을 하지 않는 사람은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하려 하는데 그렇게 해서는 남는 돈이 없게 마련이다.”
월급 세팅 후 투자에 나서려는 이들에게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면.
“100만 원을 기준으로 청년주택드림청약통장, 특판적금(ISA), 상장지수펀드(ETF), 업종 대표주에 각각 25만 원씩 투자하면 좋겠다. 청약저축에 관해서는 앞서 설명했고 특판적금은 투자 위험이 없으면서 일반 상품보다 이율이 3~4배까지 높아 추천한다. 그리고 기왕이면 ISA에 담아 세금을 아끼는 것이 더 좋다. ETF와 주식투자는 간접투자, 직접투자로 유형이 다른데 젊을 때는 공격적인 상품들도 한번 접해보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서 추천한다. 소액이라 위험은 크지 않고 투자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필요하다.”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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