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1년여 앞두고 호남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2013년 7·30 재보선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당선한 이후 반(反)새누리당 정서가 누그러진 데다, 친노무현계를 대표하는 새정연 문재인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 비(非)새정연 기류까지 나타났기 때문. 그런 점에서 천정배 전 의원의 출마로 3각 구도가 형성된 4·29 재보선 광주 서을 결과는 내년 총선을 조망할 수 있는 풍향계와 같다.
광주광역시
‘정신 차리게 하자’ 새정연 견제 기류 팽배
이형주 동아일보 기자 peneye09@donga.com
20대 총선을 앞두고 야당 텃밭이자 ‘호남 정치 1번지’인 광주의 민심은 복잡하다. 호남에서는 여당 위치에 있는 새정연 소속 의원들을 물갈이해야 한다는 의견과 정신 차리도록 충격 정도만 줘야 한다는 속내가 엇갈린다.
4월 29일 치르는 광주 서을 보궐선거는 내년 총선의 전초전 양상을 띠고 있다. 광주 지역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광주 서을 보궐선거를 내년 총선의 가늠자로 보고 무소속 천정배 후보를 밀고 있다. 좌파 성향의 이들 단체는 내년 총선에서도 반(反)새누리당, 비(非)새정연이라는 정치 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하는 것은 막으면서 아군인 새정연은 정신 차리게 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새정연을 고사시키지 않고 변화를 이끌겠다는 것이다. 새정연 개혁을 외치는 새로운 정치모임이 잇따라 결성되고 있어 내년 총선 전에 헤쳐 모여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새정연은 기득권 정치를 없애고 참신한 정치 신인을 공천해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겠다는 포부다. 광주 지역 의석수는 8개이지만 선거구 재획정, 새정연의 총선 경선 규칙 확정 등 복잡한 정치 변수가 많이 남아 있다. 현역 국회의원에게는 정치 여건 변화와 물갈이론 등으로 내년 총선이 더 힘든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에서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떠오르는 곳은 남구와 광산을이다. 남구는 기획예산처 장관 출신으로 재선인 장병완 의원의 지역구다. 강운태 전 광주시장은 내년 총선에서 남구 출마 의사를 밝히고 사무실을 열었다. 광산을은 지난해 새정연이 전략공천을 한 권은희 의원의 지역구다. 권 의원이 정치 신인인 데다 전략공천 후유증을 앓았던 새정연과 당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총선 관전 포인트다.
전라남도
새누리 ‘제2의 이정현’ 바람 기대
정승호 동아일보 기자 shjung@donga.com
전남의 최대 관심은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의 재선 여부와 ‘호남신당’이 창당해 후보를 낼 것인지에 쏠려 있다. 내년 선거에서 이 의원은 야당 후보와 다시 결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분위기로 봐서는 야당이나 무소속으로 누가 나오더라도 이 의원을 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야권 후보군이 가시화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이 의원이 호남 유일의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데다 당선 후 지역구 관리가 더욱 탄탄해졌기 때문.
새정연은 이 의원의 지역구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제2의 이정현’ 바람이 불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고 있다.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는 민심 이반 현상이 상당 부분 드러났다. 전남 지역 3곳에 출마한 새누리당 후보 모두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순천·곡성에서 이정현 후보가 50% 이상 득표율로 당선한 것을 비롯해 나주·화순의 김종우 후보가 22.20% 득표율을, 담양·함평·영광·장성의 이중효 후보는 18.68% 득표율을 기록했다.
‘호남신당’ 창당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것도 새정연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특히 4·29 재보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전 의원이 당선할 경우 호남신당 창당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호남신당 창당 논의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새정연이 너무 ‘좌클릭’돼 중도정당이 새로 나와야 집권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부터다. 새정연이 인구수를 중심으로 대의원 수를 지역마다 배정하다 보니 호남보다 당원 수가 10분의 1도 안 되는 영남의 대의원 수가 훨씬 많아 당내에서 호남 출신이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것도 창당 명분으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호남 정치를 복원하는 당, 중도 개혁주의를 표방하는 당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내년 총선을 겨냥해 연내 신당을 출범하고 총선 후보를 내는 시나리오가 가시화하고 있다.
전라북도
정운천 설욕전, 올드 보이의 귀환이 관전 포인트
박기홍 전북도민일보 기자 khpark9210@daum.net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선거구 획정이나 선거제도 개편, 국민모임 신당 창당 등 굵직한 변수가 널려 있음에도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는 게 전북 지역 정치권의 하소연이다. 11개 선거구를 가진 전북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전주와 익산, 군산 등 3개 시 지역 5개 선거구를 제외한 나머지 6개 선거구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게다가 농촌 지역 선거구가 1~2석 줄어들 것이란 관측까지 나와 전북 정치권은 혼란과 혼선, 혼미 속에서 암중모색만 이어가고 있다. 도시 선거구로 도전자가 몰릴 경우 전주 등 3곳의 경쟁률은 과거 4~5 대 1에서 7~8 대 1로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당 창당 여부도 전북 정치권의 불투명성을 높인다. 전북은 그동안 새정연의 전신인 민주당과 무소속의 대결장이었다. 전북 정치의 맹주이자 최근 새정연을 탈당한 정동영 전 의원이 신당 깃발을 세우고 후보를 낸다면,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당(黨) 대 당(黨) 싸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정 전 의원의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출마로 새정연과 국민모임 세력 간 긴장의 끈이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변수로 자리하고 있다.
혼란 속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선거구는 새정연 이상직 의원의 전주 완산을. 선거 때마다 주자가 많아 ‘완산대첩’이라 부르는 이곳에서 장세환 전 의원이 장고에 들어갔고, 최형재 노무현재단 전북지역위원회 공동대표와 김호서 전 전북도의회 의장도 새정연 공천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다. 새누리당 정운천 완산을 당협위원장은 리턴매치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정 위원장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35.8% 득표율을 과시했지만 당시 민주통합당 소속 이 의원(47.0%)에게 고배를 마셨다.
전체적인 관전 포인트는 정치 거목들의 참전 여부다. 4선 중진의 장영달 전 의원이 올해 초 전북 정치 복귀를 선언했고, 김완주 전 전북도지사도 최근 한 측근에게 “내년 총선에 출마하라는 권유가 많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출마하고, 정동영 전 의원이 직접 전주로 내려온다면 내년 총선은 전북 역사상 가장 선혈이 낭자한 대혈투가 되리란 것이 정가의 분석이다.
광주광역시
‘정신 차리게 하자’ 새정연 견제 기류 팽배
이형주 동아일보 기자 peneye09@donga.com
20대 총선을 앞두고 야당 텃밭이자 ‘호남 정치 1번지’인 광주의 민심은 복잡하다. 호남에서는 여당 위치에 있는 새정연 소속 의원들을 물갈이해야 한다는 의견과 정신 차리도록 충격 정도만 줘야 한다는 속내가 엇갈린다.
4월 29일 치르는 광주 서을 보궐선거는 내년 총선의 전초전 양상을 띠고 있다. 광주 지역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광주 서을 보궐선거를 내년 총선의 가늠자로 보고 무소속 천정배 후보를 밀고 있다. 좌파 성향의 이들 단체는 내년 총선에서도 반(反)새누리당, 비(非)새정연이라는 정치 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하는 것은 막으면서 아군인 새정연은 정신 차리게 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새정연을 고사시키지 않고 변화를 이끌겠다는 것이다. 새정연 개혁을 외치는 새로운 정치모임이 잇따라 결성되고 있어 내년 총선 전에 헤쳐 모여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후보(오른쪽)가 광주 서구 풍암동 생활체육공원에서 유권자와 인사하고 있다.
광주에서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떠오르는 곳은 남구와 광산을이다. 남구는 기획예산처 장관 출신으로 재선인 장병완 의원의 지역구다. 강운태 전 광주시장은 내년 총선에서 남구 출마 의사를 밝히고 사무실을 열었다. 광산을은 지난해 새정연이 전략공천을 한 권은희 의원의 지역구다. 권 의원이 정치 신인인 데다 전략공천 후유증을 앓았던 새정연과 당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총선 관전 포인트다.
전라남도
새누리 ‘제2의 이정현’ 바람 기대
정승호 동아일보 기자 shjung@donga.com
전남의 최대 관심은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의 재선 여부와 ‘호남신당’이 창당해 후보를 낼 것인지에 쏠려 있다. 내년 선거에서 이 의원은 야당 후보와 다시 결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분위기로 봐서는 야당이나 무소속으로 누가 나오더라도 이 의원을 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야권 후보군이 가시화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이 의원이 호남 유일의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데다 당선 후 지역구 관리가 더욱 탄탄해졌기 때문.
새정연은 이 의원의 지역구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제2의 이정현’ 바람이 불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고 있다.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는 민심 이반 현상이 상당 부분 드러났다. 전남 지역 3곳에 출마한 새누리당 후보 모두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순천·곡성에서 이정현 후보가 50% 이상 득표율로 당선한 것을 비롯해 나주·화순의 김종우 후보가 22.20% 득표율을, 담양·함평·영광·장성의 이중효 후보는 18.68% 득표율을 기록했다.
‘호남신당’ 창당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것도 새정연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특히 4·29 재보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전 의원이 당선할 경우 호남신당 창당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호남신당 창당 논의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새정연이 너무 ‘좌클릭’돼 중도정당이 새로 나와야 집권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부터다. 새정연이 인구수를 중심으로 대의원 수를 지역마다 배정하다 보니 호남보다 당원 수가 10분의 1도 안 되는 영남의 대의원 수가 훨씬 많아 당내에서 호남 출신이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것도 창당 명분으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호남 정치를 복원하는 당, 중도 개혁주의를 표방하는 당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내년 총선을 겨냥해 연내 신당을 출범하고 총선 후보를 내는 시나리오가 가시화하고 있다.
전라북도
정운천 설욕전, 올드 보이의 귀환이 관전 포인트
박기홍 전북도민일보 기자 khpark9210@daum.net
김완주 전 전북도지사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신당 창당 여부도 전북 정치권의 불투명성을 높인다. 전북은 그동안 새정연의 전신인 민주당과 무소속의 대결장이었다. 전북 정치의 맹주이자 최근 새정연을 탈당한 정동영 전 의원이 신당 깃발을 세우고 후보를 낸다면,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당(黨) 대 당(黨) 싸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정 전 의원의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출마로 새정연과 국민모임 세력 간 긴장의 끈이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변수로 자리하고 있다.
혼란 속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선거구는 새정연 이상직 의원의 전주 완산을. 선거 때마다 주자가 많아 ‘완산대첩’이라 부르는 이곳에서 장세환 전 의원이 장고에 들어갔고, 최형재 노무현재단 전북지역위원회 공동대표와 김호서 전 전북도의회 의장도 새정연 공천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다. 새누리당 정운천 완산을 당협위원장은 리턴매치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정 위원장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35.8% 득표율을 과시했지만 당시 민주통합당 소속 이 의원(47.0%)에게 고배를 마셨다.
전체적인 관전 포인트는 정치 거목들의 참전 여부다. 4선 중진의 장영달 전 의원이 올해 초 전북 정치 복귀를 선언했고, 김완주 전 전북도지사도 최근 한 측근에게 “내년 총선에 출마하라는 권유가 많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출마하고, 정동영 전 의원이 직접 전주로 내려온다면 내년 총선은 전북 역사상 가장 선혈이 낭자한 대혈투가 되리란 것이 정가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