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김철 대표이사 사장)의 친환경 소재 ‘에코젠(Ecozen)’이 어린이용 요리키트 ‘푸드 플레이(Food Play)’에 적용돼 화제다. 푸드 플레이는 대상㈜ 청정원과 꼬꼬노리가 함께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출시한 제품으로, 에코젠이 어린이용 요리 키트에 적용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에코젠은 2009년 SK케미칼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친환경 바이오 코폴리에스터다. SK케미칼이 자체 개발해 2001년 세계 두 번째로 상업화에 성공한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PETG에 옥수수 유래 성분을 중합해 만들었다. PETG는 유리를 대체할 만큼 투명한 기계적 물성과 높은 내화학성이 장점으로, 투명 플라스틱으로 많이 사용되는 PC(폴리카보네이트), PVC 등과 달리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 발암물질 등의 검출 우려가 없는 안전한 소재다.
에코젠은 PETG의 내열도와 강도를 더욱 높인 제품으로 80~110도 이상 고온에서도 쉽게 변형되지 않는다. 또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식품안전국(EFSA)의 식품접촉용 소재 인증을 통과하는 등 인체에 무해함이 입증된 소재로, 세계적 친환경 인증기관 C2C(Cradle to Cradle)의 원료물질 안전성(Material Health Level) 부문에서 ‘골드’를 획득한 바 있다.
식품용기 제조업체들이 SK케미칼과 함께 유아용 식기부터 텀블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음료 용기 개발에 나선 것도 에코젠의 이런 친환경성과 내열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특히 에코젠은 ‘성장기 어린이의 학습능력 및 정서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가 검출되지 않아 아이용 식기 제작에 적합하다. 최근에는 주방용 가전업체들이 착즙기, 믹서기 등에 에코젠 소재를 적용한 친환경 제품 라인을 선보였다. 또 화장품 용기 업체 ‘연우’가 글로벌 명품 화장품 업체에 공급하는 화장품 용기에도 SK케미칼의 친환경 코폴리에스터 소재가 쓰였다.
SK케미칼이 최근 개발한 PETG/ABS 복합재는 2017년형 국산 중·대형 신차종과 하이브리드자동차의 스티어링 휠, 윈도 스위치패널, 도어 트림 등 운전석 내장재로 사용되고 있다. PETG 복합재는 기존 PC 복합재보다 내화학성이 2배 이상 뛰어나고 80~110도 열에도 견딜 수 있어 방향제, 선크림 등의 차량 내 다양한 화학 성분과 70도까지 올라가는 여름철 자동차 내부 환경에서도 화학적·물적 변화가 없다.
이 밖에도 SK케미칼이 2013년 세계 두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PCT는 올해 양산된 국내 완성차 신규 모델의 커넥터 소재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국내 최초 사례다. 커넥터는 전자부품이나 전선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부분으로, 기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PBT, PA) 소재를 사용해오던 완성차업체는 우수한 내열성과 안정성 높은 전기적 특성을 인정해 소재를 PCT로 전환하고 있다. 실제 SK케미칼의 PCT는 녹는점이 285도 이상으로, 높은 온도에도 제품 변형이 없고 핀이나 전극 사이가 오염돼 고전압이 걸려도 높은 절연성을 유지해 오작동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PCT는 커넥터뿐 아니라 다른 전기·전자부품 신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에코젠, PETG, PCT는 고기능 플라스틱 원료인 CHDM(사이클로헥산디메탄올)으로 만들어지는데, 현재 그 생산기술의 상업화에 성공한 업체는 전 세계에서 우리를 포함해 2곳뿐이다. 앞으로 친환경 고기능 플라스틱 삼총사인 에코젠, PETG, PCT의 용도를 생활용품부터 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