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약국은 독감 환자로 북새통을 이룬다. 치료제 타미플루 품절 사태가 벌어질 만큼 독감이 기승이다. 사람뿐 아니라 조류 또한 독감으로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독감에 감염된 철새들로 전국이 조류독감 위험 지역이 됐다. 사람들은 독감 백신으로도 완벽하게 예방할 수 없는 독감에 대한 두려움에 더해 조류독감에 감염되지 않을까도 우려하고 있다. 과연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도 치명적일까.
조류독감은 닭, 오리 같은 조류가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Avian Influenza Virus)’에 감염돼 발생한다. 인체 감염 독감과 마찬가지로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며, 같은 조류끼리 전파되지만 드물게 사람에게 감염되기도 한다. 인체에 감염될 경우 사망까지도 이를 수 있어 조류독감이 인체 전염병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최근(2014년부터 2016년 11월 23일까지) 16명이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일종인 H5N6에 감염됐고 그중 10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 H5N6가 확인됐으나 아직 인체 감염은 보고된 바 없다. 중요한 사실은 중국의 조류독감 인체 감염 사례 대부분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닭이나 오리와 접촉한 경우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조류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독감 바이러스는 대부분 인체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바이러스 내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할 경우 인체 감염이 가능하다. 다행히 최근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연구원이 다른 나라에서 인체 감염이 확인된 바이러스와 비교한 결과, 추가 변이가 없어 사람에게 독감을 옮길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한 가지, 조류독감이 유행하면서 많은 사람이 안전한 먹거리를 고민하고 조류 섭취를 기피하곤 하는데 이는 기우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섭씨 75도 이상에서 5분 이상 가열하면 파괴된다. 익혀 먹는 닭고기, 오리고기 등은 안전하다. 또 달걀 등 조류의 알 또한 바이러스가 껍데기 속으로 침투할 수 없는 데다 껍데기를 위생처리한 뒤 판매하므로 안심해도 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조류독감에 감염된 닭, 오리, 철새 등과 접촉하거나 독감에 감염된 조류의 배설물을 만질 경우 조류독감이 인체에 전염될 수 있다. 따라서 질병관리본부는 야생 조류와 접촉을 피하고 축산 농가나 철새 도래지 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조류독감이 인체에 심각한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도, 독감 예방 수칙을 잘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조류뿐 아니라 인체에 감염을 일으키는 독감 바이러스가 최근 들어 빠르게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감 바이러스 감염의 주된 증상은 고열과 근육통이다. 이와 함께 기침, 콧물 등 호흡기계 감염 증상을 동반하며 전신무력감, 오심, 구토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더라도 백신은 바이러스 3종 또는 4종으로 인한 감염만 예방하므로 이에 속하지 않은 새로운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독감이 발병할 수 있다. 인체 독감 또한 단기간에 넓은 지역으로 유행해 사망까지 이를 수 있으므로 감염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38도 이상 고열, 두통, 인후통, 근육통 등이 갑자기 발생해 독감 감염이 의심된다면 바로 병원에 가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독감 치료에 사용하는 타미플루 같은 항바이러스제는 증상이 나타난 지 48시간 내 복용할 때 가장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또 조류나 사람에게 감염되는 독감은 모두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므로 손 씻기, 양치질 등 개인위생 관리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외출하거나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 활동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좋은 감염 예방책이다. 무엇보다 감염을 이겨내는 최고 특효약은 ‘우리 몸의 면역력’이므로 평소 잘 먹고 잘 자는 규칙적인 생활로 면역력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